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의 해외 일관제철소 건설 의미

40년 만의 해외 일관제철소 건설 의미

  • 철강
  • 승인 2013.12.2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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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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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23일, 포스코가 인도네시아에 연산 300만톤 규모의 용광로 방식 일관제철소 건설을 완료하고 화입식을 가졌다. 대한민국 철강업계가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 날이다.

  사실 철강산업은 태생이 군수산업의 성격이 강하고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다 보니 해외에 상공정, 다시 말해 용광로 등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것은 금기시 되어 왔다. 물론 얼마 전부터 이런 금기가 상당히 약화됐지만 아직도 철강업체들의 해외투자는 하공정이 대부분이다.

  동남아 등에 비교적 많은 해외투자를 해온 일본의 경우도 모두 하공정에 집중돼 있다. 물론 예외적으로 포스코의 중국 STS(스테인리스) 일관공장인 장가항포스코가 있지만 이는 전기로 방식이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용광로 방식의 진정한 일관제철소 해외 건설은 이번 크라카타우포스코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용광로 방식의 일관제철소 기술이 처음으로 해외 이전된 것이 바로 포항제철소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후반부터 산업화를 위해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했지만 세계 어느 나라도 자본은 물론 기술 이전조차 해주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박정희 대통령과 박태준 포스코 회장은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자본을 마련하고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았다. 일본의 도움이 없었으면 솔직히 현재의 우리 철강산업은 태동조차 어려웠다고 보는 것이 맞다.

  여하튼 세계 최초로 일관제철소 기술을 해외에서 이전받아 용광로를 가동시킨 것이 지난 1973년의 일이다. 그로부터 꼭 4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인도네시아에 일관제철 기술과 자본을 투입해 동남아 최초의 일관제철소를 가동하기에 이르렀다.

  크라카타우포스코 제철소는 인도네시아 국영 크라카타우스틸과 포스코가 3대 7 비율로 합작했다.
포스코의 자본이 70%나 들어갔다는 이야기다. 특히 이번 일관제철소 사업에는 포스코의 건설, 발전, IT 등 각 분야의 역량이 총 집결되는 등 순수 포스코의 능력으로 이뤄졌다는 측면에서 그야말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일이다.

  또 생산 및 설비 운영도 국내 인력이 대부분 주도하여 순수 우리의 자본과 기술로 해외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고 가동하게된 세계 철강업계에서 유례없는 일을 처음으로 해낸 것이다. 또한 인구 2억5천만명의 거대시장으로 연평균 6%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큰 시장에서 포스코는 안정적인 생산, 판매기지를 구축하는 성과도 거두게 될 전망이다. 나아가 포스코는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를 연결하는 철강 벨트를 완성하고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글로벌 전략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계 철강업계가 모두 엄두를 내지 못한 일을 우리는 계획하고 추진해서 현실화시켰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자부심을 가져도 될 일임에 분명하다. 특히 초유의 공급 과잉 시대에 해외투자 제철소는 새로운 매출과 수익 사업이자 무역마찰 차단 등 안전판 역할까지 기대된다.

  다만 근래들어 일부 해외투자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이 국내로 유입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고 있다.
본연의 투자 목적을 살리고 국내 수급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보다 더 완벽한 마케팅 전략이 크라카타우포스코에도 요구되는 이유다.

  여하튼 해외 일관제철소 투자와 가동의 성공 여부는 이제부터 본격 관심을 끌게 될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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