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백색 황금 ‘리튬’을 잡아라 (상)   

(기고) 백색 황금 ‘리튬’을 잡아라 (상)   

  • 철강
  • 승인 2023.02.02 08:51
  • 댓글 0
기자명 박진철 기자 jcpark@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일명 ‘백색 황금’으로 불리는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이차전지) 소재사 간 선점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광물 중 하나다. 전기차 시장과 함께 배터리 수요도 크게 늘면서 리튬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소재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가 앞으로 3회에 걸쳐 리튬에 대해 얘기한다. 강 교수는 최근 “이차전지 산업의 시장 분석 및 핵심 원료 확보 방안 연구”를 했으며, 한국광물자원공사 개발지원본부장을 지냈고, 현재 세아베스틸지주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는 한반도 지하자원, 자원을 선점하라, 자원강국으로 가는 길 등이 있다. <편집자주>           

 

강천구/인하대 초빙교수(에너지자원공학)<br>
강천구/인하대 초빙교수(에너지공학)<br>

 

■ 백색 황금 ‘리튬’을 선점해야 
볼리비아 우유니는 지각변동으로 안데스산맥이 융기하면서 바닷물이 갇혀 호수가 됐고 그 호수는 오랜 시간 햇빛을 받아 증발하면서 소금만 남아 오늘의 소금사막이 됐다. 우유니 염호는 하늘과 땅, 눈이 닿는 곳은 모두 순백이다. 흰 소금으로 꾸려진 우유니 사막은 멀리 지평선까지 펼쳐져 있다. 광활하게 펼쳐진 우유니의 소금은 억겁의 세월을 보낸 시간의 흔적이다. 융기한 산맥 사이에 고여 있던 바닷물이 건조한 기후의 영향을 받아 물이 증발하고 소금만 남은 것이기 때문이다. 총량 100억 톤 이상으로 추산되며 두께가 최소 1미터에서 최대 120미터까지 그 층도 다양하다. 소금사막 아래에는 소금과 여러 가지 리튬 침전물이 쌓여있다.
리튬은 주기율표 제1족에 속하는 가장 가벼운 알칼리 금속의 원소이다. 리튬은 지구상에 미량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다. 리튬의 산출 상태는 크게 광석과 염수 상태로 나눌 수 있다. 광석의 경우 리튬 점토, 자다르석의 형태로, 염수는 육상 염수, 온천 염수, 유전 염수로 나누어지나 대부분 육상 염수 형태이다.
호주, 캐나다 등에는 경암(擎庵)에서 산출되고 남미에서는 염수로부터 탄산리튬, 염화리튬으로 생산된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 면에서는 경암은 개발에 장시간이 걸려서, 현재는 주로 육상 염수가 리튬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적 육상 염수 매장지역은 칠레 아타카마,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볼리비아 우유니 등이고 중국 티베트도 있다.
리튬은 크게 3가지 용도로 쓰이고 있다. IT 제품은 노트북, 핸드폰, 이차전지, 자동차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에 탑재되고, 에너지 저장은 풍력, 태양광발전 등으로 생산한 잉여 전력을 저장하는 데 쓰인다.


■ 리튬은 첨단 제품 대부분에 쓰여
리튬은 지역적 편재가 심하며 생산 기술 역시 소수의 국가에 국한되어 있다. 주요 매장 국가는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중국, 호주, 캐나다, 브라질 등으로 이 중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3국이 전체 매장량의 73.5%(840만톤)을 차지한다. 이렇듯 엄청난 리튬이 매장되어 있다 하여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국경 지역을 “리튬 트라이앵글”이라 부른다.
한국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3월 한국광물자원공사(현 한국광해광업공단 이하 광물공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자연), 포스코산하 포항산업과학연구원(포스코) 등 3기관이 ‘염수 중 탄산리튬 제조 기술 개발 사업단’을 출범시켰다. 사업단의 목적은 볼리비아 염수를 이용한 독자적 탄산리튬 제조 기술 개발을 통해 볼리비아 리튬 개발권 경쟁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3기관은 볼리비아에서 어렵게 가져온 염수를 각 기관별로 연구해 8개 연구 공정을 만들었고, 이 중 3개 연구 공정을 최종 제출용으로 확정했다. 이름하여 KB-1, KB-2, KB-3 이다. KB의 의미는 KOREA와 BOLIVIA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광물공사 KB-1의 특징은 침전 회수 공정이고, 지자연의 KB-2는 선택 흡착제에 의한 회수 공정, 포스코의 KB-3는 신규 응용 공정이다. 이 중에서 포스코의 KB-3를 한국의 대표 연구물로 발표키로 했다. 

■ 이명박 정부  본격적으로 리튬 개발
포스코가 만든 공정은 증발법을 기반으로 용해도 차이를 이용해 염수로부터 여러 화합물을 침전시켜 제거하고 리튬을 농축해 회수하는 기존의 공정과는 달리 염수를 증발시키지 않고 리튬을 추출, 고순도 및 고용도의 리튬 용존 용액을 제조하는 기술이다. 또 이를 통해 염수의 농축 과정 및 리튬 회수 시 불순물을 최소화함으로써 리튬 회수율을 극대화하고 99.9% 이상의 고순도 리튬 화합물을 제조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염호에서 마그네슘, 붕소, 나트륨, 칼륨 등을 추출해 사용 가능한 자원으로 사용하여 부산물을 고부가가치화할 수 있도록 했다. 
볼리비아는 오랫동안 자국이 보유한 리튬 등 광물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갈등을 해 왔다. 식민지로 인해 자국의 자원을 수탈 당한 경험이 있어 특히 리튬만은 자국의 힘으로 개발하고 싶다는 욕구와 독자적인 기술과 산업화를 위한 자본이 필요했다. 
2011년 7월 29일 볼리비아 광업부에서 한국과 볼리비아 간 리튬 사업 공동 추진 관련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양해각서에는 한국이 볼리비아 리튬 사업의 전략적 파트너임을 인정하고 리튬 배터리 사업에 필요한 T/F팀 구성 및 운영, 리튬 배터리 산업 추진을 위한 합작회사 공동 설립에 관한 계약서 체결, T/F팀에는 LG화학 등과 같은 한국의 유수 리튬 배터리 관련 기업 참여를 인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볼리비아가 리튬 개발에 관해 처음으로 한국과 맺은 계약이었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