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시장이 공급과잉 지속에 따른 판매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가격이 오랫동안 바닥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철강사들은 수익성까지 위협받고 있다. 중국의 주요 철강사들이 지난해 적자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일본 철강사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우리나라는 그래도 대부분의 철강 제조업체들이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점차 일부 취약 업종, 자금력이 약한 철강업체나 관련 업체들이 하나 둘 당좌거래정지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철구조물 등 수요업체들과 가공 및 유통업체들의 부도 소식이 이어지더니 올해 들어 점차 확산됨은 물론 제조업체의 부도로 이어지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철강 제조업체는 최근에만 해도 강관업체인 미주제강이 4월에 부도가 난데 이어 6월 4일에는 전기로 제강 업체인 함양제강의 부도 소식이 전해져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렇듯 최근 철강업계의 경영실적은 상당히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대형 철강 제조업체들까지도 수년 전 호시절에 비하면 이익 규모나 이익률이 크게 낮아졌다.
그러나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철강사들은 위기 극복과 이익 실현을 위해 온갖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 노력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소극적인 전략으로 원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원가절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두 번째는 신사업 진출과 수출 확대 등과 같은 적극적인 대응 전략이다. 바로 강관사들의 고급 API강종 위주의 수출 확대 노력을 예로 들 수 있다.
사실 수출은 우리 철강업계의 전가의 보도(傳家之寶刀)다. 통상 국내 경제가 나빠지고 시황이 악화되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국산 철강재의 수출경쟁력이 상승하게 된다. 이럴 때 수출량만 확보한다면 적지 않은 달러와 이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IMF 때 철강업체들은 적지 않은 수출로 국가의 외환위기 극복에 크게 기여하였음은 물론 많은 이익을 거둔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세계 경제도 침체 일색이고 철강재의 세계적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어 수출물량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성장한 중국이 세계 수출 시장에서 만만치 않은 경쟁자로 부상한 것도 부정적 요인이다.
따라서 수출도 과거처럼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역시 우리 철강업체들은 수출 시장 개척과 물량 확보에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번에는 ‘고수익 강종 위주의 수출’과 ‘수출지역 다변화’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미 강관사들은 물론 전기로 제강사, 특수강업계, 선재업계 등이 수출을 통해 이익 확보와 위기 극복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높아진 환율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기 극복을 위해, 또 그것을 기회로 만들고자 철강업체들의 수출은 계속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정부나 업계의 지원과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