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H형강 가격약속, 무엇을 남겼나

중국산 H형강 가격약속, 무엇을 남겼나

  • 철강
  • 승인 2015.05.1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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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광영 ky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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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주요 7개사의 H형강 ‘수출가격인상약속’ 제의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의 수락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15일 오전 무역위가 이를 수락하면서 1년여에 걸친 중국산 H형강 반덤핑 조사는 사실상 양국 간 합의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는 중국 7개사에 대한 최종판정까지 절차가 잠정 중단된 것으로 최대한 우리 업계가 얻을 수 있는 것을 얻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합의안의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중국산 H형강의 국내 수출물량 중 85%(2013년 기준, 68만톤 4,300억원)를 수출한 진시스틸 등 7개사의 2014년 4/4분기 對 한국 평균수출가격 대비 약 24% 높은 가격을 최저수출가격으로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그동안 언급됐던 톤당 400달러(CFR 기준)과 거의 일치하는 가격대다.

  특히 수출량 제한 약속이 동시에 조치된다는 점이 ‘신의 한수’로 꼽힌다. 무역위에 따르면 세부적인 합의안은 비공개 사항이지만 수출량 제한이 양국 간 충분히 논의됐으며 가격인상 약속과 연계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합의안이 자리를 잡아나가게 되면 연간 100만톤가량의 수입으로 내수시장의 30~40%를 점유했던 중국산 H형강의 비중이 15~20%까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가격약속은 국내시장을 위협하는 중국산 철강재에 대응하는 우리의 모범답안을 제시한 셈이다.

  한국철강협회가 발표한 철강수입속보에 따르면 3월 국내 명목소비 대비 수입산 비중은 44%까지 확대됐다. 주요 품목별로 보면 선재의 시장점유율은 47.9%로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어서 열연코일 41.2%, 칼라강판 40%, H형강 36.1% 순으로 나타나며 주요 품목 수입산 시장점유율이 국내 철강시장 기반자체를 흔들 정도로 확대됐다.  

  이처럼 많은 품목들이 저가 수입산의 공세에 잠식당하고 있는 상황으로 국내 제조업체의 반덤핑 제소와 같은 강력한 대응은 H형강에 국한돼서는 안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한국과 중국 정부는 자유무역협정(FTA)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양국 간 불필요한 반덤핑 조치가 향후 교역 확대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분위기다.

  그러나 우리 철강업계는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최종판정까지 가지 않더라도 합의로 실익을 이끌어 낸 H형강 사례와 같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을 놓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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