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철근 이어 수입 형강도 두께 빼먹어
안전 고려하지 않은 채 불법 수익 노려
수입업계, "불량품 취급시 부메랑 될 것"


지난달 정상적인 규격에 미치지 못하고 두께가 KS 기준에 미치지 못한 철근이 시장에 버젓히 유통되고 있어 본지가 이를 지적한 바 있다.(본지 1336호 참조). 불량 철근에 이어 최근에는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불량 형강이 유통업체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지역의 수출입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당산 지역을 중심으로 소형 제조업체들이 최근 시세 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유통업체들을 유혹하고 있다. 해당품목은 앵글, 채널 등 일반형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중국의 업체들은 "두께가 KS품에 비해 10% 정도 얇지만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 주겠다"면서 유통업체들에게 바람을 넣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KS 규격에서 규정하고 있는 봉형강류 강재의 허용오차범위는 -5% 수준으로 이같은 허용오차 범위를 넘어서게 될 시 말 그대로 제품은 불량품 수준이다.
수입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제품은 육안으로 확인이 될 정도의 불량품"이라며 "눈앞의 이익을 위해 이같은 물품이 수입되게 될 시 향후 피해는 고스란히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가격적인 면에서는 얼마나 저렴할까? 국산 일반형강의 가격은 최근 112만원(소형 앵글)∼127만원(대형 앵글) 수준까지 올라선 상태. 국제 가격 시세를 보면 내수 가격 기준 미국과 유럽은 1,076달러∼1400달러 수준까지 형성돼 있고 일본은 13만2,000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중국산 수출 가격은 오퍼 가격 기준 1,300달러(CFR, 운임포함)를 상회하고 있음에도 불구 불량품의 경우 주문 가격은 톤당 980달러에 불과하다.

이같은 형강이 국내에 유입되게 될 시 통관시는 중국의 규격이 적용되나 통관 이후에는 수입업체들은 KS 규격에 준해서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KS 규격으로 둔갑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제품 출하시 단위중량 차이에서 두 번의 불법이익을 챙길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 철근의 경우 12mm와 18mm 철근의 경우 대부분 중국 내수용 철근으로 국내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규격을 13mm와 19mm로 각각 국내에 유통해 불법 이익을 얻은 사례가 포착된 바가 있다. 본지가 계산한 바로 13mm 철근과의 12mm 철근의 실제 가격 차이를 감안시 톤당 5만원씩만 계산해도 1차당(27톤 기준시) 약 405만원 가량의 불법 이익이 가능한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격이 다양한 형강의 경우 철근에 비해 불법 이익폭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중국의 제조업체들이 국내에 의도적으로 불량 형강을 판매하게 된 것은 이란 등 중동지역에서 이같은 물량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지역에서는 'Light Angle, Light Channel' 이라는 이름으로 두께가 얇은 형강이 버젓히 유통되고 있다. 이에 맞춰 제품을 생산한 중국의 제조업체들이 국내 유통업체들에게도 제품을 수출하려는 것.

그러나 이처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채 국내 건설현장에서 중국산 불량 강재가 사용될 시 부실공사 등의 각종 문제가 우려된다. 기둥, 벽체 등의 뼈대를 이루는 철근제품에 인증받지 않은 불량 철강재가 사용되면 건물붕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불량 철강재는 일부 시행사와 철강수입상 등이 품질과 구조물 안전은 고려하지 않은 채 높은 수익을 위해 사들인 저가 제품이 대부분인 것으로 국내 철강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국내 건설용 철강 제품인 H형강, 철근, 열연코일 등은 한국 산업표준화법의 심사 기준을 거쳐 한국산업규격(KS) 인증을 획득, 생산된다. 현행 건설기술관리법 시행령에는 총공사비 5억원 이상 토목공사와 연면적 660㎡ 이상 건축물의 건축공사 등에 대해 건교부령이 정하는 품질시험계획을 수립하도록 해 소형 공사현장에서 불량 건설자재 등을 사용해도 법적으로 제재할 수단이 없는 것도 문제다.

이와 관련 철강업계는 올해 상반기 수요 대비 공급 부족 및 가격 상승으로 인해 건기법이 시행령 개정상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로 가서 이 같은 사례가 뿌리뽑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