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연 제조사가 큰 소리 칠 곳은?

냉연 제조사가 큰 소리 칠 곳은?

  • 철강
  • 승인 2013.06.0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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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문수호 shmo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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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수호 기자
  냉연 제조업체들이 험난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철강업체라면 어디든 어렵지 않은 곳이 있을까 싶지만 유독 냉연 제조업체들의 최근 모습은 초라하게만 보인다.

  냉연 제조업체들의 최근 행색을 비교하자면 마치 축구공 같다. 여기서 차이고 저기서 차이는 공 마냥  ‘을’의 입장에서 갑을 최대한 예우해 주기 바쁘다. 여기서 갑이란 참으로 다양하다.

  자동차 및 가전사 등 슈퍼 갑으로 불리는 대형 실수요 고객들은 물론 월 수백톤을 가져가는 중소 실수요 고객들도 이젠 과거와 달리 기세가 등등하다. 언제든 갈아탈 수 있다는 생각을 보이며 오랜 관계를 위협하고 있다.

  유통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냉연 제조업체들이 자사 지정 스틸 서비스센터에도 큰 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들도 입장은 마찬가지다. 시중에 가격이 싼 코일들이 널려 있는데 굳이 비싼 자사 제품을 사용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냉연 제조업체 영업사원들이 대형 실수요 고객을 제외한 모든 고객들에게 순순히 휘둘리지는 않겠지만 과거와 같이 물량을 무기 삼아 콧대 세우던 시절은 이미 신기루가 된 지 오래다.

  그나마 최근 열연강판 등 원자재 수급 면에 있어서는 과거보다 입김이 강해진 것이 사실이다. 일본 고로 업체들과의 협상이나 국내 열연 생산 업체와의 협상에서도 과거만큼 끌려다니지는 않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정작 냉연 제조업체에서 큰 소리 칠 곳은 정부다. 물론 대한민국 기업들이 정부에 큰 소리 치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국내 산업 육성 및 보호 등 자신의 권리를 지켜야 하지 않을까?

  국내 냉연 판재류 시장이 조금 과장을 보태 중국 내수 시장화될 위기에 있는데 정부에서 손 놓고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의 행태는 너무나도 무책임한 것 같다.

  무작정 수입을 규제하는 것이 아닌 정당한 규격 체제 확립과 일부 저품질 제품에 대한 제재는 충분히 국내 업체들이 정부에 목소리 높일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신수요 개발 등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는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기에 당연히 해야겠지만 정당한 권리 찾기에도 힘을 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부에 업계가 힘을 모아 정당한 처사를 요구하는 것은 담합이 아닌 냉연 업계의 권리이고 정부의 의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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