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간] 철근價 논쟁, 상생 출발점은 ‘원가 인정’부터

[대장간] 철근價 논쟁, 상생 출발점은 ‘원가 인정’부터

  • 철강
  • 승인 2026.07.1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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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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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철근 기준가격을 둘러싼 건설업계와 철강업계의 갈등이 다시 점화됐다. 건설업계는 기타원가가 반영된 톤 당 100만2000원 대신 철스크랩 가격 변동분만 반영한 99만1000원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철강업계는 철스크랩뿐 아니라 전기요금, 유류비, 부자재, 인건비 등 생산 전반의 비용이 오른 만큼 기준가격 산정식도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톤 당 1만1000원의 가격 차이 문제갔지만, 철근 가격을 결정하는 기준이 실제 원가 구조를 얼마나 충실히 담고 있느냐의 문제다. 그런 점에서 철강업계의 요구를 일방적 가격 인상으로만 몰아붙이는 것은 균형 잡힌 시각이 아니다.


철근 기준가격은 본래 가격 협상 과열을 막고 시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장치다. 어느 한쪽을 보호하기 위한 가격표가 아니라, 건설업계와 철강업계가 안정적으로 거래하기 위한 공동 기준인 셈이다. 이 기준은 양측 모두가 납득할 수 있을 만큼 현실적이어야 하지만 지금의 논의는 사실상 건설사의 원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상한선처럼 다루는 경향이 있다.
철근은 철스크랩만으로 만들 수 없다. 전기로를 돌리는 전력, 설비 유지비, 운송비, 부자재, 노무비 등 다양한 비용이 투입된다. 원료 가격 변동만 반영하고 나머지 비용 상승을 ‘기타원가’라는 이름으로 배제하자는 주장을 철강업계가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가가 올랐는데도 이를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다면 기업의 수익성은 훼손되고, 장기적으로는 생산 조정이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건설업계의 문제 제기에도 일리는 있다. 기준가격 변경 과정은 투명해야 하고 절차적 정당성도 필요하다. 철강업계 가격 고시를 따라가는 방식이 반복될 경우 건설사 입장에서는 일방적 변경으로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산정식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 자체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다만 산정식 개편의 방향이 기타원가 배제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 오히려 전기요금, 부자재, 노무비 등 주요 원가 항목을 객관적 지표에 따라 어떻게 반영할지 논의해야 한다. 그래야 철강업계는 ‘임의 인상’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고, 건설업계도 예측 가능한 가격 체계를 확보할 수 있다.


유통시세가 기준가격보다 낮다는 점도 호도해서는 안된다. 유통가격은 단기 수급, 재고 부담, 비수기 심리, 월말 저가 판매 경쟁 등에 따라 흔들린다. 반면 기준가격은 건설 현장의 장기 계약과 프로젝트 거래의 기준이 되는 가격이다. 일시적 유통가격 약세를 이유로 제강사 원가 상승분까지 부정한다면, 기준가격은 안정적 거래 기준으로서의 기능을 잃게 된다.


건설경기 침체는 여전히 심각하다. 하지만 건설업계가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철강업계의 비용 상승을 외면할 수는 없다. 건설사가 공사비 상승분을 발주처와의 계약에 반영하길 요구하듯, 철강업계도 생산비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한쪽의 부담만 인정하고 다른 한쪽의 부담은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상생이 아니라 비용 전가에 가깝다.


철근은 건설산업의 핵심 자재다. 안정적인 철근 공급 없이는 공사비 안정도, 현장 운영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준가격 논의의 목표는 가격을 억누르는 데 있지 않고, 실제 원가를 투명하게 반영하되 급격한 변동은 완충하고 양 업계가 예측 가능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교화하는 데 있어야 한다.


철근 기준가격은 건설과 철강 두 기간산업이 함께 지속되기 위한 최소한의 룰이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철강업계의 원가 반영 요구를 단순한 가격 인상 시도로만 볼 것이 아니라, 흔들리는 가격 체계를 정상화하려는 신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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