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가라! 하와이!”

“니가 가라! 하와이!”

  • 철강
  • 승인 2012.04.1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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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형호 hhpar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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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호 기자
  TV광고를 보면 3D 모니터 광고가 시시때때로 나온다. 소비자들은 3D 모니터를 구매할 때 두 가지 기준에 나눠 제품을 선택하게 된다. 셔터글래스방식인가 편광방식인가의 차이다.

  두 가지 방식에 따라 제조업체들은 서로 장점과 단점을 들먹이며 좋고 나쁨에 대해 주장한다.

  이 또한 3D 모니터를 구매함에는 중요한 결정 요인이지만 이보다 먼저 모니터를 구매함에 선행해 확인하는 것이 있느니 ‘무결점’인가 아닌가이다.

   ‘무결점’이란 말 그대로 결점이 없는 출하 방침으로, 제품 자체에 1개라도 불량 화소가 있으면 새 제품으로 리콜을 해주는 정책이다. 요즘은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제품들도 대부분 모니터 판매에 ‘무결점 정책’을 취하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눈이 높아졌다. 새 제품을 구매한다면 흠이 나 먼지 등이 없어야 하며, 이 같은 문제가 육안으로 확인될 시 당연히 교환 또는 반품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처럼 입맛이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고자 제조업체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일례로 부산의 향토기업 유니온스틸의 경우 ‘꽃보다 아름다운 강판을 만든다’는 취지하에 전 공장을 금연공장으로 만든 것도 모자라, 공장 입구에 먼지 유입을 막는 출입문을 따로 설치했다. 설비에도 먼지의 유입을 막고자 별도의 차폐 시설을 따로 갖췄다.

  공장 임직원들은 소비자들의 클레임을 미리 방지하고자 ‘티끌 하나 없는 공장’을 지향하며 먼지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런데 공장을 지나다 보면 고가 다리 하나가 공장 옆에 붙어서 건설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리가 먼저 있었는데 공장이 건설된 것이 아니다. 50여 년이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먼지 하나에도 민감한 컬러강판 공장 옆에 자동차가 지나다니면서 온갖 먼지를 흩뿌리게 생겼다. 유니온스틸은 8CCL 설비 건설 계획을 하고 있다. 그 바로 위에는 고가다리(북항대교) 요금 정산소가 생길 예정이란다.

  공장 관계자들은 이로 말미암은 매연과 미세 먼지가 제품 불량률 증가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시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주지 못하고 있다.

  다리를 보고 있으면 부산을 배경으로 한 ‘친구’라는 영화의 명대사가 생각난다. 마치 공장 더러 ‘(나는 못 가겠으니) 니가 가라! 하와이!’를 외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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