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스크랩 '불황형 자급' 완성…사상 첫 90% 돌파 임박

철스크랩 '불황형 자급' 완성…사상 첫 90% 돌파 임박

  • 철강
  • 승인 2024.12.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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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정환 기자 jhki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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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10월 국내 자급도 89.9%…전년比 3.1%p↑
지난해 86%도 돌파…수요 침체, 역설적 상승 견인

올해 국내 철스크랩 연간 자급도가 마침내 90%에 육박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철스크랩 자급도는 86%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최근의 자급도 상승은 건설경기 침체 등 전방 산업 위축에 따른 영향으로 국내 수급 안정화 등 진정한 의미의 자급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 1~10월 국내 철스크랩 자급도는 89.9%로 전년 동기 대비 3.1% 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올 상반기(88.2%)와 비교해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며 90%대 진입까지 불과 0.1%p로 격차를 좁힌 모습이다.

이 같은 자급도 상승에는 역설적으로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봉형강 시황 악화가 영향을 끼쳤다. 봉형강 대표 품목인 국내 철근 수요는 지난해 967만톤에서 올해 800만톤 선 밑까지 위협받고 있다. 바닥을 가늠할 수 없는 건설경기 침체에 철근 예측 수요도 갈수록 떨어진 상황이다.

자급률 산정은 수입을 제외한 전체 공급량(국내 구입+자가 발생)에서 소비량을 비교하는 방식이다. 즉 철스크랩 공급 대비 소비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더 크면서 자급도는 2년 연속 상승세다.

 

동아시아 최대 철스크랩 수출국 일본이 자국 자급도 85%에서 수출을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불황형 자급'의 완성인 셈이다. 경기가 불황기에 접어들면서 수출 대비 수입 감소폭이 더 클 때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와 닮았다는 평가다.

2019년까지 5년 연속 70%대 후반에 머물던 국내 철스크랩 자급도는 2020년(85.1%)에 이어 2021년(85.8%)까지 85%대로 급등하며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2년(84.9%)에는 다소 주춤했으나 2023년(86.6%) 2년 만에 다시 최고치로 올라섰다.

2021년 국내 구입이 크게 늘면서 자급도 상승을 견인했다면 2023년부터는 건설경기 침체 등 전반 소비 감소에 자급률이 상승한 모습이다.

철스크랩 수요가 크게 줄면서 제강사들도 수입 대신 국내 구입에만 집중하고 있다. 올해 1~10월 국내 제강사 철스크랩 소비는 1,907만4,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07만4,000톤)과 비교해 13.6% 감소했다.

이 기간 국내 구입은 10.2% 감소한 1,326만6,000톤으로 집계됐으며, 특히 수입은 43.2% 급감한 176만1,000톤에 그쳤다. 자가 발생 역시 388만톤으로 11.3% 감소했다. 자가 발생은 철강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철스크랩으로 별도의 유통 거래 없이 대부분 자체 회수 사용된다.

줄어든 수요와 함께 10월 말 제강사 철스크랩 재고도 99만3,000톤에 머무르며 전년 동월 대비 22.8%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125만톤에 육박하던 철스크랩 월말 재고는 올해 들어 94만톤으로 30만톤(24.6%) 이상 급감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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