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해킹을 통한 무역사기 증가 추세
코트라 '무역사기 신고데스크' 운영 방침
최근들어 이메일 해킹 등을 통한 무역사기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코트라(사장 김재홍)는 29일 '무역사기 발생현황 및 대응책' 보고서를 통해 "무역사기에 따른 국내 기업의 피해 규모가 연간 10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코트라가 123개 해외무역관을 통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무역사기는 모두 530건에 달했다. 이는 해외무역관이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는 사례만 포함된 것으로 실제 무역사기는 이보다 3∼5배 가량 많은 것으로 추정됐다.
무역사기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아프리카로 전체의 41.7%인 221건이 보고됐다. 국가별로는 나이지리아를 비롯해 인근 국가인 가나, 토고, 베냉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매일 2∼3 건의 무역사기 관련 문의가 아프리카 현지 무역관에 접수될 정도"라며 "이들 지역에서 오는 새로운 거래 제의에 대해서는 일단 무역사기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럽도 104건(19.6%)이 무역사기가 보고됐다. 국가별로는 영국(26건), 헝가리(18건), 독일(13건) 순이었으며, 주로 서유럽 선진국의 높은 국가 신뢰도를 이용한 경우가 많았다.
이밖에도 중국(63건), 중동(39건), 서남아(32건), 동남아(26건), CIS(17건), 북미(15건), 중남미(13건) 등의 순으로 무역사기 발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과 대양주 국가인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단 한 건의 사례도 보고되지 않아 무역사기 청정지역으로 분류됐다.
유형별로는 서류위조(126건), 로비자금, 수수료 등 금품사취(119건), 결제관련사기(83건), 이메일 해킹(71건), 선적관련사기(48건)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다만 최다 발생 지역인 아프리카를 제외하고는 이메일 해킹 사례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메일 해킹을 통한 무역사기는 대부분 허위 계좌로 입금을 유도하는 유형으로, 사기에 걸려들 경우 큰 규모의 피해가 즉각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코트라는 무역사기 방지를 위해 ▲상대방에 대한 간단한 정보 확인을 빼먹지 말고 ▲계좌번호 변경 등 바이어가 평소와 다른 연락을 해 오면 반드시 전화로 확인해야 하며 ▲좋은 조건의 첫 거래를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바이어의 국적으로 신뢰도를 판단하면 안되며 ▲어려울 때일수록 특히 무역사기를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홍 코트라 사장은 "무역사기는 우리 중소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범죄"라며 "코트라 본사 해외진출종합상담센터 내에 '무역사기 신고데스크'를 설치하고 해외무역관을 동원해서 적극 대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