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연무대기계공고 이진구 교장 “기술력 있는 뿌리기업 취업 권장”

[인터뷰]연무대기계공고 이진구 교장 “기술력 있는 뿌리기업 취업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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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0.1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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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뿌리뉴스팀 이종윤 jy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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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취업률 90%…80%가 뿌리기업 학생에게 기본 인성, 실습 능력 강조

 

연무대기계공업고등학교 이진구 교장. 정수남 기자

1번 고속국도 경부선을 버리고 논산천안고속도로를 지나 68번 국도에 접어들면 한층 선선해진 공기와 노란 빛으로 물들어가는 들녘이 펼쳐진다.

육군 장병 육성의 사실인 논산훈련소가 있는 연무대에는 전문 직업인의 육성 요람인 연무대기계공업고등학교(교장 이진구)가 자리하고 있다.

1967년 개교, 2012년 마이스터고교로 지정된 연무대기계공고는 자동차부품소재가공과, 자동차금형과, 자동차전장제어과 등 자동차 관련 3개 학과로 특화, 미래 자동차 산업을 선도할 기술인재를 양성하는 곳으로 관내 정평이 나 있다.

가까운 미래인 2020년대 지능형 자동차,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를 앞두고 미래 지향적인 교육과정과 편제를 앞세워 학생들의 인성함양, 실기능력 등 기본에 충실한 교육을 강조하는 연무대기계공고를 10일 찾았다.

연무대기계공고는 정규 교육과정뿐만이 아니라 방과 후 교육과정까지도 이론과 기술을 겸비한 인재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다른 마이스터고와 달리 매년 졸업생의 80%가 뿌리기업에 취업, 마이스터고교의 기본에 충실하고 있는 연무대기계공고 이진구 교장을 이번 방문에서 만났다.

68번 국도 변 육군 장병 육성의 사실인 논산훈련소가 있는 연무대에는 전문 직업인의 육성 요람인 연무대기계공업고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정수남 기자

-학교가 아담하고 예쁜데요.
▲40년된 건물이 세동인데 아직 쓸만합니다. 건물 외부의 변함없는 모습은 아이들의 우직한 모습을 닮았습니다. 다만, 내부 기자재는 최첨단입니다. 역시 미래를 꿈꾸는 우리 아이들과 같죠. 여기에 기숙사와 구내 식당 등이 있는 ‘연맥의 전당’은 신축 건물입니다.
우리 학교는 내외부적으로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진 곳입니다.

 

-그렇군요. 학생들이 인사성도 밝고, 차분하던데요.
▲그런가요? 인성을 중시하는 교육 방침 때문일 겁니다. 학교에서 만나는 외부 인사들은 학부모이거나 기업체 관계자들이 대부분입니다.
친구의 부모는 내 부모이며, 기업체 관계자들은 내가 취업할 기업체 사람입니다.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는 답이 나와 있습니다.
다만, 모두를 학생 자율에 맡기고 있습니다. 300여명의 재학생이 한결 같습니다.

 

-특성화 고교의 전문기술인 양성과 중소 제조업의 기반 상승을 이끌기 위해 2009년 마이스터고교가 출범했는데요.
▲초기의 설정했던 마이스터 정책이 현재는 변질됐다고 봅니다. 특성에 맞게 자생력을 가진 마이스터고가 돼야 하는데, 많은 마이스터고들이 졸업생을 대기업에 취업시키려고 혈안이 돼있거든요.
연무대기계공고는 자동차 부품이 특성화 돼 있는 학교입니다. 부품 제조업이 성장해야 국가기업이 성장하지만, 앞서 출발한 학교들이 대기업 중심으로만 연계돼 있고 여기에서 실패한 학생들이 중소기업에 간다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이로 인해 마이스터고에 입학하려고 하는 학생, 학부모, 관련 업체들이 마이스터고교 졸업생은 대기업 취업이라는 왜곡된 인식구조가 형성됐습니다.
마이스터교고는 전문기술인 양성과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의 인력 충원 등의 본래 목적에 부합되게 운영해야 합니다. 연무대기계공고는 교실에서 선생님들이 일부러 대기업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습니다.
물론, 취업을 원하는 학생이 있으면 추천이나 정보를 제공하지만, 대기업 취업률은 전체 10% 미만입니다. 학생들에게 기술력 있는 중견기업, 강소기업으로 가라고 늘 권고합니다.

연무대기계공고는 모든 활동을 학생 자율에 맡기고 있다.

-다른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에 비해 연무대기계공고의 강점이라면.
▲연무대기계공고는 기본에 충실합니하다. 보여주기 교육이 아니라 기본에 충실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거죠. 학생들이 졸업 후 현장에 갔을 때 응용능력이 탁월한 이유입니다.
여기에 사람으로서의 긍정적인 가치관 형성을 유도합니다. 시간 지키기, 인사하기, 쓰레기 버리지 않기 등 기본적이지만 평소 놓치는 부분이 많은 것들을 강조합니다.
기초교육이 수반되지 못하면, 현장에 진출해서도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우리 학교 출신들은 생명력이 꽤 깁니다. 지난해 10월 마이스터 1기 졸업생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입대한 졸업생을 제외하고 취업유지율이 80%가 넘더군요.
우리 학교 출신에 대한 기업체 만족도도 5점 만점에 4.8을 기록했습니다.

 

-현장에서 버티지 못 한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지요.
▲우선 요즘 졸업생들은 체력이 안돼 현장에서 버티지 못합니다. 스마트폰을 종일 붙들고 있는 요즘 학생들은 서서 일하는 체력이 없습니다.
모든 학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우리 학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교생이 아침 6시30분에 모여 400m 운동장을 다섯 바퀴 돕니다. 인근 논산훈련소 훈련병들에게까지 우리 학생들의 함성소리가 들린다고 합니다.
아울러 매달 한차례 계룡산 등반을 하며 체력 배양에 힘쓰고 있습니다.

 

-네, 체력이 문제군요. 졸업생들이 직장에서 맡은 작업에 대한 버티기는 어떤가요.
▲재학중 기초실습인 줄 작업, 톱질, 범용 선반 등 전통적인 제조 교육을 꾸준히 진행합니다. 이로 인해 우리 졸업생들은 상대적으로 현장에서 버티는 기본능력이 탁월합니다.
여기에 재학생들은 인성교육 측면에서도 매달 농촌 봉사활동을 펴면서, 어려운 사람을 돕고 더불어 사는 경험을 합니다.

연무대기계공고는 40년 된 건물 세개동과 신축 건물 등 내외부적으로 신구 조화를 이뤘다.

 

 -기초소양 교육과 함께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나요.
▲연무대기계공고는 앞서 말했다시피 보여주기식 교육이 아닙니다. 철저히 교육과정에 녹아든 프로그램을 진행, 전교생은 2학년 2학기부터 3번의 프로젝트 실습을 합니다.
이는 그동안 배웠던 부분을 모두 활용해 하나의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팀 프로젝트와 개인 프로젝트 두부분으로 각각 진행됩니다. 재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아이디어 계획, 설계 능력, 제품 제조, 보고서 작성, 프로젝트 발표까지 실제 기업에서 이뤄지는 제품 기획을 경험합니다.
현장에서 요구하는 기초실기 능력과 창의력을 자연스레 갖춰, 우리 졸업생들이 현장에서 실무 응용능력을 인정받는 이유죠.
우리 졸업생들이 뿌리기업에 많이 취업하는 이유도 본래 마이스터고 제정 목적을 지키는 것도 있지만, 대기업에 입사하면 안정성은 있어도 단순노무만 지속해 다양한 일을 경험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기술력이 있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강소기업에 들어가 본인의 능력에 따라 일을 맡을 수 있다고 늘 강조합니다.
이곳에서 능력을 키워 최종에는 연구개발(R&D) 부서에서 일하고, 발전을 거듭해 자신만의 사업체로 독립하는 게 우리 졸업생들의 최종 목표입니다.

 

-그래서인지 교장 선생님을 비롯해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유대 관계가 긴밀한 것 같습니다.
▲아침 7시에 출근해 학생들과 구내 식당에서 식사를 같이 합니다. 학생들도 교장선생님이 프로젝트 실습이나 동아리 운영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니 고맙다고 음료수도 사오고요.
그러면서 학생들의 고민도 들어주고요. 대화를 많이 하면서 세대차와 사제 간의 폭을 좁히고 있습니다.

 

-뿌리산업을 포함해 제조업 전반이 침체돼 있는데요. 마이스터고 관계자로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면요.
▲앞으로는 원천기술을 확보한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겁니다. 원천기술 중 하나가 부품기업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합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기술개발을 통해 발전하려 해도 주요 대기업이 휩쓸어 가니 성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연무대기계공고는 시대의 흐름을 읽고 학생들에게 기술개발 능력을 이룰 수 있는 인재가 되라고 말합니다.
이를 위한 기초소양과 인성을 키우는 일이 큰 일을 하기 위한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이라 우리 교직원들은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생각입니다.

이종윤 기자  jy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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