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本紙 연중 캠페인의 주제는 “정품·규격재를 사용합시다”이다.
여전히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기초 소재인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이 올바르게 사용되어야 한다는 뜻에서 이러한 주제를 선정했다.
그러나 캠페인의 주제는 극히 필요조건에 그친 것이다. 더욱 궁극적인 의미는 국내 철강재 시장이 수입재에 의해 무너질 가능성까지 엿보인다는 심각성에서 출발했다. 최소한 불량품 또는 비규격 제품들이 수입되어 유통되어서는 안 되며 여기에 전체 수입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정해야 한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철강재가 전형적인 비교역재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철강재 무역 비중은 엄청나게 높은 수준이다.
가장 최근인 2011년 통계를 보더라도 철강재 총수요는 8천만톤대인데 수출입 규모는 무려 4천만톤 정도다. 열연강판, 반제품 등의 수입을 합칠 경우 무역 규모는 무려 5천만톤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그만큼 무역 의존도가 높다는 이야기가 된다. 결론적으로 수입 규모를 줄여야 수출도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되고 국내 철강산업의 안정과 내실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런데 이런 수입 규모의 축소에 대해 철강업계 내부의 입장도 일치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정부도 조금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우선 앞서 언급한 대로 일관 제철과 기타 철강사들의 입장은 판이하다. 솔직히 최대 수입처인 전문 압연, 강관사들은 품질 좋은 열연강판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기를 원한다. 또 정부도 공정무역(Fair Trade)의 대표적인 산업으로 높은 국제경쟁력을 가진 철강산업을 내세워 왔다. 따라서 철강재 수입을 인위적으로 규제하는 것에는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철강 시장에서 수입재의 범람은 문제가 있다는 점에 여타 철강사나 정부도 공감하고 있다. 그래서 부적합 불공정 수입 철강재에 대해 법적 제도적인 규제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 현실이다.
나아가 최근에 이르러 수입 철강재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 철강업계의 인식은 어느 정도 일치되고 있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의미를 공유하게 됐음이다. 더욱이 일본의 관행적 수입 규제, 중국의 엄연한 보조금 지급과 같은 현실에서 우리만 시장을 내주어서는 안 된다는 측면에서 정부의 이해도 적지 않게 개선되고 있다.
차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과도한 수입량과 저가 수입재의 문제점에 대한 업계, 정부 관계자들의 인식 공유를 확산시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더불어 수입 모니터링 제도 의무화와 같은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법과 대책으로 수입재를 관리해 나갈 수 있는 법과 제도적인 장치의 마련이 시급하다.
끝으로 대량 수입의 주된 이유는 가격이다. 가격에 대한 철강사들의 획기적인 마케팅 전략의 변화와 전환 없이 수입재 관리는 공염불(空念佛)이 되고 말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