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내겐 너무 아름다운 당신”

<신년사> “내겐 너무 아름다운 당신”

  • 철강
  • 승인 2011.0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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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bjh@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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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이 참 많이 있습니다. 새하얀 눈이 탐스럽게 내리는 모습도 아름답고,  겨울 밤을 훤히 밝혀주는 풍성한 달빛도, 과천의 사무실에서 바라다보는 관악산의 설경도, 시네마 천국 OST를 들으면서 추억에 잠기는 순간도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저는 요즘 지식경제부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부지불식간에 찾아온 작은 변화 하나에 멋쩍은 웃음을 짓곤 합니다. 주변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아름다움들 가운데 달리는 자동차를 보면서 자동차의 디자인이 아니라 미끄러지듯 쫙 빠진 자동차의 철판을 참 아름답다고 느낀다는 점입니다. 용광로에서 직접 쇳물을 끓이지는 않지만 어느새 반 대장장이가 된 느낌입니다. 
 
 지난 해 우리 철강인들은 엄청난 일들을 해 냈습니다.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건설로 그간 포스코 홀로 담당했던 제철사업에도 이제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본격적인 경쟁체제가 도입되었습니다. 또한 동부제철은 국내 최초로 전기로 방식의 열연생산 공장을 준공하며 한국철강사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기업들의 활발한 해외투자와 함께 7조원이 넘는 공격적인 투자는 위기에 더욱 빛을 발했습니다. 특히, 포스코의 종합소재기업화 선언은 미래 철강기업의 모습을 제시하며 전 세계 철강기업의 이목을 집중시킨 한 해였다고 평가합니다.
 
 이러한 철강산업의 아름다운 도전은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7분기 연속 플러스 경제성장을 이룩한 유일한 국가”, “사상 처음 수출 세계 7위 달성”의 명성을 얻고 경제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는데 있어 귀중한 밑거름이 되었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작년의 화려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러 경제연구소에서 쏟아내는 금년도 경제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는 못 합니다. 경기침체 이후 기저효과의 소멸, 경기부양 효과 소진, 세계 경제 회복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금년도 국내 경제성장은 2010년에 비해 상당 정도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입니다.
 
 철강산업도 대외적으로는 구미,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대부분 지역에서 철강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중국은 작년의 기저효과 및 긴축정책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입니다.  대내적으로는 건설경기의 침체 속에서도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의 호조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됩니다.
 
 녹녹하지 않은 금년 경제전망을 보면서 우리 철강사를 되새겨 보니 언제는 우리가 환경이 수월해서 잘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매 순간이 불가능이었고, 매 순간이 기적과도 같았습니다. 짧은 산업화 시기,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우리는 세계 6위의 철강강국이 되었습니다.  남들은 기적이라고 말하지만 우리에게는 도전이었고, 우리에게는 그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신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11년 한해는 세계 6위의 철강대국에 안주하지 말고 우리의 DNA 속에 있는 불굴의 도전정신을 다시금 꺼내들고 매진하는 한해로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세계 6위의 철강강국이라는 자부심이 높지만 우리 앞에는 아직도 험하고 먼 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원을 무기화하여 점점 그 영향력을 확대해 가는 자원 민족족의의 벽을 슬기롭게 뛰어 넘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범용제품 중심의 우리나라 철강제품의 포트폴리오를 고급화하여 중국의 물량공세를 이겨내야 하고, 국내와 해외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내수시장을 확충하고 세계 철강시장을 선점해야 합니다. 또한 소재산업 분야의 세계적인 트렌드인 융복합화에 적극 대응하고 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R&D 투자를 통한 새로운 소재 개발에 앞장서야 합니다. 그리고 기후변화시대에도 철강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유지하기 위한 준비도 서둘러야 하겠습니다. 100년간의 고로시대를 마감하고 또다른 철강 100년 시대를 열기 위해 온실가스로부터 자유로운 혁신적 제철공법의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대내외 환경은 결코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도전과 응전이라는 토인비의 얘기처럼 우리는 그 척박한 도전을 성공적으로 이겨내어 새로운 대한민국의 철강역사를 써 나갈 것입니다. 물론 그 도전은 힘겨울 수도 있고, 많은 장애물이 있겠지만 철강가족 여러분이 있기에 그 도전은 항상 성공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정부도 여러 분 옆에 서서 여러 분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돕겠습니다.
 
 달리고 있는 자동차의 외판이, 수많은 아파트를 버티고 있는 철근이 그토록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는 그 뒤에 바로 여러 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금년 한 해도 복 많이 받으시고,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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