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간] 시행 한 달 앞둔 K-스틸법, 디테일이 중요하다

[대장간] 시행 한 달 앞둔 K-스틸법, 디테일이 중요하다

  • 철강
  • 승인 2026.05.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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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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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7일을 기해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 일명 K-스틸법이 시행된다. 
40년 만의 철강 단독 지원법이라는 상징성이 크면서도 정작 현장 분위기는 마냥 들뜨지 않는다. 법이 내건 목표(경쟁력 강화·탄소중립)는 공감하지만, 지금 공장과 시장이 겪는 위기는 ‘구호’가 아니라 ‘원가·수요·통상’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현재 철강시장에서 가장 뼈아픈 건 수요의 둔화와 원가의 폭등이다. 지난해 국내 철강 수요가 2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는데, 이러한 위기는 단순 경기 변동이 아니라 구조 문제에 기인한 바가 컸다는 인식에서 특별법 제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히 전기요금 급등은 전기로·가공·열처리 등 전력 다소비 공정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과거 대비 크게 오른 상황이 제조업 경쟁력을 흔든다는 지적도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얼마전 전력체계가 개편되었지만 24시간 연속 조업이 핵심인 철강 공정 특성상, 낮 시간대 할인형 요금만으로는 체감이 제한적이라는 목소리가 반복된다.

그럼에도 K-스틸법이 던진 신호는 분명하다. 법은 5년 단위 기본계획·연간 실행계획, 국무총리 산하 특별위원회, 저탄소 기술·기준·인증, 저탄소 철강특구, 사업재편(구조조정) 지원과 공정거래 특례 등 정책 수단을 한꺼번에 묶었다. 업계가 보는 관건은 이제 “법에 무엇이 적혔나”가 아니라 시행령과 후속 정책이 현금흐름·투자결정·수주경쟁력으로 연결되느냐에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 요구해온 정책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가장 먼저 에너지 비용의 제도화된 완충장치다. 철강의 탄소중립 전환은 전기로 확대, 수소환원제철, 전력 기반 공정 고도화로 요약되는데, 이는 전기를 더 쓰는 방향과 겹친다. 따라서 “전환하라”는 신호와 “전기료는 더 내라”는 현실이 충돌하지 않도록 예측 가능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크다.

또한 저탄소 기술→실증→상용화→인증→수요 창출로 이어지는 전주기 전환을 실제로 굴리는 장치가 필요하다. 법이 저탄소 기준·인증과 특구 방향성을 담았더라도, 구매자가 납득하는 인증·라벨과 공공조달·민간 수요가 붙지 않으면 ‘그린 프리미엄’은 시장에서 자리잡지 못한다. K-스틸법이 저탄소 체계와 특구를 제도화한 만큼, 우선적으로 발주·조달의 룰로 구현되길 기대하고 있다.

여기서 자주 꺼내는 비교 사례가 일본이다. 일본은 녹색전환(GX) 정책 틀 안에서 ‘그린 스틸’을 육성하며, 비용 프리미엄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현실을 전제로 시장 확장과 투자 촉진을 강조한다. 최근에는 일본의 GX 추진기관이 철강사의 대형 전환 투자에 대해 채무보증을 제공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업계가 이를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전환은 의지만으로 못 한다. ‘돈의 구조’를 바꿔야 공장이 바뀌기 때문이다. 구조조정 조항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도 복잡하다. 공급과잉 품목의 설비 조정이 장기 경쟁력과 고부가 전환에 오히려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업계 내부에서 나온다. 따라서 구조조정은 규제 특례만으로가 아니라 고부가 전환에 대한 금융·세제 인센티브와 함께 움직여야 한다.

K-스틸법은 출발점이다. 그러나 진짜 시험대는 시행령과 예산, 그리고 전력·수요·통상을 함께 묶는 후속 패키지에서 열린다. 법이 ‘방향’을 잡았다면, 이제 정부와 국회가 할 일은 업계가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예측 가능한 로드맵과 숫자로 된 인센티브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래야 K-스틸법은 “좋은 취지의 법”을 넘어, 위기 국면의 철강 생태계를 실제로 지탱하는 산업정책의 엔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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