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출하 전무...실수요가 물량 공급도 어려워
산세강판(PO)과 냉연강판(CR) 등 제조사의 유통向 공급량이 부쩍 줄면서 냉연 SSC나 판매점 등 유통업체들의 어려움이 날로 가중되고 있다. 이는 국내외적으로 자동차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PO나 CR 등 특정 강종이 자동차에 편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내수와 수출 증가에 힘입어 자동차 생산량은 증가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의 국내 자동차 생산 및 판매실적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올해 11월 자동차 생산량은 총 36만3,249대로 전월 대비 7.7%,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11월 국내차판매는 13만7,236대로 전월 대비 4.9%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75.2% 대폭 증가했다. 11월 해외차판매도 22만6,76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2% 증가했다.
자동차 생산량은 늘었지만 유통向 공급은 그만큼 감소세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PO와 CR의 유통재고는 올 11월부터 이미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올 10월 PO의 내수출하량은 10만1,003톤, CR은 34만209톤이었지만 11월은 두 강종 모두 전무했다. 내수출하가 이뤄지지 않으니 냉연 SSC 및 중소 유통업체들은 제조사의 공급량에 의존해 수요가 물량 맞추기에도 급급하다. 제조사들의 수출 우선 정책 또한 국내 PO와 CR의 수급 불균형을 거들고 있다.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판단 하에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PO와 CR의 공급 부족 현상에 대해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통상 연말은 비수기인데도 불구하고 자동차 편중, 제조사의 수출 우선 정책 등으로 유통물량이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면서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실수요가들이 요구하는 물량 맞추기에도 힘겨워 이제 재고 확보는 요원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PO·CR 공급 부족 현상이 심각한 데 제조사가 가격 인상을 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라며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