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과 가정의 부채 문제가 향후 1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원금과 이자를 갚는 데 사용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막대한 부채가 경제와 사회에 큰 부담이 되고 있으며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GDP 대비 기업 및 가계 부채비율이 2008년의 117%에서 지난해 말에는 170%로 높아졌다. 지난해 말 미국의 비율이 157%였음을 감안하면 부채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
부채 증가보다 더 큰 문제는 채무상환 부담이다. BIS는 “현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6월 평균치인 6.9%를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중국 기업과 가정은 향후 10년 동안 현 GDP의 3분의 1을 이자와 원금 상환에 써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21%보다 높다.
중국발 금융위기의 원인이 채무증가 때문이라는 예측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최근 중국 기업 중 과잉생산 업종의 경우에는 하루 대출로 겨우 연명하는 사례도 있다.
중국 신용평가기관인 다궁국제자신평가기관에 따르면 국영 철강업체인 서우강그룹은 신규대출로 과거 대출 이자를 갚는 상황이며 철강, 알루미늄 제련, 시멘트 업종 기업들의 순부채는 순이익의 30배를 넘는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중국의 부채 문제를 지적했다. 중국 인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정부와 기업, 가계의 총부채가 2008년 GDP 대비 130%선이었지만 지금은 200%로 높아졌다. FT는 “역사적으로 아르헨티나부터 한국에 이르기까지 부채가 빠르게 증가한 국가들은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FT는 특히 지방정부 부채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FT는 “지방정부 부채가 중국 경제성장률을 주저앉힐 것”이라며 “도시가 파산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