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관업체들이 낳은 이변(異變), 그리고 경쟁력

강관업체들이 낳은 이변(異變), 그리고 경쟁력

  • 철강
  • 승인 2012.05.2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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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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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철강산업은 그동안 최대 생산, 판매로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통해 성장해왔다.

  과거 철강 생산설비 투자를 앞서가는 수요산업의 성장이 지속됐기에 최대 생산 및 판매 전략은 아주 유효하고도 적절한 전략이었다. 실제로 제선, 제강 등 상공정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압연(제품) 공정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어떤 품목은 가동률이 100%를 넘어서는 상황도 종종 발생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시장 상황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열연강판 등 소재성 제품의 수입 원인이었던 상공정 부족은 현대제철의 당진제철소 가동, 포스코의 상공정 증설 등으로 대부분 해소됐다. 여타 제품들도 대부분 자체 생산능력이 대폭 증가했고 수입이 늘어났다. 결국, 이제는 만성적인 공급과잉, 판매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주요 품목별 가동률(생산량÷생산능력)을 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이 아닐 수 없다. 대표적으로 매년 공칭능력을 초과해 100%를 넘나들던 열연강판의 가동률이 91%로 주저앉았다. 후판은 77%, 용융아연도강판 85%, 냉연강판은 88%로 STS냉연 66%, 전기아연도금강판 61% 등에 비해서는 그나마 나은 수준이다.

  봉형강류 주요 품목들은 판재류보다도 못하다. 형강이 그나마 77% 정도지만 선재는 70%, 철근은 68%에 그치고 있다. 그런데 철강재 전 제품을 통틀어 가장 낮은 제품은 46.6%에 그치는 강관이다.

  지금까지의 가동률, 곧 수익성이라는 개념으로 본다면 강관의 이익률이 가장 낮아야 한다. 그런데 본지가 조사한 지난해 주요 철강사(143개사) 경영실적 중 매출액영업이익률을 9개 업종별로 보면 강관이 4.1%로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강관은 업계 최저 수준의 가동률에도 비교적 상위권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사실은 대형 종합강관사 5개사(5.3%)는 물론 중소구경 강관사(3.6%)들은 물론 대구경 강관사(6.2%) 등 세부업종 모두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강관은 오랫동안 제일 낮은 가동률의 문제를 지적받아 왔고,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가장 큰 업종으로 꼽혀왔다. 그런데 이런 지적들이 강관사들로 하여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하게 만들지 않았나 추정해 본다. 특히 가동률이 그중에서도 가장 낮았던 대구경 강관사들의 이익률이 가장 높았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렇다면, 결국 강관업체들이 낮은 가동률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체질 강화, 경쟁력 강화에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가동률이 낮다고, 최대 가동을 못 한다고 해서 곧 경쟁력이 낮다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또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해서도 안 되는 이유를 입증한 일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개별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 노력, 그리고 마케팅 능력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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