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생산직 직업훈련생 정기 채용
4조2교대 도입으로 직장ㆍ육아 '겹장' 도움
포스코(회장 정준양)가 여성친화적인 기업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신입사원뿐 아니라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한 직업훈련생 채용까지 무겁고 딱딱한 이미지의 제철소 생산현장에서 근무하는 여성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여성에게 일할 기회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
# 네 살 터울의 세 자녀(12세, 8세, 4세)를 키우고 있는 김수진 씨(37세)는 생산직 주부 직업훈련생 공채로 입사했다. 2012년 3월에 입사해 포항제철소 생산기술부 제품출하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 씨는 여상을 졸업하고 결혼한 뒤 남편과 함께 10년간 컴퓨터학원을 운영하며 학생관리와 강의를 도왔다. 초등학교 방과후교실 컴퓨터강사로도 8년간 일하며 틈틈이 노후를 위해 보육교사 등 각종 자격증 취득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소규모 자영업 운영으로 인한 생활의 불안정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노후준비는 커녕 세 자녀의 교육까지 힘들어지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포스코 직업훈련생 모집공고를 발견했고 떨리는 마음으로 지원했다. 모집공고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바로 ‘교대근무가 가능한 자’라는 문구였다.
“저는 교대근무 아니면 뽑지 말아달라고 했어요. 남편 일을 도우면서 아이 셋을 4년 터울로 낳아 기르다보니 10년 넘게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드는 생활을 했죠. 이런 제가 9시에 출근하고 6시에 퇴근하는 상주 근무를 한다면 오히려 더 기진맥진할 것 같았어요. 남편 출근시키고 애들 학교보내고 부랴부랴 출근하고 나서 회사가서 일하고, 또 돌아와서는 가족들 밥해먹이고 청소에 빨래에… 저에게는 안 맞는 것 같았어요.”
김수진 씨는 포스코가 2011년 10월 생산성 향상과 근로자들의 휴무여건 개선을 위해 도입한 4조2교대 근무제도를 알차게 활용하고 있다.
4조2교대는 작업조를 4개 조로 편성해 2개 조가 각각 주간조(7~19시), 야간조(19~7시)로 나뉘어 12시간씩 근무하고, 나머지 2개 조는 휴무하는 교대근무 형태다. 연간 총 근로시간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휴무일수가 80일 이상 대폭 많아진다.
“4조2교대를 하면, 한달은 주중에 많이 쉬고 다음 한달은 주말에 많이 쉴 수 있어요. 주중에 쉴 때는 9시 30분쯤 애들 학교 보내놓고 나서 한숨 잘 때도 있고, 책 한권 들고 카페로 가서 혼자 놀 때도 있어요. 혼자서 영화도 보고, 차타고 해변도로 드라이브도 하고요. 근무 사이의 휴무일에 휴가를 내면 최대는12일까지도 놀 수 있죠. 실제로 휴무일에 이틀 휴가를 보태서 6박7일동안 온 가족이 남해일주를 했을 때는 정말 말할 수 없이 행복했어요.”
김 씨가 하는 일은 제철소에서 생산한 선재 제품의 출하업무다. 관제센터에서 모니터를 통해 제품들이 뒤죽박죽 섞이지 않고 주문받은 대로 나가도록 관리감독한다. 주간근무를 할 때에는 화물 트럭에 선재제품을 실어서 내보내는 일을 하고, 야간근무를 할 때에는 내일의 원활한 출하작업을 위해 제품을 임항 창고에 미리 챙겨놓는 일을 한다. 야간에 트럭운전사분들과 통화하면 다들 깜짝 놀란다고 한다.
“기사님들께 새벽 2~3시쯤 하이톤으로 ‘선재출하 김수진’이라고 하면 처음엔 다들 제철소에 여자가 있냐고 놀라는 반응이죠. 하지만 덕분에 분위기도 금방 부드러워지고, 업무도 더 잘 되는 것 같아요. 재미있죠.”
남성들의 공간이라 여겨지던 제철소 현장에서 당찬 주부사원으로 일하고있는 김수진 씨는“애가 셋이나 딸린 아줌마가 이렇게 큰 회사에 정규직이 돼서 남자들과 똑같이 대우받고 다양한 복지혜택을 누리며 근무한다는 것은 정말 회사에 감사한 일”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포스코는 앞으로도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출산 및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는여일 없이 기혼 여성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적극 동참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