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성 칼럼 - ‘도시광산’에서 금속 캐기

황병성 칼럼 - ‘도시광산’에서 금속 캐기

  • 철강
  • 승인 2026.06.0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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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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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광산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확대로 핵심광물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새로운 광산 개발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도시광산이야말로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핵심광물 공급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주요 핵심광물 수입 의존도가 95%를 넘는다. 생산 여력도 부족해 공급망 경쟁력이 태생적으로 취약하다. 이에 따라 핵심광물 확보는 개별 기업이나 특정 산업 과제가 아니다. 국가 간 통상·안보 이슈로 부상하면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수출을 통제하며 국제 사회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관세 전쟁에서 미국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냈던 중국이 자원 무기화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러한 상황이 고통스럽다. 당장 한계를 극복하는 길이 암담하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유일한 현실적 대안은 도시광산밖에 없다. 도시광산은 자원 재활용을 통해 발생 폐기물을 줄이고 자원을 얻는 과정에서 생기는 환경오염도 예방할 수 있는 친환경 산업이다. 철, 비철금속, 귀금속, 희소금속 등이 무한한 자원 보고이다.

도시광산에서 캐내는 건 다양하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면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이차전지 핵심광물도 재활용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들 광물은 매장지가 특정 국가에 편중되어 있다. 공급망이 흔들리면 산업 전반이 휘청일 수밖에 없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도시광산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광물 주권 확보 수단이다. 우리나라는 폐기물 재활용 체계는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희토류와 일부 희소금속의 재자원화 수준은 0%대에 머무를 정도로 후진적이다.

희토류는 배터리, 반도체, 방산, AI 등 첨단산업의 핵심 원료로 사용되는 전략자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 이처럼 천연 광산 자원이 부족한 한국이 폐제품에 들어있는 금속자원 재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자원 경쟁이 심화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도시에 축적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순환하는 역량이 곧 공급망 주도권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도시광산은 우리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중요한 핵심 자원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광물별 맞춤형 클러스터와 같은 정교한 정책 설계, 기업의 기술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를 비롯해 원료 기반 확대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그래야 자원 수입국에서 자원순환 선도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 특히 유해성이 낮고 활용가치가 높은 폐배터리, 폐전자제품을 ‘폐기물’이 아닌 ‘순환자원’으로 지정해 규제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 아울러 지자체, 수거업체, 재활용업체 간의 연계를 강화해 폐자원 흐름을 투명하게 추적하고 원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는 통합관리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산업 생태계 조성도 활성화의 핵심이다. 폐배터리 및 재활용 기업들이 모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도시광산 특화 산단’을 지정해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는 전용 단지 조성이 필요하다. 시설 투자에 대해 세액 공제 혜택을 늘리고 ESG(녹색채권 등) 지원을 통해 초기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정책도 필요하다. 국가나 기업이 도시광산을 고부가가치 첨단 소재 산업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있어야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지금처럼 폐기물로만 인식한다면 발전은커녕 글로벌 경쟁에서도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선제 대응 업체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포스코홀딩스는 이차전지 소재 계열사와 연계해 리튬·니켈 회수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에코프로와 성일하이텍 등도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완성차 업체 역시 전기차 회수 망을 기반으로 폐배터리 확보 체계 구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할수록 폐배터리 회수·재활용·재생원료 공급망 같은 후방 산업의 중요성도 커질 것이다. 미래 도시광산은 단순히 쓰레기에서 금을 캐는 것이 아니다. 인공지능(AI)과 친환경 기술로 무장하여 첨단 모빌리티와 IT산업의 소재를 공급하는 핵심 공급망으로 부상할 것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정부의 적극적 정책적 지원과 관련 업체의 피나는 노력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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