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알루미늄 소재의 나노 크기의 석출물 변화가 장기적인 강도 저하로 이어지는 원리 규명
소재의 성능 변화를 예측하고 장기 건식저장 안전성 평가·인허가를 위한 기술적 근거 마련
한국재료연구원(KIMS, 원장 최철진) 원자력안전연구단 이준호 선임연구원 연구팀과 부산대학교 반치범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용기 내부의 구조재료로 사용되는 알루미늄 합금이 장기간 열에 노출될 때 강도가 낮아지는 원인을 규명하고, 수십 년 뒤 재료의 성능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평가 방법을 제시했다. 이번 성과는 수십 년에 걸친 실제 저장 시험을 기다리지 않고도 장기간 사용 후 재료가 얼마나 약해질지를 예측할 수 있어, 사용후핵연료를 오랫동안 안전하게 저장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원자로에서 사용을 마친 사용후핵연료는 최종 처분 전까지 장기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이 중 ‘건식중간저장’은 사용후핵연료를 특수 용기에 넣고 물을 사용하지 않고 잔열을 제거하며 보관하는 방식이다. 저장 용기 내부에는 사용후핵연료를 지지하고 일정한 배열을 유지하기 위한 바스켓 레일과 심(shim) 등의 구조물이 사용된다. 이들 부품은 장기간 열에 노출되지만 실제 연료를 장전한 이후에는 직접 검사나 교체가 어려워 시간에 따른 재료의 성능 변화를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부 구조재료로 활용되는 6061-T651 알루미늄 합금은 가볍고 열을 잘 전달하는 장점이 있지만, 높은 온도에 장기간 노출되면 재료를 단단하게 만드는 내부의 나노 크기 석출물이 커지고 서로 멀어지는 ‘과시효(overaging)’ 현상으로 강도와 경도가 낮아질 수 있다. 기존 연구는 알루미늄 합금의 단기 시효나 크리프 특성 평가에 주로 집중돼 있어, 그동안 장시간 열 노출에 따른 내부 미세조직 변화와 실제 강도 저하를 연결한 실험 데이터가 부족했다.
연구팀은 사용후핵연료를 수십 년간 저장하는 동안 내부 알루미늄 소재가 약해지는 원인을 재료 속 나노 크기의 변화에서 찾아냈다. 6061-T651 알루미늄 합금을 150~240℃에서 최대 1만 시간 동안 열에 노출한 뒤 분석한 결과, 재료의 강도를 높이는 나노 크기의 석출물이 점차 커지고 석출물 사이의 간격이 넓어지면서 강화 효과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이러한 미세조직 변화가 실제 강도와 경도의 저하로 이어지는 장기 열화 원리를 규명했다.
연구팀은 여기서 더 나아가 짧은 기간의 고온 시험으로 수십 년 뒤 알루미늄 소재의 성능 변화를 예측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서로 다른 온도와 시간에서도 유사한 열화 상태가 나타나는 ‘시간–온도 등가관계’를 도출해, 고온에서 진행한 가속시험 결과를 실제 장기 저장 환경에서의 재료 변화와 연결했다. 이를 활용하면 수십 년의 실제 저장 시험 없이도 장기간 사용에 따른 내부 구조재료의 물성 변화를 예측하고, 장기 성능평가에 필요한 가속시험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확보한 장기 열노화 데이터와 평가 방법은 향후 국내 사용후핵연료 건식중간저장 시설 도입 시 저장 용기 내부 소재가 장기간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장기간 사용에 따른 재료의 성능 변화를 평가하고 관리하는 시간제한경년열화분석(TLAA)과 경년열화관리프로그램(AMP)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해, 향후 건식저장시스템의 안전성 평가와 인허가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책임자인 KIMS 이준호 선임연구원은 “사용후핵연료를 오랫동안 안전하게 저장하려면 내부 부품의 초기 성능뿐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재료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재료 내부의 나노 수준 변화가 실제 강도 저하로 이어지는 원리를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수십 년 뒤 성능 변화까지 예측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사용후핵연료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 수행과정에서 발생한 성과로 고준위방폐물관리위원회 재원으로 사용후핵연료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단(iKSNF)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성과는 원자력 과학 및 에너지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에너지 리서치(International Journal of Energy Research, JCR 상위 4.76%)에 2026년 8월 26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