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놈 잘한다고 오를 가격이 아니다?
중국 덕분일까? 가격은 상승을 이어갔다. 지난 8일 전기동 가격은 전일 대비 20.5달러 상승한 7,158.5을 기록했다.
지난주 발표된 중국의 수입 결과가 시장 예상보다 좋았다. 중국의 10월 구리 수입은 18개월래 최고였던 전월보다는 11.2%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26.4% 급증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10월에 장기 연휴 기간이 있었음에도 9월 대비 소폭 하락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거기에, 중국의 3중전회에 대한 기대도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구리 스크랩과 알루미늄 수입은 감소했다. 반면, 알루미나 수입은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다만, 달러 강세가 상승 폭을 제한했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10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16.3만명)대비 20.4만명 증가해 예상(+12만명)을 웃돌았다. 이로 인해 시장의 테이퍼링 우려는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다.
결국, 중국이 잘해도 미국이 안 도와주면 큰 변화는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 한 놈 잘한다고 크게 오를 가격이 아닌 것 같다.
-전기동 예상레인지: 7,080~7,430달러
LME 창고 규제의 득과 실
갑작스런 발표에 시장은 약간 당황한 것 같다. 물론, LME가 새로운 창고 규정을 시행할 것이란 건 거의 기정 사실이었기 때문에 규정 발표 자체는 크게 놀라울 일이 아니다.
놀라운 건 내용이다. 기존 100일 이상 대기기간 창고에서 50일 이상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거기에 달라진 세부 내용까지 본다면, LME 발표는 ‘서프라이즈’다.
일단, 새로운 LME 창규 규정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안의 입법(인도 지연 기준 시일 50일 등)
•도를 넘은 대기열에 대한 조사 및 행동권 강화
•물류적 검토
•창고 계약 법률적 검토
•Steel에 대한 별도의 반출률
•보관료(rents) / FOTs(Free on truck*)에 관한 3단 제한
•데이터의 투명성
•트레이더들의 책무 투명성
•프리미엄 헤지 조사와 관련 솔루션
•실물시장위원회 창설과 진행 중인 반기 검토
•모범 정보 보호 정책, 대기열 보관료 제한권 사정
새로운 창고 규정의 변화 중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는 규정이 적용되는 창고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기존 대기 기간이 100일 이상인 창고에서 50일 이상인 창고로 더 강화됐다.
거기에 일일 반출 요구량도 반입량에 따라 반출량이 증가하는 식으로 바뀌었다(최소반출량=현 반출 요구량+(현 반출 요구량을 초과하는 반입량)+(0.5ⅹ현 반출 수준까지의 반입량). 결국, 대상 창고들은 무조건 반입량보다 반출량이 많아지게 됐다.
그렇다고 해도 재고가 너무 많다. 특히, 알루미늄 재고가 그렇다. 결국, 대기 기간을 50일 수준까지 줄이는 건 상당한 기일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 알다시피 알루미늄은 비철 중 재고가 제일 높고, 재고의 90% 이상이 파이낸싱 딜에 묶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50일 수준을 맞추기 위해 장기간 재고가 풀리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재고가 풀리면서 그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알루미늄 현물 프리미엄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재 알루미늄 가격 수준이다. 가격만 놓고 볼 때 판매하면 할수록 손해였고, 이를 메워준 게 프리미엄이었다.
프리미엄이 하락세를 나타내면 생산 이윤을 채워준 한 축이 사라진다. 이미 창고 규정 발표 전부터 일부 소규모 제련소들의 가동 중단 및 폐쇄가 시작됐다. 물론, 중국은 여전히 낮은 생산원가로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중국을 제외한 지역의 생산량은 올해부터 공급 부족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기에 LME가 기름을 붓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Barclays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내년에 중국을 제외한 지역의 알루미늄 공급 부족 상황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하락 속도를 가격의 상승 속도가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보았다.
결국, 프리미엄 하락에 따란 제련소들의 가동 중단과 폐쇄가 심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새로운 LME 창고 규정은 시장을 왜곡할 가능성이 크다. 바로 파이낸싱 딜 때문이다. 저금리와 콘탱고(Contango) 상황이 지속되면 파이낸싱 딜도 꾸준히 증가하거나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LME 등록 창고들은 50일을 맞추기 위해서 신규 반입량을 제한할 것이다. 결국, 투자자들은 다른 창고를 찾을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이로 인해 시장의 수급 상황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은 규제로 묶인 재고가 풀리고 프리미엄이 하락하면, 재고가 필요한 실수요자에겐 긍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가격은 생산 이윤을 맞추기 위해 점차 오를 수밖에 없지만, 왜곡된 수급시장은 쉽게 파악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앞으로 이에 따른 가격 왜곡 현상이 시장에 더욱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