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

“철강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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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1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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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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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한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수입규제 조치가 8일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서명으로 일단락됐다.

  우리나라도 모든 철강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때 추가적으로 25%의 관세를 물게 됐다. 기존에 대부분의 제품이 이미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물고 있어 우리 제품의 원가경쟁력이 더욱 낮아지게 됐다. 수출이 상당부분 줄 것은 자연스런 예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9일 ‘트럼프발 철강전쟁의 의미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미국 철강 수출이 21.9%, 8억8천만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미 철강 수출이 2017년 약 40억2천만달러였는데 이것이 31억4천만달러로 줄어들고 전체 철강 수출은 354억달러에서 345억달러로 2.5%, 전체 미국 수출은 686억달러에서 677억달러로 1.3% 감소할 것으로 본 것이다.

  이번 무역확장법 적용에 대해 미국 내외부의 적지 않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한 철강과 알루미늄 사업은 국가 안보에 필수적”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이와 함께 그는 “철강을 갖지 못한다면 나라를 갖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명언(?)을 만들어 냈다.

  실제로 인류 역사에서 철강은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했다. 멀리는 최초로 철기 문명을 일으킨 히타이트로부터 최근의 태평양전쟁에 이르기까지 그 사례는 무수하다.

  히타이트와 이집트 간에 아라비아 반도의 패권을 놓고 BC 1308년에 벌어진 카데쉬 전투는 히타이트의 3인승 철제 전차가 이집트의 2인승 목제 전차를 압도했다. 전투 결과 평화조약이 맺어지고 이집트의 영향력이 축소된 반면 히타이트는 다마스쿠스를 점령하게 된다.

  해가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의 시발점이 된 스페인 무적함대 격파, 미국 남북전쟁에서 북군의 승리 이유 중의 하나는 철(鐵)제 대포와 동(銅)제 대포의 차이였다.

  일본은 태평양 전쟁에서 미국에게 패한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제철(製鐵) 기술과 능력 차이였다고 반성한다. 기관총 총열의 열화, 군수물자 운반용 트럭의 고장 등 미세한 듯 하지만 전투의 승패를 좌우했다고 본 것이다. 전후 한국전쟁 때문에 다시 공업화 하면서 우선적으로 철강산업의 구조개편, 그리고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섰다. 신일본제철의 탄생과 전로(轉爐)의 대형화, 연속주조의 실용화로 일본은 1960년대 이후 세계 철강업계를 주름잡게 된다.

  물론 디지털화된 현대에서 철강이 갖는 비중이 많이 축소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이 국가 안보와 철강을 연결시킨 것을 보면 여전히 국가 차원에서 철강산업은 엄청난 의미를 갖는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우리 역시 철강산업을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이유는 충분하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이번 미국발 위기부터 잘 극복해야 한다. 미국도 캐나다와 멕시코 이외의 국가에도 관세 수정 및 면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리 정부와 업계도 이 예외 추진에 전력을 다하기로 했다. 부디 이번에는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 "철강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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