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노조와 경쟁력·동반성장?

세계 최강 노조와 경쟁력·동반성장?

  • 철강
  • 승인 2012.09.1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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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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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 경제지인 일본경제신문(Nikkei) 인터넷판 속보 창의 9월 10일 오전 탑(Top) 기사가 눈에 크게 들어왔다.

  ‘세계 최강 노조에 완패, 한국 현대자동차에 감도는 암운(暗雲)’

  독도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일본과의 외교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껄끄러운 가운데 일본 신문의 이러한 뉴스 제목은 그야말로 자극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많은 표현이 가능할 텐데 굳이 ‘세계 최강 노조’, 그리고 ‘감도는 암운’이란 기사 제목은 아무래도 지나친 표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사실만은 있는 그대로가 아닌가 생각된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지난 4일 오랜 협상 끝에 올해 임금인상안을 타결했다. 대폭의 임금 인상은 차치하더라도 주간 연속 2교대를 실시키로 하고 심야 근로도 폐지했다. 이를 두고 국내 모 일간지는 현대자동차 국내 공장의 생산성이 해외 공장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는데 앞으로 국내 공장 생산성은 더욱 낮아지게 됐다고 우려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현재 국내 공장의 HPV(자동차 한 대 만드는 데 투입된 근로시간)는 지난해 31.3시간이었는데 반해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HPV는 14.6시간에 불과하고 베이징현대도 19.5시간이라고 전하면서 이 차이가 점점 벌어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 공장의 생산성이 낮은 이유에 대해 “우리는 비(非)생산 특근에 라인배치까지 노조가 간섭하고, 안전 품질 문제가 발생하면 노사 협의가 완료될 때까지 설비 가동을 중단시키는 등 비효율적 요소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몇 년간 세계적 경기 침체 속에서도 전자산업과 함께 우리 산업과 경제를 견인하는 대단한 역할을 해왔다. 이런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이 노조와의 무리한 협상 때문에 점차 나락으로 떨어진다면 우리 경제의 미래는 지극히 어두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편, 국내 자동차 협력업체들에 대한 과도한 납품가격 할인(DC) 요구가 계속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의 중재와 동반성장 정책에도 거의 일방적인 DC로 전자와 자동차 부품기업들은 아사(餓死) 직전이라고 울부짖고 있다. 철강재를 공급하는 철강업체들, 특히 중소 유통가공업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럼에도, 올해 또다시 현대차는 10%가 넘는 DC를 연초까지 소급해서 적용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했다는 소문이다. 그야말로 동반성장은 물 건너간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현대차 노조의 대폭의 임금인상과 근로조건의 파격적인 조정 소식에 이어 나온 국내 공장의 낮은 생산성, 그리고 협력업체들에 대한 과도한 DC 요구는 묘한 대비를 이루게 된다. 그야말로 수많은 중소기업과 그 근로자들의 피땀으로 자신들의 배만 불려 점점 비만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결론적으로 현대차 노조의 끝없이 계속되는 요구와 이에 별 대안 없이 끌려가는 회사, 이대로 가서는 국내 자동차산업, 나아가 제조업의 미래는 그야말로 Nikkei의 기사대로 암운(暗雲)이 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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