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간] NDC 논란 종료…이제 산업계가 속도 낼 때다

[대장간] NDC 논란 종료…이제 산업계가 속도 낼 때다

  • 철강
  • 승인 2026.09.0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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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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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둘러싼 법적 논란이 마침내 정리됐다. 국회가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2030년 이후의 중장기 감축 경로를 법률에 명시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2031년 이후 감축목표가 구체적으로 규정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이제는 5년 단위의 목표 범위가 제시됐다. 철강업계도 더 이상 정책의 불확실성을 설비 전환과 투자 결정을 늦출 수 없게 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2018년 대비 53∼61%다. 2040년 목표는 69% 이상에서 80% 수준, 2045년 목표는 84% 이상에서 90% 수준으로 설정될 예정이다. 세부 목표는 대통령령을 통해 단계적으로 확정되겠지만, 국가가 향후 어떤 방향과 속도로 배출량을 줄여 나갈지는 분명해졌다. 논란의 초점도 목표를 법에 담을 것인지에서 목표를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로 옮겨가게 됐다.

특히 고로와 석탄 중심의 생산구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이 어려운 대표적인 업종인 철강산업에는 시간이 넉넉치 않다. 공정에서 발생하는 배출을 근본적으로 줄이려면 수소환원제철을 상용화하고, 전기로 비중을 높이며, 저탄소 원료와 무탄소 에너지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 기존 설비의 효율 개선만으로 법제화된 중장기 목표에 대응하는 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철강 설비는 한번 투자하면 수십 년간 가동되기에 지금 선택하는 설비가 2035년은 물론 2040년의 배출구조까지 결정하게 된다. 기존 고로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다가 뒤늦게 전환에 나서면 설비의 경제성이 떨어지거나 수명이 남은 자산을 조기에 정리해야 할 수도 있다.

이와 반대로 기술 검증과 기반시설 구축을 충분히 거치지 않고 무리하게 전환한다면 생산비 상승과 공급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별 설비 수명과 기술 수준, 원료 및 에너지 조달 여건을 고려한 단계적인 전환 계획을 지금부터 확정해야 한다.

정부도 법제화에 따른 책임을 다해야 한다. 개정안에는 온실가스 감축 기술의 연구개발과 설비투자, 상용화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지원 근거가 포함됐다. 녹색국채를 발행하고 녹색금융과 전환금융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

하지만 지원의 법적 근거가 생긴 것만으로 기업 투자가 저절로 확대되지는 않는다. 하위법령을 통해 지원 대상과 규모, 조건을 신속히 구체화해야 기업이 투자비와 위험을 현실적으로 산정할 수 있다.

실제로 수소환원제철과 전기로 전환은 개별 기업만의 노력으로 완성하기도 어렵다. 청정수소와 무탄소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 철스크랩의 품질 향상과 유통체계 정비, 항만·저장·송전 시설 확충이 동반돼야 한다. 중견·중소 철강사와 협력업체가 전환 과정에서 비용 부담을 홀로 떠안지 않도록 산업 생태계 차원의 대책도 필요하다.

철강업계는 시행령이 마련될 때까지 기다리는 수동적 대응에서 벗어나야 한다. 저탄소 철강 생산능력은 머지않아 규제 대응을 넘어 수출과 수주의 경쟁조건이 될 것이기에 기업별 감축 경로와 설비 전환 시점을 구체화하고, 필요한 공동 기반시설과 정책 지원의 우선순위를 정부에 적극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NDC 법제화는 철강을 포함한 제조업에 분명 큰 부담이다. 그러나 감축 경로를 둘러싼 논란이 정리된 지금, 더 큰 위험은 결정을 미루는 데 있다. 정부는 예측 가능한 지원체계를 서둘러 마련하고, 철강업계는 연구개발과 실증, 설비투자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목표를 다시 논쟁하는 일이 아니라 정해진 목표에 맞춰 산업의 전환 시계를 앞당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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