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세계 철강 생산능력 과잉 더 커졌다①

[분석]세계 철강 생산능력 과잉 더 커졌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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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3.0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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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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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철강委 "지난해 6.1억 톤 과잉 생산능력 …2024~26년 과잉 심화 예상"

신흥국 중심 생산능력 확대에 탈탄소화 목표 저해 우려

주요국 전략적 개입, 협업 논의 필요할 듯

지난해 세계 철강업계에서는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의 조강 생산 증가와 밀어내기 수출이 급증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과잉 생산능력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졌다.

세계철강협회(WSA)와 OECD 철강위원회(OECD Steel Committee) 등 주요 국제기구에 따르면, 글로벌 철강 과잉 생산능력은 다시 증가하는 추세이며, 2023년 전 세계 철강 과잉 생산능력이 2014년 수준에 도달하며 과거로 역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엔데믹 이후 세계 철강 수요에 대한 암울한 전망과 세계 1위 조강 생산국인 중국의 철강 생산용량의 타 지역 이전 증가는 향후 수년간 우려스러운 전망을 낳고 있다. 이는 또한 철강산업의 탈탄소화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OECD 철강위원회가 올해 발간한 ‘Latest Developments in Steelmaking Capacity’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철강 생산능력은 2023년 말 24억 9,000만 톤까지 증가하면서 5년 연속 확장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OECD 보고서를 통해 세계 철강산업의 생산능력 과잉 현황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상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연재로 이어지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세계 제강능력에 대한 최신 정보 △지역별 생산능력 개발 동향 △글로벌 생산능력과 가동률 격차 △향후 생산능력 전망 △국가 간 투자에 대한 최신 업데이트 △광잉 생산능력 억제 방안 등이다. <편집자 주>

■ 세계 제강능력에 대한 최신 정보
 
현재 전 세계 철강 생산능력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2015년 철강 위기 이후 수년간 점진적으로 감소한 후, 2019년부터 생산능력은 다시 증가하기 시작하여 5년 연속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자료(2023년 6월 말 기준)에 따르면, 점점 더 어려운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2023년 전 세계 철강 생산능력은 24억 9,860만 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에만 전 세계 생산능력이 5,710만 톤 증가했는데, 이는 2022년 말에 관측된 수준(그림 1)에 비해 연간 2.3%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연간 전 세계 철강 생산능력 증가량이 5,000만 톤을 초과하는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러한 증가의 원인을 보면 아시아가 지난해 전 세계 증가량의 53.3%인 3,050만 톤을 차지하고 있다.

(그림1)_OECD 및 비OECD 국가의 조강생산능력 추이(출처=OECD)

중국은 2023년에 2,340만 톤의 생산능력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2018년 시행된 ‘철강산업법제 용량 대체를 위한 이행조치’와 관련하여 예년의 폐쇄를 상쇄하는 결과일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S&P글로벌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철강산업법제 용량 대체를 위한 이행조치’에 따르면 중국 제강능력의 순증은 예상되지 않았다. 그러나 기존 설비의 폐쇄를 대체하는 신규 조강생산능력 가동 시기의 불일치, 신규 생산능력 및 폐쇄에 대한 정보가 과소 공개되었을 가능성이 순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2017년과 2018년 시행됐던 중국 생산능력의 폐쇄는 2023년 신규 생산능력으로 대체되고 있다.
 
■ 지역별 생산능력 개발 동향

최근 5년 간의 지역별 조강 생산능력 개발 동향은 몇 가지 중요한 추세를 보여준다. ‘지역별 조강 생산능력 동향’을 보면, 2019~2023년 동안 OECD 지역은 6억 6,210만 톤으로 전기 대비 1,240만 톤(+1.9%) 증가한 반면, 비OECD 지역은 7,920만 톤(+4.5%) 증가한 18억 3,650만 톤에 달해 OECD 지역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성장했다. OECD 지역은 현재 전 세계 생산능력의 26%에 불과하며, 이는 지난 20년 간 감소 추세다. 
 
최근 5년 간 성장률을 보면 중동, 아세안, 아프리카가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아시아는 전체적으로는 지난 5년 간 2.5%의 비교적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5년 후에는 용량 기준만으로는 모든 지역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과 인도의 생산능력은 전 세계의 47%와 6%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훨씬 더 큰 규모를 감안할 때, 작은 성장률로도 상당한 양의 변화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세계 철강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지역보다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중국의 생산능력은 2023년 11억 7,330만 톤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며, 인도는 1억 3,840만 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들 경제에서 철강 수요 전망에는 극명한 차이가 있다. 인도에서는 수요 증가 전망이 양호하지만, 중국 시장은 수급 불균형의 상당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
  
OECD 철강위원회는 세계 철강시장 상황의 관점에서 볼 때 자체적인 탈탄소화 목표를 고려하면서 글로벌과 로컬 수요 전망에 잘 부합하도록 생산능력 확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표1)지역별 조강 생산능력 동향

생산능력 확충이 주요 기업에 집중되어 있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소규모 철강 생산국의 상황을 모니터링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래 그림은 2019~2023년(연 300만 톤 이상 생산국) 성장률이 가장 높은 경제를 보여주며 중국, 인도 등과 비교할 수 있다.
 
아프리카에서 짐바브웨(2023년 연간 300만 톤 생산)는 여전히 철강 생산이 적었지만 해외투자 유치를 통해 무려 260.1%까지 생산능력을 늘렸다. 모로코(연 440만 톤)의 생산능력은 알제리, 이집트,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 비해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지난해 기준으로 지역 5위의 철강 생산국으로 성장했다.
  
중동에서 이라크(연 520만 톤 생산)는 지난 5년 동안 생산능력을 260만 톤 키워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중동에서 세 번째로 큰 생산능력을 가진 경제권이 되었다. 
 
이란(6,680만 톤)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비해 5배의 생산능력을 지녔다. 실제로 이란은 2023년까지 중동 전체 생산능력의 64.7%를 차지하여 이 지역의 용량 확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란은 지난 5년 동안 1,850만 톤의 생산능력을 추가했는데, 이는 세계 2위의 철강 생산국인 인도보다 많은 양이다. 

(그림 2)2019~2023년 철강 생산능력 증가량 및 증가율이 높은 국가

이러한 생산능력 확대의 상당 부분은 해당 경제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제 발전을 반영하고 있다. 실제로, 철강 생산능력의 급속한 확대는 경제 발전과 산업화에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중국과 인도, 짐바브웨, 모로코, 이란, 이라크 6개국은 전통적으로 철강 순수입국이었다. 그림3에서 인도와 이란, 모로코의 1인당 철강 명목소비와 비교하여 짐바브웨는 세계 평균에 비해 여전히 낮고, 이들 국가의 철강 소비는 경제 성장에 따라 향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수입과 국내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전한 철강시장 여건을 확보하기 위하여 경제 발전과 성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생산능력 증가를 다른 형태의 생산능력 증가와 구분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OECD 철강위원회는 “수요를 초과하는 생산능력 증가는 철강제품의 가격 하락과 철강기업들의 채산성 약화를 통해 철강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새로운 철강 공장에 대해 투자자들은 공장의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림 3)생산능력 증가 6개국의 1인당 철강 명목소비량 추이(출처=W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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