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디스플레이 산업은 수출 부진 지속
우리 10대 주력 산업은 올 하반기 이후 완만하나마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철강과 디스플레이 산업 등은 하반기에도 수출 부진이 예상됐다.
산업연구원(KIET) 성장동력산업연구실은 최근 '경기, 되살아나는가?- 주력 업종별 경기 동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전망을 내놨다.

KIET는 보고서에서 "최근 국내 실물경기는 GDP 성장률이나 수출 추이 등을 고려할 때 회복세로 평가할 수 있으나 아직도 일부 지표는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회복의 강도는 취약한 편"이라면서 "제조업 총수출이나 일부 업종의 생산은 올해 들어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으나 제조업 전체 생산이나 가동률 등은 아직도 뚜렷한 회복 추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IET는 특히 "전체적으로나 업종별로 볼 때 대체로 제조업 생산과 수출 간의 회복 속도에 괴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10대 주력 업종의 경우 수출은 최근 들어 증가세로 전환한 업종이 많이 늘어난 반면, 생산은 여전히 감소세를 이어가는 업종이 많았기 때문이다.
KIET는 "이런 양상은 수출 회복이 최근의 제조업 경기 회복을 주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그러나 수출 회복세가 그다지 강한 편이 아니어서 아직 내수까지 충분히 확산되지 못함에 따라 수출과 생산 간의 회복에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10대 주력 업종의 업종별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최근 수출을 중심으로 조금씩 회복세로 돌아서는 업종이 확대되고 있다. 작년 같은 시기에 10대 주력 업종 중 생산과 수출이 모두 감소한 업종이 많았던 것에 반해, 올해 10월 초 기준으로는 대다수 업종에서 수출이 증가세를 되찾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두드러진 업종은 IT 부품과 석유화학으로, 이들 업종은 올해 상반기 동안 생산과 수출 모두 호조나 회복세를 보였다.
한편, 자동차, 섬유, 가전, 무선통신기기, 조선 등 상당수 업종은 상반기에 수출은 회복세로 돌아선 반면 내수 부진으로 생산 감소가 이어지는 양상이었다. 특히 철강과 섬유, 일반기계는 생산과 수출이 모두 부진했다. 철강은 공급과잉·유통 재고 확대에 따른 국제가격 약세, 엔저 영향, 중국 철강 수요 부진으로 많이 감소했고, 생산 역시 국내 투자 부진, 가동률 조정 및 설비 합리화 영향으로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고 KIET는 전했다.
끝으로 KIET는 하반기 이후에는 완만하나마 국내외 경기 회복세를 반영해 주력 업종에서도 수출과 생산 모두 증가세로 돌아서는 업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수출 회복이 경기 회복을 주도해 올해 하반기나 내년에는 대부분 주력 업종이 수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반도체, 가전, 조선은 올해 하반기에 두자릿수의 높은 수출 증가가 예상됐다. 석유화학, 무선통신기기도 하반기 수출이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철강과 디스플레이는 하반기에도 수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KIET는 철강은 국제적인 시황 부진과 공급과잉으로 2014년까지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