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가인상 안하면 생산 중단? 대기업들 갑질에 주물업계 '눈물'

"단가인상 안하면 생산 중단? 대기업들 갑질에 주물업계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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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6.2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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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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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이 나서도 주물제품 단가 현실화 어려워"..."납품단가연동제 현실화 시급"
"정부 정책만으로는 한계, 수요기업들 인식 변화가 근본 해결책"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이사장 서병문)은 올해 조합의 최우선 목표를 조합원사들의 경영애로 해소에 두고, 납품단가를 현실화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개별기업 단위로 납품단가 협상을 진행하던 것을 개정 하도급법에 따라 조합이 직접 수요기업들을 상대하고 나선 것이다.

 올해 초부터 지속된 단가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주물조합은 지난달 임시이사회를 통해 7월 중 생산 중단을 결의하고 나섰다.

 이와 같이 조합이 나서도 협상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수요기업들의 막무가내식 '갑질'을 주물업체들이 감당하기 힘든데다 납품단가연동제 등 법적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 인천서부산업단지 전경. (사진=뿌리뉴스)

 인천 서구에 위치한 경인주물단지에 소재한 한 주물업체 관계자는 "얼마 전 수요기업에서 연락이 왔어요. '당신들 단가 안 올려주면 생산 중단한다며? 알았어. 우린 납품업체 교체하면 돼'라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아닙니다'라고 답변할 수 밖에 없었어요"라며 단가문제로 인한 고충을 털어놨다.

 철저한 익명 보도를 요구한 이 관계자는 "서병문 이사장을 비롯해서 주물조합 관계자 분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업체들도 과당경쟁 자제 등을 통해 단가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수요기업들이 워낙 막무가내인 경우가 많다"며 "생산을 중단한다고 하지만 제대로 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물업체 관계자는 "새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을 추진하고 있는데 납품단가가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주물업체를 비롯한 상당수 중소 제조업체들은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며 "요즘 업체 대표들끼리 만나면 어떻게 문을 닫아야 할지를 의논하는 경우도 많다"며 주물업계가 처한 심각한 경영난을 설명했다.

▲ 인천 서부산업단지 내의 한 업체에서 노동자가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무더위에 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지만 이들의 노력은 납품단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사진=뿌리뉴스)

 납품단가 현실화를 위해 정부가 도입한 '납품단가연동제'가 현장에서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천주물 고현웅 차장은 "납품단가연동제가 도입되었어도 현장에서는 유명무실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원부자재 가격이 올라도 반영을 해 주지 않는 경우가 많구요. 반영을 하더라도 무의미한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면 부자재단가가 100원 오르면 50원만 반영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50원 내려가면 단가는 100원을 깍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요. 납품단가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법에 정해진 납품단가연동제부터 제대로 지키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고 차장은 납품단가연동제의 현실화와 함께 수요기업들의 인식 개선 또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여러 정책을 시행 중이고, 기존 정책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만으로는 납품단가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가 없어요. 근본적으로 수요기업들이 주물업체들을 동등한 파트너로 인식해야만 주물업계의 납품단가 문제가 해결될 것입니다"라며 수요기업들의 인식 개선이 근본적인 해결책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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