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철스크랩 年자급도 90.3% 기록
2년 연속 최고치…건설 침체에 '불황형 자급' 完
철스크랩 소비 2021년 2,830만톤→2,260만톤
지난해 국내 철스크랩 연간 자급도가 마침내 사상 첫 90%대까지 돌파하며 2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최근의 자급도 상승은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 영향으로 진정한 의미의 자급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나라 경기가 불황기에 접어들면서 수출 대비 수입 감소폭이 더 클 때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와 유사하단 평가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철스크랩 자급률은 90.3%로 전년(86.6%) 대비 3.7% 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해 상반기(88.2%)에서 추가 오름세를 보이며 자급도는 마침내 90% 선까지 올라선 모습이다. 재작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사상 최고치다.
동아시아 최대 철스크랩 수출국 일본이 자국 자급도 85% 이상에서 수출을 개시한 점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불황형 자급'의 완성인 셈이다.
철스크랩 자급률 산정은 수입을 제외한 국내 공급량(국내 구입+자가 발생)에서 소비량을 비교하는 방식이다. 철스크랩 국내 공급 대비 소비 감소폭이 더욱 크면서 자급률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국내 제강사 철스크랩 소비는 2,264만톤으로 전년 대비 13.3% 줄면서 협회 집계 이래(2010년~)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고점인 2021년(2,830만톤)과 비교하면 무려 20% 넘게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 철스크랩 국내 구입은 1,579만톤으로 전년 대비 8.6% 줄었으며, 자가 발생 역시 12.7% 감소한 457만톤에 머물렀다. 이 기간 수입도 42.2% 급감한 205만톤에 그쳤다.
이 같은 철스크랩 소비 감소는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봉형강 시황 악화 영향이다. 봉형강 대표 품목인 국내 철근 수요는 지난해 초유의 800만톤 선까지 무너지며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바닥을 가늠할 수 없는 건설경기 침체에 철근 수요는 올해도 뚜렷한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건설경기 선행지표 개선과 본격적인 금리 인하 페이스로 상저하고 관측도 나오고 있으나 당장의 건설투자 위축으로 상반기까진 침체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