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현대자동차 中부진, 자동차업계 타격…현대제철은?

(분석) 현대자동차 中부진, 자동차업계 타격…현대제철은?

  • 철강
  • 승인 2017.08.1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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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문수호 shmo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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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매출·영업이익·판매량 모두 전년 동기比 증가
해외 완성차 업체 판매 증가, 국내 타 자동차 업체는 판매 불가
현대제철 SSC는 부담 커, 적재 창고에 재고 산적
현대차 장기 부진 시 현대제철에도 영향 파급 불가피

  현대자동차가 최근 중국에서 사드보복에 따른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들은 물론 관련 철강업계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반해 현대제철은 올해 상반기 지난해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한 모습을 보이며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해 중국 내에서 자동차 판매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말 준공한 현대자동차의 북경 창저우 4공장은 올해 수시로 가동을 중단했다. 연산 30만톤 규모에 이르는 창저우 공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3월과 6월, 2개월 동안 가동을 멈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른 공장 역시 사드보복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올해 8월말 본격적으로 가동 예정이었던 충칭 5공장도 정상적인 운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와 함께 트랜스미션 등 국내에서 자동차부품을 생산해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자동차부품업체들도 상당수가 제품재고 처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대제철은 올해 상반기 자동차강판 가격인상 등의 영향으로 매출액이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전년 수준을 넘어선 상태다.

  현대제철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8조2,301억7,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조8,190억4,300만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6,279억원으로 지난해 6,081억원보다 개선됐다. 이는 올해 자동차강판 가격이 톤당 6만원 오르면서 모든 지표가 동반 상승한 영향이 크다.

  현대자동차는 중국 공장들의 가동률이 30~40% 수준에 그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파업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좋지 못한 반면 현대제철의 실적은 현대자동차와 달리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 현대자동차 판매부진 불구 현대제철은 판매량 증가, ‘Why?’
  현대제철의 실적 개선은 봉형강 및 철근 등 자동차강판과 다른 분야의 선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실제 봉형강 부분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만톤 가까이 늘었으며 매출 부문에 기여한 바도 크다.

  하지만 봉형강 부문의 선전만으로는 현대제철의 실적을 모두 말할 수 없는 것이 자동차강판을 포함한 판재류 부문의 판매량과 매출도 모두 증가했다.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에 판매하는 연간 자동차강판 판매량이 500만~600만톤에 이른다. 이는 현대제철에서 60%가 넘는 비중으로 판재류 부문에서는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부진은 곧 현대제철로 이어지는 것이 당연한 수순.

  현대제철 냉연 판재류 부문의 총 판매량은 2017년 상반기 내수 252만8,500톤, 수출 132만9,3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내수 251만5,000톤 수출 110만7,000톤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내수는 0.54% 증가에 불과했지만 중국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량은 무려 20.1% 급증했다.

  결국 현대제철의 수출량을 감안하면 중국의 자동차 판매 부진이 현대제철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현대자동차의 부진이 현대제철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

  첫 번째 이유는 해외 자동차업체들에 대한 판매량 증가다. 현대제철은 기업설명회를 통해 총 100만톤 수준의 물량을 해외 완성차업체에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도 김영환 부사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생산 감소에 따른 자동차 강판 소요량 감소분에 대해서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 쪽에 안정적으로 판매가 되고 있다”며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일반 강판 쪽으로 돌려서 전체적인 판매 수량 및 판매 금액은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의 자동차강판 공급가격은 르노삼성이나 한국지엠이 구매하는 자동차강판 가격보다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현대제철이 국내 자동차업체에 자동차강판을 판매하려면 가격을 낮춰 판매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공정거래위반에 해당해 판매가 사실상 어려워 해외 완성차업체들을 공략하는 방법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동차부품업체들과 고탄소강업체 등 주요 납품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과 달리 현대제철이 표면상 큰 타격을 입지 않은 두 번째 이유는 공급 구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대부분의 자동차강판을 현대자동차에 직접 공급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물량이 삼우스틸, 기보스틸 등 스틸서비스센터(SSC)를 경유해 가공 후 현대차에 공급이 된다. 문제는 현대제철은 판매에 문제가 없지만 대부분의 자동차강판 물량들이 이들 현대제철 SSC의 창고에 쌓여 있다는 점이다.

  현대제철 SSC의 기본 요건에는 제품을 적재할 수 있는 넓은 야드가 포함돼 있다. 즉 이들 연계물량을 취급하는 SSC들의 적재 창고에는 수만톤의 자동차강판이 쌓여 있다는 얘기다. 현대자동차에서는 자동차강판 재고를 직접 관리하지 않고 있다.

  또한 SSC들도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 물량을 받을 수 없는 상태라 현대제철은 이미 실수요가 등으로 판재류 판매를 상당량 돌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결국 현대제철이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것과 달리 SSC들과 자동차부품업체들의 부담은 매우 큰 상황이며 현대차의 부진이 지속될 경우 현대제철에도 큰 영향이 불가피한 것으로 추정돼 현대자동차의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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