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円低) 공습, 철강업계도 예외 아니다

엔저(円低) 공습, 철강업계도 예외 아니다

  • 철강
  • 승인 2013.05.2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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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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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이후 본격화한  일본의 엔저(円低) 영향이 바야흐로 철강산업에도 확산되고 있다.
경기 침체로 가동률 확보는 물론 수익성 저하로 어려움을 겪었던 일본 철강업계는 오랜만에 경기 회복과 더불어 공격적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달 초 일본 정부가 발표한 2분기 철강 생산계획은 2,758만톤으로 전분기 대비 3.6% 늘어나 4분기 연속 증가를 예상했다. 경제산업성은 4월 초 발표한 수요 예측보다 무려 120만톤 초과할 것으로, 건설산업 수요 확대로 인한 보통강 생산 증가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2분기 철강재 수출 역시 2011년 이후 4분기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슷한 시기 일본철강연맹(JISF, Japan Iron and Steel Federation) 역시 정부의 경기 부양책 영향으로 향후 철강재 생산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 건설 시장의 회복을 전망했으며 자동차, 조선 등 수요산업 역시 엔저에 따른 수출 증가로 성장을 점쳤다.

  일본의 2012년(회계년도 기준, 2012년 4월~2013년 3월) 조강 생산량은 전년 대비 0.8% 증가한 1억730만톤, 철강재 수출은 무려 9.6% 증가한 4,342만톤으로 집계된 바 있다. 올해 일본의 철강 생산과 수출은 이 기록을 또 다시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철강업계가 중국발(發)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중국 등 일부 신흥 성장국을 제외한 모든 철강국들의 생산량은 감소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선진국이자 오랜 기간 움츠렸던 일본의 철강 생산 및 수출 증가는 그야말로 예외적인 일이다.

  그런데 이번 일본의 인위적 엔화 환율 조정은 이미 ‘엔저(円低) 공습’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우리에게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국내 철강산업의 경우에도 철강 자체보다도 수요산업의 경쟁력 약화가 철강 수요 감소로 이어져 내수는 물론 수출의 걸림돌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한편 지난 14일 열렸던 ‘제14차 한일민관철강협의회’에서 양국은 글로벌 공급 과잉 해소 방안을 적극 논의하고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동남아 철강시장에 대한 무리한 투자 및 판매로 레드오션화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일본은 이미 내부적으로 경기 회복에 따른 철강 증산 및 수출 확대를 정부나 업계 모두 당연시 하는 분위기다. 동남아 지역에 대한 투자도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국제적 입장과 자국의 실제 행동은 일치하지 않고 있다. 물론 중국도 비슷한 입장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상(理想)과 원칙(原則)은 멀고 실리(實利)는 가까운 국제 사회의, 특히 한·중·일의 표리부동(表裏不同)한 관계가 이번에도 재현될 것이 분명하다.

  결국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의 능력과 노력뿐임을 우리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 국내 시장에 대한 방어막을 좀 더 강화하는 한편, 경쟁력 확보와 치밀한 마케팅 전략만이 ‘중국발 공급 과잉’과 ‘엔저 공습’을 극복하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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