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무분규' 고려아연 노조 "회사 지키겠다"

'37년 무분규' 고려아연 노조 "회사 지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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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5.01.2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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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원 기자 wj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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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경영진 지지 재확인..."무분규 원동력은 상호 소통 원칙"

고려아연 노동조합 문병국 위원장. 출처=한국노총울산지역본부
고려아연 노동조합 문병국 위원장. 출처=한국노총울산지역본부

고려아연 임시주총이 다가오는 가운데, 고려아연 노동조합까지 나서 "회사를 지키겠다"며 강하게 반발해 관심이 쏠린다. 이에 고려아연은 노조가 현 경영진에 힘을 실어 주면서 M&A를 저지하려 하는 배경에 그간 사측과 37년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어오며 쌓은 상호 신뢰가 배경에 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노조는 지난해 9월 MBK·영풍 측이 공개매수를 개시하자 곧장 서울로 올라와 집회를 열어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이어 10월에는 국정감사가 열린 대전역 광장에서 목소리를 높였고, 지난달에는 직접 국회를 찾아가 MBK의 적대적 M&A 중지 촉구 건의서를 전달하는 등 이번 사태에서 눈에 띄게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최근에는 대국민 성명서를 통해 MBK·영풍 측의 적대적 M&A에 다시 한번 반대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노조는 "MBK파트너스·영풍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성공할 경우 총파업 등 모든 방법으로 회사를 지킬 것"이라며 "고려아연을 투기 자본과 실패한 기업이 기습적으로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어 임직원들과 근로자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와 고용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이 더 이상 투기적 사모펀드의 이익 회수를 위한 수단으로 희생돼서는 안 된다"며 "어떤 희생과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를 저지하고 회사를 지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고려아연 노조가 현 경영진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경영성과를 공유하고 상호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신뢰의 노사관계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려아연 노사는 50년을 맞아 지난해 7월 2024년도 임금협상을 빠르게 마무리하며 37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라는 전통을 이었다. 

문병국 고려아연 노조 위원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이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문 위원장은 "오랜 기간 파업 없이 무분규로 노사 협상을 타결해 올 수 있었던 건 일단 서로의 얘기를 들어보자는 태도를 가졌기 때문"이라며 "회사가 성과를 내고, 이를 서로 공유해야 한다는 큰 전제는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성공하면서 직원들의 근로 환경 개선과 복지 증진을 위한 노사간 소통도 원활히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고려아연은 법적 정년이 60세로 연장된 2013년 이전 노사 합의를 통해 임금피크제를 통한 선제적인 정년연장을 진행한 바 있다. 2013년 국회를 통과한 ‘60세 정년제’는 3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6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도입되었으나, 고려아연은 이를 국회 통과 이전부터 전 사업장에 적용했다. 이 외에도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것과 성과급을 기본급화하는 작업도 모두 법제화 전 노사협의를 통해 시행했다. 

또 2022년 12월부터 생산직 직원에 대한 4조 2교대 근무 방식 도입을 정식으로 도입했다. 이 역시 노사의 소통을 통해 결정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2022년 상반기부터 설문조사 및 노사 논의 등의 절차를 진행했고, 2022년 10월 노사 교대근무제 개편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는 등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시행해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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