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월 철강 수입 전년 동기 대비 52% 급증
인도 철강부가 철강 수입품에 25%의 세이프가드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FTA 국가 등에서 철강이 값싸게 유입돼 인도 철강 산업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해당 관세 제안은 특히 한국과 일본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P글로벌에 따르면, 쿠마라스와미 인도철강부 장관은 2일 피유시 고얄(Piyush Goyal) 인도 상무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일부 수입산 철강 제품들에 대해 25%의 보호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 철강업계에서는 수요 부진 속 값싼 수입 철강재 유입의 증가로 자국 철강업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2024 회계연도 4~10월 동안 인도의 철강 수입량은 538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4만 톤에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같은 기간 동안 74만 톤에서 161만 톤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은 FTA 국가들로부터의 관세 혜택을 받은 철강이 상대적으로 더 저렴하게 공급되면서 인도 국내 생산자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가격도 수입품 범람 속 압박을 받고 있다. Platts는 인도 국내 HRC 가격을 3일 EXW 뭄바이 기준톤당 47,500루피(79만4천 원)으로 평가했는데, 이는 2개월 내 최저 수준이자, 올해 가격이 최고치일 때보다 13.6% 하락한 수치다.
이로 인해 지난 12월 2일에 인도 철강부와 상공부는 주요 철강 회사와 함께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SAIL, Tata Steel, JSW Steel, AM/NS India 등의 대표들이 참석하여 세이프가드 관세 도입과 같은 보호 조치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부는 수입 급증이 인도 철강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경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수입규제 강화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
철강부의 이번 관세 제안은 한국과 일본 수입품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지 업계관계자는 “철강부는 특히 일본과 한국산 제품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재무부가 그 제안을 수용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은 수요가 증가해야 오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샌딥 파운드릭(Sandeep Poundrik) 인도 철강부 차관은 지난 11월, 수입 증가로 인한 공급과잉의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철강 수입품들의 62%가 FTA체결국들에서 온다”며 “관세 인상이 수입 범람을 해소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