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 신주열 이사장, “철근가공업, 하나의 업종으로 이해해야”
(인터뷰)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 신주열 이사장, “철근가공업, 하나의 업종으로 이해해야”
  • 이형원 기자
  • 승인 2021.05.0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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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최소한 이익 확보, 연구개발과 시설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 갖춰야”
“철근 가공은 제조업…철근 자재와 분리 발주해야”
“코로나 이후 줄어든 가공인력…3월 이후 물량 급증에 납기 어려움 많아”
“표준가공단가는 마지노선…올해 하반기, 내년도 표준가공단가 산정 및 협의 계획”
“가공산업에 대한 이해 필요해”

국내 철강 시황이 전년 대비 개선된 모습을 보이며 철강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외 경제가 어려움을 겪으며 철강업계 또한 실적 악화를 겪은 바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과 백신 접종 등 기존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지속되며 철강 시황 또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띄고 있다. 특히 국내 철근 수요는 1년 만에 1,000만톤 수요 회복이 가시화되며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2020년 국내 철근 수요는 6년 만에 1,000만톤을 밑돌았다. 

반면 국내 철근가공업계는 철근 수요 회복에도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닌 모습이다. 철근 업황 회복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을 형성한 가공단가와 인력 유출, 근로시간 단축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현실이다. 특히 가공 수익성 악화와 정부발 정책 변화는 철근가공업계에 크나큰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본지는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 신주열 이사장을 만나 2021년 철근가공업계가 마주한 과제들과 이를 이겨내기 위한 방안들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Q. 철근 가공단가가 올해 연초까지 톤당 4만원 초반대를 헤맸다. 가공 수익성은?
A. 2018년 이후 국내 철근 수요의 감소와 건설경기의 침체, 코로나19 등으로 철근 가공단가 또한 꾸준히 하락했다. 현재 가공단가는 순수 가공업체와 유통과 가공을 병행하는 업체, 2차 가공업체 등 가공 공장 형태와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정상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 신주열 이사장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 신주열 이사장

4만원 초반대의 가공단가로는 현상유지가 어렵고, 그저 버티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은 최소한의 이익을 확보해 연구개발(R&D)과 시설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춰야 한다. 

Q. 가공단가를 철근 가격과 분리해서 발주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구체적 내용은?  
A. 철근은 레미콘과 파일 등과 함께 건설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자재 중 하나다. 철근 가격은 원자재 시황과 시장 수급 등 시장경제원리에 의해 가격이 형성되는 구조다. 

하지만 철근가공업은 통계청 한국표준산업분류코드 ‘25929: 그 외 기타금속가공업’으로 분류돼 타사업체와 수수료 및 계약에 의해 절단 및 절곡하는 업종으로 크게 가공(공장)비와 운반비(현장도착도)로 구분된다. 이에 ‘가공’이라는 하나의 제조업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철근 가공단가는 직간접 인건비와 운반비 등 70% 이상이 인건비다. 특히 최저임금과 연동돼 결정되는 구조로, 매년 표준가공단가를 정하고 철근 자재와 분리해서 발주해야 한다. 

Q. 지난해 철근가공조합은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A. 2018년 표준철근가공단가를 톤당 5만~5만2,000원으로 인상 적용했으나, 2019년부터 가격 인상분이 지켜지지 않았다. 제강사 턴키수주 중단 등 수주물량 감소와 건설경기 침체로 가공산업 전체가 단가 하락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가공 물량 감소와 무분별한 단가 하락 등으로 가공업계가 존폐의 기로에 서자, 지난해 단체행동을 포함한 여러 고민을 논의했다. 다만 경기침체와 코로나19 등 외부요인에 의해 결국 의지를 관철하지 못했다. 

Q. 올해 철근 수요가 늘어나 가공 물량 또한 급증하는 추세다. 현황은 어떠한가? 
A. 다행히도 올해는 철근업계의 수익중심 판매정책이 무난히 관철되고,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과 계절적 요인에 따라 철근 가공 수요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가격 또한 저점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본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전무해 인력난이 심화됐으며, 가공 물량 감소로 가공업계의 인력이 크게 조정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3월 이후 건설사 가공 물량이 몰려 대다수의 가공 공장이 납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 신주열 이사장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 신주열 이사장

Q.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 근로시간 단축과 이로 인한 인력 문제의 해법은?
A. 2018년 7월부터 근로기준법이 변경돼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됐다. 각 사업장규모별로 시행하고 있으며, 중소업체들은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기업 규모별 시행 시기를 차등 적용을 받아 5~49인 사업장은 올해 7월부터 시행 예정이다. 

반면 우리 가공업계는 주 52시간 근무 도입을 준비할 여력이 현실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매출액의 20%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여러 문제점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손익도 문제이지만,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현장 가공인력이 타업종으로 많이 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철근 가공업은 노동 강도가 매우 큰 산업이며, 철근 자체가 중량물임으로 위험요소가 곳곳에 산재돼있다. 지금은 추가 계도기간 등 정부의 방침이나 유연근무제(탄력적, 산택적 근로시간제) 등 소극적 방법으로 접근해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다만 이번 기회에 가공업계도 주 52시간 도입에 따라 각 가공 공장의 생산 능력에 맞게 생산량을 조정하고 이를 정착화해,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Q. 올해 표준가공단가 인상 계획이 있나? 
A. 지난 4월 초순, ‘철근가공업계 사장님께 드리는 호소문’에서 언급했듯이, 우선 올해 상반기에는 2018년 표준단가로 시중 가공단가를 회복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표준가공단가는 사실상의 마지노선이다. 

단가를 회복한 이후 올해 하반기에는 지난 3년간(‘19~21년) 최저임금 인상분과 내진철근 등 특수철근 가공비, 주 52시간 근무에 따른 가공단가 현실화 등 여러 가지 부분을 살펴보고 내년도 표준가공단가의 산정 및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외부 여건에 따라 변동되는 가격의 리스크에서 벗어나 가공업계 스스로 표준가공단가의 정착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Q. 추가적으로 하실 말씀은? 
A. 올해 철근가공시장의 규모는 500~600만톤 수준으로 추정된다. 반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가공업계의 생산 능력은 약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100만톤의 가공 물량이 ‘어디로 갈까’라는 의문점이 생긴다. 

각 건설현장에서 비용 문제와 인력난 등의 이유로 현장 가공으로 전환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결국 건설사와 제강사, 유통업체 등 관련업체들은 철근가공업을 하나의 업종으로 인정하고 건설현장에서 떠안고 있는 납기, 안전, 품질 등의 문제들을 같이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철근가공산업이 직면한 여러 어려움을 관련업체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이를 외면한다면, 건설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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