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조선, 갈등 접고 상생 첫 단추 꿸까?

철강-조선, 갈등 접고 상생 첫 단추 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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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1.3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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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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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실무자급 회동…가격 논의는 없을 듯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31일 오후 실무자급 회동을 갖고 양 업계간 상생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디딘다. 하지만 이번 모임에서 후판가격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협회에서 진행되는 이번 모임에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3개 철강사 영업담당자들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조선, 한진중공업 등 5개 조선사 구매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양 업계간 현안정보를 교류하는 한편 상생을 위한 양 업계간 공동노력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회동은 조선용 후판의 생산자 및 수요자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양 업계가 서로의 입장 차이를 조율하고 상생협력을 해 나가자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다만 최고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조선용 후판가격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논의를 하지 않은채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협상 테이블을 업계 공동 차원에서 진행하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국내 조선용 후판 시장은 최근 2~3년간 국내 철강사들의 증설이 일제히 이뤄진 가운데 일본·중국산 저가 철강재 등이 대량 유입되면서 공급과잉 상태에 직면했다. 경기침체로 후판 수요가 줄어들었고, 이마저도 중국산 등 저가 제품으로 대체되면서 재고가 급증하는 추세다.
 
 국내 철강재고량은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가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하반기 들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올라섰다. 판매점이 보유한 유통 재고량도 한 때 2008년 말 외환위기 수준을 넘어서기까지 했다. 
 
 반면에 원가 압박에 시달리는 조선사들은 철강업계에 후판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원료가격 상승과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철강업계는 이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공장도가격이 톤당 111만원이지만 실제 조선사에 공급하는 가격은 90만원 초중반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할인된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는데 더 내려달라는 조선사들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주기 어려운 현실이다. 최근 밀려들고 있는 중국과 일본산 저가 후판 가격은 80만원 후반대에서 90만원 초반이다. 
 
 조선업계는 포스코와 동국제강, 현대제철의 설비 신증설로 ‘공급과잉’ 문제가 불거졌다고 지적하지만, 조선업계가 과거 후판 수급부족의 어려움 때문에 철강업계의 신증설을 종용했던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설비투자가 완료되는 시기에 조선경기가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둔화된 조선업계는 후판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높다는 이유로 가격인하의 볼멘소리를 지속해왔다.
 
 반면 철강업계는 주요 거래처인 건설 및 자동차, 조선업계가 경기불황으로 수익성이 둔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가격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철강업계는 “조선사들이 일부 범용제품의 경우 중국산을 수입하는 등 대체 비중을 늘리고 있고, 이런 상황이 국산제품 가격을 끌어내리면서 적자만 겨우 면하는 최소 마진만 남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미 과잉생산으로 수출로 밀어낼 수밖에 없는 일본과 중국업체들이 우리나라에 저가로 밀어내는 수입산 제품이 국내 후판가격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렇듯 견해 차이가 뚜렷한 상황에서 31일 모임을 통해 양 업계가 상생의 첫 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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