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일진제강(구 일진경금속)이 국내 철강업계, 특히 강관업계로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3천억원을 투자해 전북 임실에 마련된 13만여㎡의 부지에서 무계목강관 공장 건설에 들어가 2012년부터 연산 50만톤 규모의 무계목강관(Seamless Pipe) 설비를 가동하겠다는 내용이다.
일진제강은 지난 8월 1일부로 일진경금속에서 일진제강으로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당시 일진제강 측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기존제품의 고부가가치화와 제품 생산능력 확대뿐만 아니라 고부가 특수강관 제조 등 신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실 이번 무계목강관 투자에 대한 기본구상이 이미 마련되고 진행되고 있었음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일진제강 측이 밝힌 세계 무계목강관 시장 규모는 3,800만톤 규모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일부 소구경(외경 4인치 이하) 설비밖에 없어 수요의 대부분인 약 50만톤 정도를 매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사실 무계목강관 설비는 국내 기존 강관업계로서는 꿈의 설비요, 최우선적으로 실현시키고 싶은 사업 분야였다. 따라서 그동안 주요 강관사인 세아제강, 현대하이스코, 휴스틸 모두 사업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진출을 시도했으나 매번 과도한 투자비에 비해 사업성이 부족하다며 손을 들고 말았다.
특히 최근에는 현재의 ERW 중심의 저부가가치 제품 구조로는 미래경쟁력 확보가 부족하다는 인식 하에 공동출자 방식으로 무계목강관 설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하게 제시된 바 있다. 하지만 이를 실천에 옮기기도 전에 일진제강의 과감한 투자발표에 선수를 뺏기는 모양이 되고 말았다.
솔직히 강관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기존 주요 강관사들에 의해 국내 최초의 대형 무계목강관 투자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 또한 관련 업계에서는 무계목강관 설비를 제대로 가동하려면 소재인 빌릿 확보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다품종 소량의 다양한 빌릿 확보를 위해서는 전기로 연주설비가 동시에 확보되거나 아니면 특단의 빌릿 확보 방안이 함께 강구되어야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런 면에서 일진제강의 투자 결정은 다소 불안한 면을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다품종 소량이 될 수밖에 없는 무계목강관의 생산, 판매 구조 상 가동률 확보가 쉽지 않다는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국내 최초의 사업을 시작한 일진제강이 좀 더 주도면밀한 준비와 투자로 대형 투자사업에 성공해 우리나라도 어엿한 무계목강관 설비 보유국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더불어 과감성과 공동의식 부족으로 투자의 선점 기회를 놓친 기존 강관업계도 안주방식의 경영방식에 충분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UOE와 같은 강관산업의 생산구조 고도화는 아직도 남아 있는 숙제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