10월 철근 유통價 80만원→70만원 폭락
이번 주 60만원대 초읽기…전기료마저 인상
제강사 원가 '빨간불'…남은 건 철스크랩 인하뿐
역대급 수요 침체 속 불안했던 철근 시황이 이달 들어 내리 급락하면서 국내 철스크랩 가격도 전 지역에서 추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전기요금마저 인상되면서 원가절감을 위해 철근 제강사들은 당분간 철스크랩 가격 인하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번 주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10월 3차 인하에 나선 가운데 남부권 철근 제강사들의 동참에도 무게가 실린다.
현대제철은 29일(화)부로 인천공장과 당진제철소, 포항공장에서 철스크랩 구매 가격을 전 등급 톤당 1만원 인하한다고 밝혔다. 동국제강 인천공장과 포항공장도 같은 날부터 동일한 내용의 인하폭을 적용키로 했다.
경인·중부권 철스크랩 가격은 이달 들어 세 번째 인하다. 남부권에선 앞서 지난주 대한제강과 YK스틸, 한국철강이 22일(화)부로 철스크랩 단가를 1만원씩 내리며 2차 인하를 마무리했는데, 추가 인하 요인이 발생한 상황이다.
지속된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제강사 수요 감소에도 물동량이 워낙 저조해 시장에서는 철스크랩 시세가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에서 장기 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으나 철근 시황이 이달 들어 폭락하면서 당분간 급격한 원가절감도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국산 철근 유통시세(SD400, 10mm)는 톤당 72만원으로 전주 대비 3만원 떨어지며 3주 연속 하락했다. 저점은 이미 70~71만원까지 터치하면서 월초(80만원) 대비 최대 10만원 폭락한 셈이다.
유통시세가 1차 저항점으로 여겨졌던 75만원이 단숨에 뚫리면서 시장에서는 이르면 이번 주 60만원대 진입까지 내다보는 상황이다. 수요 침체 속 저가 판매가 이어지던 가운데 현대제철이 사상 초유의 10월 인상분 철회까지 발표하면서 유통시세는 더욱 빠르게 역주행하고 있다.
이 같은 시세 폭락에는 제강사 철근 수요 '예측 미스'와 함께 억눌렸던 판매고가 일거에 터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뚜렷한 건설경기 반등 없이는 당분간 철근 가격 인상도, 철스크랩 상승도 요원해진 모양새다.
그간 상승세를 견인하던 제강사 시세 조정 능력이 신뢰를 잃어버리면서 주도권은 온전히 저가 판매로 넘어간 상황이다. 철근 유통가격이 급락하는 가운데 지난주부터 전기료까지 인상되면서 제강사들의 실적 부담은 보다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지난 24일(목)부터 철강 등 대용량 고객 대상인 산업용(을) 전기료를 kWh당 16.9원(10.2%) 올리며 1년 만에 다시 최대폭으로 인상했다. 앞서 한전은 지난해 11월에도 산업용(을) 전기료에 한해 kWh당 10.6원(6.9%) 올리고 그 외 요금은 동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