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유통,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은 감소

철강 유통,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은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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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2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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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진철 기자 jcpar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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本紙 128社 조사, 철강 유통업계 2022년 경영 실적
전 업종 외형 증가… 강관·특수강·냉연 외 수익성 하락 '완연'
코로나 기저효과 감소·수요산업 정체 영향… 부채비율은 소폭 줄어

국내 철강 유통업계의 지난해 경영 실적은 매출액 성장에도 수익성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기저효과가 다한 데다 수요산업 회복세도 정체됐기 때문이다. 


■ 매출액 11.0% 증가·영업익은 21.9% 감소

본지가 부문별 철강 유통업체 128개사의 2022년 경영 실적을 조사한 결과 전체 6개 업종 중 6개 업종 모두의 매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강관과 특수강 봉강 2개 업종에서만, 순이익은 강관과 냉연 업종 2개에서만 증가세를 나타냈다.

 

 

 
2021년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 속에 철강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매출액 증가세와 수익성 측면에서 실적 개선세가 뚜렷했다. 그러나 2022년에는 영업이익은 강관과 특수강 봉강을 제외한 4개 업종에서, 순이익은 냉연과 강관 업종을 제외한 4개 업종에서 감소세를 나타냈다. 

2022년 철강 유통업체 128개사의 총매출액은 21조994억원으로 2021년 대비 11.0%가 증가했다. 2021년(132개사 기준)의 32.5% 증가 대비로는 증가세가 감소했지만, 매출액 외형 증가는 두 자릿수를 유지하면서 2년 연속 매출액 증가세를 기록했다. 

매출액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철강 유통업계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 수익성 측면은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철강 유통 6개 업종은 강관과 특수강 봉강, 냉연 등 3개 업종에서만 일부 영업이익 증가와 순이익 증가를 기록했을 뿐 대부분 업종에서 수익성 감소를 겪었다. 

이로써 지난해 철강 유통 133개사의 영업이익률은 4.2%로 2021년의 5.9% 대비 1.8%p 하락했으며, 순이익률은 3.1%로 2021년의 4.5% 대비 1.3%p가 떨어졌다. 

국내 철강 유통업계는 2018년과 2019년, 2020년까지 3개년 연속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 모두 1%대에 머물면서 저조한 수익성을 기록했다. 그러나 국내 철강 유통업계의 수익성은 2021년 코로나 팬데믹 기저효과 속에 4~5%의 높은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수익성은 여전히 3~4% 수준으로 예년 대비 높은 편이지만, 전년의 수익성 기록 대비로는 하락세가 완연했다. 

한편, 철강 유통 업종의 2022년 부채비율은 110.3%로 2021년의 115.9% 대비 5.6p%의 하락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STS 유통의 1개 업종을 제외하고 5개 업종에서 부채비율 하락을 나타냈다. 

올해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수요산업 정체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러사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하고 고환율과 고금리 등 비우호적 경제 상황이 이어지면서 상반기부터 녹록지 않은 시장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건설 등 수요산업 회복 지연 속에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속에 제품 가격 상승과 수요산업 회복이 뒷받침됐던 2021년 대비로는 올해도 실적이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품목별 실적, 전반적 수익성 하락

(냉연) 냉연 유통사 성적표, 포스코 '울고' · 현대 '웃고'

2022년 냉연스틸서비스센터(SSC)를 비롯한 유통사들의 영업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제품 가격 상승 기조로 인해 수익 개선이 이뤄졌지만 하반기 들어 포항제철소 수해 피해와 국제 철강가격 하락까지 겹치며 상반기 수익을 하반기에서 갉아먹은 형국이다.

본지 집계에 따르면 2022년 냉연 유통업계 42개사의 총매출액은 10조3,278억원으로 일 년 전보다 15.0%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0% 감소한 231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스틸서비스센터(SSC)부터 살펴보면 세운철강과 경남스틸을 제외한 업체들의 영업이익 급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포스코의 지난 9월 수해로 유통 물량이 축소된 데다 일부 아이템이 공급 제한 등을 겪었고 실수요향 물량이 우선 생산되면서 유통향 물량이 대폭 축소된 데 따른 것이다. 세운철강과 경남스틸의 경우는 자동차와 가전 등 실수요 물량을 대부분 담당하고 있는 사업구조로 포스코발 공급난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제철 스틸서비스센터(SSC) 경우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 노조 파업 등에 생산 중단으로 간접적인 피해가 예상됐지만 실적에서는 크게 흔들림이 없었던 모습이다.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생산은 새카만 열연 코일을 씻어내는 것부터 시작된다. 열연 코일을 세척한 후 전해청정-소둔-조질압연-정정을 거치면 그제야 원소재인 냉연강판이 나온다. (사진=동국제강)

 


(강관) 지난해 유통업계서 군계일학 실적 개선

강관 유통업계는 지난해 철강 가격 상승 영향에 실적 개선을 기록했다. 지난해 강관 제조업계의 가격 인상에 연관수요업계는 원가 인상분을 반영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했다. 강관 유통업계 8개사의 총매출액은 5,859억원으로 지난 2021년 5,217억8,300만원보다 12.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92억6,500만원으로 2021년 106억7,800만원보다 80.4%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39억원으로 전년대비 36.1%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설 경기 위축에 소규모 건설 프로젝트에서도 제조사의 실수요팀과 유통업체간의 입찰 경쟁으로 이어졌다. 건설 입찰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제조사와 유통업체 모두 수익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강관업계는 지난해 3월부터 3개월 연속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다가 5월 정점을 찍었다. 이후 중국의 수입 판재류의 오퍼가격이 하락세로 들어가면서 수요가들은 가격 인하 기대감에 구매 관망세를 유지해왔다.

이에 강관 유통업계는 소품종 대량판매보다 다품종 소량판매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기존 구조용강관을 비롯해 배관용강관을 취급하던 업체들이 최근 스테인리스(STS) 강관부터 무계목강관까지 판매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C형강도 판매해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제품 가공부터 판매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가공사업에 진출한 강관 유통업체도 늘고 있다.


(열연) 영업익‧순이익 악화... 포스코 침수 피해 직격탄 

국내 열연강판 스틸서비스센터(SSC)들은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반면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발표된 열연 SSC 12개 업체들의 경영 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총매출액은 2조7,568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0.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열연 SSC 업체들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총영업이익은 410억원으로 2021년 1,996억원 대비 79.4% 감소했다. 

순이익도 악화했다. 열연 SSC 12개의 업체들의 2022년 순이익의 합계는 432억을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7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아L&S, 한일철강, 대동스틸은 순이익 부문에서 적자로 전환되며 지난해 열연 유통업계가 어려웠던 한 해를 보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국내 철강사들이 부진을 겪은 이유는 작년 9월 6일 발생한 태풍 ‘흰남노’가 포항 지역을 강타하면서 발생한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가 원인으로 꼽힌다. 포항제철소 내 모든 설비가 침수되면서 공장 가동이 멈췄고 이에 많은 철강업계가 소재와 부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티플랙스가 가공하는 300계 STS 봉강. (사진=티플랙스)

 

(STS) 매출 규모 확대 불구 수익성은 감소세

지난해 스테인리스(STS) 판재류 유통업계는 제조업계 실적과 궤를 같이했다. 업체별 매출액이 대체로 증가한 가운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악화했다. 판가 인상으로 매출 규모가 확대됐음에도 수익성을 남기지 못했다는 의미다.

STS 유통업체 13곳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2조2,6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650억원, 13.3% 증가했다. 전체의 약 62%에 이리는 8곳이 매출액이 증가했다.

지난해, STS 제조업계는 니켈 등 원료 가격 강세를 이유로 출하 가격을 연속적으로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매입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에 압박이 커진 유통업계가 판매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면서 매출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부 업체는 설비 및 공장 매각으로 인한 규모 축소와 부대 사업 악화, 영업 부진 등의 영향으로 매출 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STS 유통업계의 수익성은 하반기 저가 수입 증가와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로 인한 국산 공급 차질, 수요 부진으로 악화됐다. STS 유통업체 13곳의 지난해 총영업이익은 1,037억원, 총순이익은 74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8%, 34.3%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내내 건설과 가전, 주방, 반도체 설비, 운송장비 등 전방 산업 업황이 부진했던 가운데 하반기 국산 STS 공급 차질 기간 저가 동(남)아시아산 수입량이 급증한 영향으로 수익성이 큰 폭으로 악화됐다.


(봉형강) 매출 증가 불구... 수익성 두 자릿수 감소

2022년 봉형강 유통업계의 경영 실적이 좋은 듯 좋지 못했다. 매출액은 한 자릿수 늘었지만 수익성은 두 자릿수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기저효과가 끝난 데다 2021년 봉형강 유통업계의 수익성이 좋았던 탓에 지난해 수익성이 오히려 뒷걸음질 치는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봉형강 유통업계는 △코로나19로 부진했던 2020년 실적의 기저효과와 △건설 등 수요산업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철강재 가격 상승 등으로 판매 가격이 오르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바 있다. 

그러나 2022년 실적은 매출액은 한 자릿수 늘었음에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두 자릿수씩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잠시 좋았던 봉형강 시황이 하반기로 갈수록 부진했던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도 2021년 대비 시들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건설산업 부진 속에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격 상승으로 연결시키는 일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강관 파이프

 

(특수강) 수입산 감소 속에 영업이익 증가 기록

특수강 유통업계는 다른 철강 유통업계보다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지 않았다. 국산 취급 유통업계의 가장 큰 수익 악화 요소인 저가 수입산이 비교적 적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특수강 유통업계 27개 사의 총매출액은 1조8,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200억원, 13.8% 증가했다. 전체 27개 업체의 66.6%인 18개사의 매출액이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주요 합금원료 가격 강세로 특수강 반제품, 특수강 봉강, 특수강판, 특수강선재 등의 판매 가격이 전반적으로 인상된 영향을 풀이된다. 또한 중국산 수입 감소로 예년에 비해 국산 판매가 상대적으로 원활했던 점도 매출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기계와 건설 등 핵심 수요 산업이 인플레이션 상승과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부진에 빠졌고, 자동차와 조선 등 비교적 업황이 좋았던 수요 산업에서도 생산 제한(노동력 부족, 전용 반도체 부족)으로 소비 규모가 확대되지 못했다.

이에 특수강 유통업계의 수익성은 제한됐다. 지난해 특수강 유통업계의 27개사의 총영업이익은 7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했다. 그럼에도 업계 순이익은 한 곳이 ‘적자 전환’, 여덟 곳이 ‘전년 대비 감소’, 아홉 곳이 ‘전년 대비 20% 이상 급감’한 영향으로 전년 대비 0.5% 소폭 감소한 522억원을 달성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업계의 영업이익률은 4.4%로 전년 대비 0.3%p 증가한 반면 순이익률은 2.9%로 전년 대비 0.4%p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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