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뚜껑 까봐야 알 수 있다
예상한 대로다. FOMC는 양적 완화 조치 규모를 유지하기로 결정했고, 가격은 급등했다. 덕분에 가격은 다시 구름대 위로 올라올 수 있었다.
당분간 테이퍼링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역으로 이젠 미국 지표가 나쁘면, 이전처럼 가격이 오르는 호재로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있는 그대로 악재는 악재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제 남은 건 중국과 공급과잉이다.
가격이 올라왔지만, 또 올라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상황이 녹녹하지 않다. 현 상황에서 미국이 내놓을 호재는 없다. 시장의 관심은 다시 중국으로 쏠릴 것이다.
일단, 중국은 나쁘지 않다. 중국 경제만 놓고 볼 때 중국은 예상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3분기 경상수지도 397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예전 중국이 경착륙 가능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조차 무색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문제는 중국 내 전기동 공급과잉 우려다.
내년에도 중국내 수요가 증가하지만, 시장의 공급을 커버할 수준은 아니다. 거기에 중국 내 전기동 생산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앞으로 중국의 전기동 수입을 감소시키며 시장의 공급과잉 우려를 심화시킬 것으로 본다.
내년 전기동 가격 전망이 좋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오를 이유가 없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11월 3중 전회로 쏠릴 것이다. 알다시피 오는 11월 9일부터 12일까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다. 지난해 말 중국 지도부 교체 후 3번째 열린다고 해서 3중전회로 불리는 공산당 전체회의에서는 200명의 중앙위원들이 시진핑 체제 하의 앞으로 10년간 경제개혁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수출과 투자에 의존하는 경제성장 모델에서 탈피, 소비 중심적 성장전략을 추진이라고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성장세는 이전 대비 둔화하겠지만 더욱 지속 가능한 경제 확장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알다시피 현재 중국 당국이 제시한 연 7.5%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20년래 가장 낮은 연간 성장률이다.
만약, 이처럼 중국 당국이 내수 부양에 힘을 쓴다면 앞으로 전기동 소비가 무조건 부정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본다. 앞으로 중국 전기동 수요가 예상을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전일에도 시진핑 주석은 거주용 주택을 위한 용지 공급을 늘리고 보급형 주택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앞으로 전기동 수요 증가에 매우 긍정적인 소식이다.
그렇다면, 현 상황에서 전기동 재고 감소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특히, 재고 감소의 대부분이 중국과 인접한 Johor(말레이시아)라는 점을 말이다. 일단 이는 중국으로 향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얼마 전까지 감소세를 보였던 보세창고 재고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 때문이다. 8월까지 감소하던 재고가 9월 들어 증가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첫째로 높은 이자율을 피하기 위한 차선책으로 창고 파이낸싱 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둘째로 앞으로 수요 증가를 대비한 중국 내 전기동 비축 가능성이 있다.
일단, 현 상황에서 가장 가능성이 큰 건 첫 번째일 것 같다. 창고 파이낸싱 딜이 증가해 LME 재고가 감소했고, 보세창고 재고가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중국 당국의 정책적 움직임을 고려하면, 얘기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물론, 판단은 뚜껑을 열어본 뒤에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전일 급등으로 다시 구름대 상단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다시 빠지더라도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 분위기는 일단 좋아졌지만, 맘놓고 상승할 정도는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 다시 밀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전기동 예상레인지: 7,080~7,430달러
Gold
금은 변동성 장세 끝에 하락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는 이날 정책회의 성명을 통해 시장의 예상대로 채권 매입 부양책을 현재 상태로 유지한다고 밝혔을 뿐 서프라이즈를 내놓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연준 성명 발표 후 금에 대한 차익 실현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