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 조업정지 처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초유의 사태
고로 조업정지 처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초유의 사태
  • 김도연 기자
  • 승인 2019.06.07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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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대안 없이 규제만 하는 지자체 ... 합리적 법리 적용 이뤄져야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고로 조업중단 처분’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최근 국내 제철소가 위치해 있는 경상북도와 충청남도, 전라남도 등의 지방자치단체에서 고로 정비시 안전밸브를 개방한 것에 대해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조업정지 10일’이라는 행정처분 예고 통보를 했다. 충청남도에서는 이미 행정처분 조치를 내렸다.

고로를 정비할 때 일시적으로 안전밸브를 개방하는 것은 안전 확보를 위한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절차다. 고로(용광로) 조업은 높이 110M의 거대한 용광로 상단에서 철광석과 유연탄을 투입하고 아래쪽에서 고온·고압의 바람(1,200℃, 4.0bar)을 불어넣어 쇳물을 만든다.

특히 고로는 한번 가동을 시작하면 15~20년 동안 지속적으로 쇳물을 생산하게 되고 1,500℃의 쇳물을 다루는 고로 특성상 안전성 확보를 위해 연간 6~8번 정도 정기적인 정비를 실시하고 있다.

정기적인 정비시 송풍을 멈추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고로 내부 압력이 외부 대기 압력보다 낮아지면 외부 공기가 고로 내부로 유입돼 내부 가스와 만나 폭발할 수 있다.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 고로 내부에 스팀(수증기)을 주입해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하게 된다. 이 때 주입된 스팀과 잔류가스의 안전한 배출을 위해 고로 상단에 있는 안전밸브(블리더)를 개방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고로의 안전밸브 개방은 고로의 폭발방지 및 근로자들의 안전을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절차로 개방시 배출되는 것은 잔류가스는 미미하고 수증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고로 내 잔류가스 배출에 의한 환경영향은 극히 적다고 설명하고 있다.

안전밸브 개방시 배출되는 잔류가스는 2000cc 승용차가 하루 8시간 운행 기준 10여 일간 배출하는 양에 해당하는 적은 수준으로 이 잔류가스의 성분은 현재 국립환경과학원 주관으로 측정이 진행 중이다.

현재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제철소들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 등에 맞춰 선제적인 투자로 적극 대응해오고 있는 등 최신기술들을 적용하고 있고 지속적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고로 안전밸브 개방 관련 기술 역시 전 세계 제철소가 지난 100년 이상 동안 적용해 오고 있는 안전한 프로세스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은 아직까지 없다.

때문에 세계적으로 가장 환경규제를 강하게 적용하고 있는 유럽 지역의 경우에도 고로 정비시 안전밸브 개방을 일반정비 절차로 인정하고 있고 고로 안전밸브 개방을 규제하는 관련 법적 규제는 없다. 또 다른 선진국에서도 고로 안전밸브의 개방을 특별히 규제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로의 10일 가동중단 처분에 대해 업계에서는 행정적인 대응과 더불어 세계 및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 등을 취합, 설명을 하고 합리적인 조치를 취해줄 것을 지자체 등에 요구키로 했다.

특히 조업정지 10일은 고로 조업 특성상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고로는 4~5일 정도 가동이 중단되면 고로 안에 있는 쇳물이 굳어 고로 본체가 균열될 수 있고 이 경우 재가동 및 정상조업을 위해서는 최소 3개월, 경우에 따라 6개월 이상 소요될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아예 고를 다시 지어야 하는 상황까지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행정처분에 따른 조업정지는 해당기업의 심각한 매출 손실은 물론 생산 급감에 따른 관련 산업들도 매우 큰 타격을 입게 되고 국내 제조업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을 초래할 수 도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지자체들은 이러한 기술적인 현 상황과 선진국들의 사례 등을 정확하게 파악, 이해하고 고로 업종의 특성에 맞게 법리 적용이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고로의 안전밸브 운영과 관련해 다른 기술적 방안이 있는지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하는 것은 물론 주변 환경영향 평가 등을 투명하게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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