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켓 HR 공급물량 2,000톤 中 주문량 불과 330톤
유통업계 "시황이 얼마나 나빠졌는지 그대로 증명하는 셈"
철강경기 악화가 포스코의 이마켓(e-Market) 판매에서도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지난 18일 포스코의 이마켓 열연강판 공급물량이 총 2,000톤이 나왔으나 주문량은 불과 330톤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포스틸이나 포스코 판매점을 통해서도 소재를 확보하지 못하는 중소 고객사들을 위해 필요로 하는 소재를 인터넷상에서 직접 선택해 경매로 구매할 수 있는 이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이나 수요업체들이 포스코의 이마켓 사이트에 접속해 주문을 넣으면 입찰가격이 가장 높은 업체가 제품을 구매할 자격을 얻는다. 이들 제품은 대부분 정품이며 매주 화요일 장이 열린다.
포스코의 열연강판 이마켓 공급물량은 올해 상반기 4,000톤 수준이었으며 이 물량들은 성황리에 100% 입찰이 완료됐었다. 포스코는 시황이 4분기들어 급격히 악화되자 10월부터 이마켓 공급물량을 2,000톤 수준으로 절반가까이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실은 포스코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주문량이 절대적으로 저조한 상황이다. 포스코 이마켓은 오전에는 실수요가들이, 오후에는 유통업체들이 주문을 넣을 수 있는데 18일 오전 이마켓 주문량은 270톤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주문량은 60톤에 그쳤으므로 이 날 총 주문량은 330톤에 불과한 셈이다. 총 2,000톤 공급량 중에서 불과 330톤만 주문이 들어오고 1,670톤 주문이 비어버리게 된 것.
포스코 이마켓 판매는 만들어진 제품이 기준이 아니라 발주에 따라 포스코가 생산판매하는 형식이므로 생산자 재고가 되는 문제는 없다. 그러나 유통업계에서는 이마켓 판매량이 시황파악의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가 현재 열연강판 시장이 얼마나 악화됐는지 단적으로 증명하는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열연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 이마켓은 시황을 가장 솔직하게 반영한다. 지금 시황이 얼마나 나빠졌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라며 "100% 현금 결제를 해야하는 이마켓을 현재 자금난에 시달리는 수요가와 유통업체들이 올해 상반기처럼 쉽게 구매할 여유가 전혀 없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내 열연유통업계의 자금줄이 꽉 조여져 있는 상황이어서 포스코의 이마켓 판매 부진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