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외국에 다 빼앗길 판

이러다 외국에 다 빼앗길 판

  • 비철금속
  • 승인 2015.08.1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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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진철 jcpar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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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철 기자

  경제 규모가 한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네덜란드와 4분의 1 수준인 싱가포르의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액이 각각 한국의 3배와 6.8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다. 한국의 외국인 투자 유치가 저조한 이유로는 수도권 규제와 투자 프로세스 지원 미흡 등이 이유로 꼽혔다.

  이러한 뉴스를 접하자 얼마 전 취재원에게 들었던 중국 관료들의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 활동에 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중국 현지에 공장을 운영 중인 해당 취재원의 회사에 최근 중국 관료들이 무더기로 방문했다는 얘기였다.

  특히, 방한한 중국 관료들은 한 부서에서만 나온 것이 아니라 이 회사가 투자한 지역의 지방 정부를 비롯해 환경 관련, 노무 관련 등 관계기관의 실무진을 대부분 포함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짧은 시간의 미팅에 불과했지만, 미팅 자체의 소득뿐만 아니라 향후 원만한 해결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사항들도 꽤 많았다는 전언이다. 관계 기관의 실무진들이 함께 나와 있으니 부서별로 할당된 권한과 협조해야 할 사항들을 일사천리로 진행 및 정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를 방문한 중국 관료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방한 기간 동안 중국에 투자했거나 투자를 고려 중인 회사를 돌아다니며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수렴 및 해결해 주고 있었다.

  이 이야기에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공산주의 사회에서의 태만과 부패에 젖은 관료들의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더불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 대국으로 접어든 데에는 드넓은 땅과 세계 최대 인구 보유국으로서의 엄청난 수요뿐만 아니라 중국 자체의 이러한 변화 노력도 큰 몫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와중에 배출권거래제를 놓고 산업계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 정부 당국에 관한 씁쓸함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특히 취재를 다녀 보면 기업의 대관 업무 부서에서는 이번 중국 관료들과는 정반대의 케이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호소를 자주 듣는다. 부서별로 나뉜 권한과 이기주의 때문에 책임을 미루거나 회피하기 일쑤여서 무슨 일이든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불만이다.

  이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자칫 잘못하다가는 국토도, 인적 자원도, 물적 자원도 넉넉하지 못한 우리가 그나마 앞서 있었던 경제 발전에 대한 마인드마저 중국을 비롯한 외국에 빼앗기고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결국, 산업 기반 자체가 외국으로 다 넘어가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태를 불러오기 전에 국내 기업들이 외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유를 다각도에서 점검해 봐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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