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시장 출사표 낸 세아베스틸, 국내외서 ‘최초’ 수주
원전 시장 출사표 낸 세아베스틸, 국내외서 ‘최초’ 수주
  • 남승진 기자
  • 승인 2021.09.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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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공급처에서 완제품 제조사로...국내외 기업 협력 결실

특수강 제조업체 세아베스틸(대표이사 김철희, 박준두)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사용후핵연료 운반저장겸용용기(Cask)를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수주하며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알렸다. 두 수주 모두 국내 최초다. 

Cask는 원전 가동 시 사용한 핵연료를 운반·저장하기 위한 특수 용기다. 핵연료는 강한 방사선과 고열을 내뿜기 때문에 제작에 상당한 기술이 요구된다. 원전 운영이나 유지뿐 아니라 해체 시에도 안전하게 핵연료를 처리하는 데 필수 제품이다. 

수명이 다한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로에서 인출된 다음 원자력발전소 내 수조에 습식 저장된다. 이곳에서 수년간 충분히 냉각된 사용후핵연료는 콘크리트나 금속으로 제조된 Cask에 건식 상태로 보관된다. 최근에는 국내외 원전 수조 대다수가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면서 장기적인 관리방안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국제핵물질관리학회(INMM)에 따르면 2030년 세계 Cask 시장 규모는 124억달러(약 15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세아베스틸은 2019년 오라노티엔(Orano TN)과 선진 원전 시장 미국에서 총 17기의 Cask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오라노티엔은 글로벌 원자력 후행핵주기 시장 선도 기업 오라노(Orano)의 방사성 물질 운반·저장 사업을 전담하는 회사다. 세계 Cask 시장 수요 60%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세아베스틸은 2013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사용후핵연료 운반용기(KN-18) 소재를 공급한 실적을 바탕으로 일본에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Canister)용 단조품을 수출한 바 있다. 이듬해에는 캐나다에서 해당 소재를 수주하고 2019년 양산에 들어갔다. 

미국 프로젝트 수행에 앞서 세아베스틸은 오라노티엔과 파트너십을 맺고 Cask 제작 기술을 이전받았다. 시제품은 수주 3달 전인 7월 제작됐다. 이 과정에서 원전 기술력이 검증된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같은 해 원전 제품 소재·생산에 대한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과 미국기계학회(ASME) 인증도 취득했다. 1년 여간 인증을 준비하면서 TF(태스크포스)를 꾸리기도 했다. 이후 이 TF는 ‘원자력사업실’이라는 공식 조직으로 발족했다. 이 팀은 기존 담당하던 제강·단조·열처리·가공 공정뿐 아니라 소재 구입, 용접, 조립, 중성자차폐재 제조, 최종 시험 등 업무를 수행하며 Cask 제작 기술 확보에 전념했다.

당시 원자력 해체 시장은 초기 단계인 데다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지만 세아베스틸은 성장 가능성을 봤을 때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사업이라고 판단했다. 회사가 가진 설비와 대형 단조 사업 간 시너지가 기대됐기 때문이다. 미국에서의 수주는 세아베스틸이 기존 보유하고 있던 단조와 소재 기술, 오라노티엔과 협력이 만들어낸 결과다. 

성과는 이 뿐만이 아니다. 세아베스틸은 오라노티엔의 글로벌 공급망으로 등록돼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 국내 다양한 분야 30여 개 중소기업과 협력으로 동반 진출 계기를 마련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8월에는 오라노티엔과 협력으로 한수원에 고연소 원전연료 운반용기 ‘TN-LC캐스크’를 납품하기로 했다. 원전연료 운반용기는 원자로에서 연소를 마친 뒤 배출된 핵연료를 운반하는 데 사용된다. 

TN-LC 캐스크는 경량 소재가 적용됨과 동시에 습식·건식 연료 적재 절차 등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주요 원자력 시설이나 연구용 원자로에서도 운영이 가능하도록 활용성을 대폭 높인 게 특징이다. 고연소(High Burn-up)용 제품은 일반 연소(Burn-up)용 용기보다 높은 수준 설계와 까다로운 사용 범위 조건을 요구한다. 오래 연소된 만큼 더 많은 핵분열 생성물이 발생돼 다량의 방사선과 열을 방출하기 때문이다. 

한수원에 납품되는 TN-LC 캐스크와 부품은 지난 6월 원자력안전위원회(NSSC) 인증을 거쳤다. 세아베스틸 군산 공장에서 열 전달과 기능 시험, 조립, 검수 등을 거쳐 제작됐다. 회사는 이외에도 운반용기 적치 제품 스키드(Skid)와 운반용기 인양 작업도구 요크(Yoke) 등을 한수원에 공급했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원자력 제품 제작 경험 부족을 자사 단조·조립 기술, 오라노티엔과 협력 등으로 극복한 결과 고객에게 인정받는 완제품 공급하는 업체로 변모했다”라며 “진입장벽이 높고 성숙기에 접어들은 원전 시장에서 성공적인 레퍼런스를 쌓고 있는 만큼 향후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지난 8월 24일 세아베스틸 군산 공장에서 열린 ‘TN-LC 캐스크’ 공급 기념식에 참석한 세아베스틸, 한국수력원자력, 오라노티엔(Orano TN) 관계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지난 8월 24일 세아베스틸 군산 공장에서 열린 ‘TN-LC 캐스크’ 공급 기념식에 참석한 세아베스틸, 한국수력원자력, 오라노티엔(Orano TN) 관계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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