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의 적 ‘철근 깡’을 막아라

내부의 적 ‘철근 깡’을 막아라

  • 철강
  • 승인 2013.03.1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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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광영 ky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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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영 기자
  지난 4일 전국 주요 철근대리점 21개사가 전국철근대리점협회 창립 준비를 위한 모임을 했다.

  이날 창립준비위원장에 선임된 더부자원 이재권 대표에 따르면 가장 큰 사안은 고의 부도업체와 철근 깡 업체를 잡아내고 이를 근절하는 것이다.

  고의 부도업체는 일명 ‘기획자’다. 기획자는 제강사 및 동종 대리점으로부터 여신 금액을 탈취할 목적으로 매출액을 부풀리는 업체다. 최종 목표가 상행위에 따른 이익 실현이 아니라 부도기획이기 때문에 철근 깡 업체에 저가 판매를 통해 매출을 올리는 것에 집중한다. 저가판매에 따른 손실은 기획 부도액에 포함된다.

  또한 철근깡업체는 ‘협조자’다. 곤궁함을 겪는 기획자의 철근을 저가로 매입하는 업체다. 기획자가 부도를 낼 것을 인식하고 기존 어음가격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매입해 언제든지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저가물량을 시장에 내놓아 부당이득을 챙기는 것이다.

  결국, 저가 물량의 난입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공정한 경쟁을 하는 대리점이 피해를 보게 되며 제강사 역시 티는 안 나지만 연 2,400억원(수요 800만톤·3만원 하락 시)에 달하는 피해를 본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철근 깡 근절을 위해 최소 2명의 상근 인력을 배치해 업체별 송장을 확인하고 이를 추적하는 방법으로 고의 부도업체 및 저가 철근에 대한 출처를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대리점협회가 내놓은 방안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지적한다.
먼저 철근 깡 업체가 파는 저가 물량을 일부 대리점들이 매입하지 못하도록 강제한다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제강사가 대리점별로 발송한 송장을 대리점협회 권한으로 수집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같은 규격의 제품이라도 대리점이 각 제강사마다 결제하는 금액이 다른 것은 물론이며 제강사 입장에서도 대리점별로 뿌리는 가격이 다르므로 송장 공개는 업계의 가장 민감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현재로선 대리점협회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하지만 협회 창립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는 것이다. 제강사 역시 대리점협회의 방안을 안 된다고만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대리점과 제강사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대책을 지속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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