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특집 - 좌담회) 저성장시대, 지속가능경영 방안은?

(신년기획특집 - 좌담회) 저성장시대, 지속가능경영 방안은?

  • 철강
  • 승인 2014.01.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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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차종혁 jhcha@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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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저수익, 철강업계도 피해갈 수 없는 현실
'고객가치'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에 주안점 둬야
올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한-중FTA 체결
주요 수출지역인 동남아 시장 돌파 중요 과제
환율·금리 급변 가능성 높아‥철강社 선제적 대응 필요

  한국철강신문 정하영 편집국장(이하 사회) : 2013년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는데 2014년 철강산업이 처해있는 환경과 숙제들을 살펴보고 어떤 부분을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할지 점검해보는 시간을 갖겠다. 전체적으로 경제상황, 수요산업, 철강산업 전망 등을 정리한 후 이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 판단되는 수익성 부분을 점검해보고자 한다. 과거 철강업계는 여러 제조업 중 가장 높은 매출액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나 지금은 예전같지 않다. 2014년에는 수익성 회복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여겨진다.
  우선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산업경제연구실장으로부터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대한 얘기를 듣겠다.

▲ 본지는 지난 2013년 12월 24일 서울시 서초구 한국철강신문 회의실에서 '저성장시대, 지속가능경영 방안'을 주제로 신년특집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IBK투자증권 박병칠 수석연구원, 현대제철 김경식 이사, 포스코경영연구소 신현곤 상무, 한국철강신문 정하영 편집국장(사회),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산업경제연구실장, 세아제강 김동규 이사가 참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산업경제연구실장 : 우선 전반적인 경제상황에 대해 점검해보겠다. 2013년 경제성장률은 1분기에는 전년대비 1%대에서 3분기에 3%대로 올라섰다. 경제연구소별로 다르긴 하지만 잠재경제성장률 3%대 중후반을 평균적으로 보는데 3분기에 3%대까지 올랐기 때문에 4분기부터 지표상으로 경제가 좋아질 것으로 보고 상승세가 2014년까지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수와 수출로 나눠서 동향을 볼 때 2013년 상반기에는 전년동기 대비 제로성장 수준이다. 3분기에는 3% 내외, 4분기에 7~8%를 기록해서 수출 경기는 좋아지는 모습이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 등 개도국은 아니고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내수는 설비투자, 민간소비 등 여전히 부진하다. 최근에 건설 경기가 상당히 반등했는데 수주쪽이 예상외로 10월에 많이 올라섰는데 대부분 부산 등 일부 지역 대규모 아파트 수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일시적일 수 있기 때문에 건설투자는 아직 지표상으로는 좋으나 전반적으로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산업동향은 내수가 좋지 않다보니 서비스업은 좋지 않고, 제조업도 생산증가율은 높아지고 있으나 재고 출하 사이클로는 아직 부진하다. 재고는 높고 출하는 좋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서 바라본 내용을 중심으로 2014년도 세계경제 전망을 살펴보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에는 중국의 내수경기 부양책 등 개도국이 경제성장을 견인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2014년에는 개도국보다는 선진국이 세계 경제를 이끌어가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다. 다만 이전에 개도국이 견인했던 만큼은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성장에 대해 IMF는 7.3%로 전망했고, OECD는 8% 수준으로 더 좋게 보고 있다.
  2014년 한국경제 전망은 시각이 두 가지다. 내수가 끌고 가 것이냐 수출이 끌고갈 것이냐인데 한국은행은 내수가 끌고 갈 것으로 보고 있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수출이 끌고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이 장기간 침체됐고, 우리나라 제조업체 수준이 업그레이드 됐기 때문에 우리나라 제조업의 성장이 수출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
  다만 수출에 걸림돌이 된다면 차이나 리스크 정도로 본다.
  한 가지 요인은 우리나라의 수출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수출이 내수보다 먼저 선행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경제의 특성상 수출이 견인할 것으로 본다.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국책 연구기관이나 민간이나 다 비슷한 수준인 3.8% 정도의 평균적인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 : 이번엔 IBK 박병철 수석연구위원이 철강산업과 연계해서 경제 전반을 진단해주길 바란다.

  IBK투자증권 박병칠 수석연구원 : 수요 측면에서 경제 성장의 축이 이머징(Emerging)에서 선진국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수이자 부정적 요인이라고 본다. 이머징 국가들의 경우 통상 개발/투자 주도의 성장 전략을 취해온 만큼 소재의 소비 유발력이 높다. 세계 철강 소비 가운데 BRICS 점유율이 00년 25%에서 12년 56%로 상승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금융 위기를 기점으로 기존 성장 전략의 한계, 자본 유입 축소 영파로 이머징의 성장 동력은 약해졌다. 경기 부양 여력의 축소, 미 출구 전략과 자금 유출 가능성을 감안하면 당분간 이머징/개도국의 저성장세는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중국의 경우 신정부의 정책 기조가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소비 주도의 성장이다. 디레버리징은 기존 과잉 유동성의 회수, 그리고 지방 정부를 필두로 한 경제내 부채 축소 등을 기본 목표로 하고 있다. M2는 11월말 108조위안으로 08년대비 2.3배 늘어나 13년 예상 명목GDP의 2배에 근접한다. 지방정부 부채는 같은 기간 5.6조위안에서 20조위안으로 증가했다. 일시적인 유동성 확대가 있다고 해도 기본 방향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고정자산투자, 부동산 개발 등 높은 철강 소비 증가를 견인해 온 동력의 약화가 예상된다.
  특히 우리 기업들의 경영 측면에서는 미 출구 전략 개시와 이머징 마켓의 자금 이탈 등이 유발할 금융 환경의 부정적 여파가 우려된다. 금리의 경우 미국의 시장 금리는 올라선지 이미 오래되었고, 최근 국내 금리의 동반 상승 가능성이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다. 연초 1%후반대에 머물던 미 10년 국채금리는 연말 3%를 넘어섰다. 기업 입장에서 볼 때 14년에는 금리 변동에 대해 특히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으로 본다.
  이와 더불어 유동성을 확보 측면에서도 쉽지 않은 환경이 예상된다. 기존 건설 관련 자산의 부실화에 최근 기업 구조조정 진행으로 은행권의 부실 자산이 더욱 늘어나면서 유동성 공급 여력이 축소되었다. 자산 확대 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특히 치중하는 모습이다. 금리 자체가 올라가는 것도 위험 요인이나 기업들의 자금 조달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에 이어 환율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최근 목격하는 바와 같이 국내 원화의 가치는 지속 상승중이다. 다른 이머징 통화나 엔화의 가치 하락에 견주어 보면 판이한 양상이다. 특히 엔화대비 원화의 상대 가치가 철강에 가장 중요한 변수일텐데, 무역 수지 등 환율 결정 요인 고려시 현재의 엔화 대비 가치 절상 기조가 변화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경상수지는 700억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보이고 14년에서 450억달러의 흑자가 예상된다. 반면, 일본의 경우 에너지원 수입이 늘어나면서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08년전 경험했던 1,000원/100엔이라는 상대 가치가 14년에도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경제연구기관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사회 : 이어서 포스코경영연구소 신현곤 철강전략연구센터장이 철강산업 전망을 수요산업과 연결지어서 정리해 주셨으면 한다.

  포스코경영연구소 신현곤 상무(철강전략연구센터장) : 국내외 경제의 큰 흐름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한 분들과 유사하게 보고 있다. 조금 더 구조적 측면에서 본다면, 단기적으로 국제경제는 미국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유럽은 마이너스 성장세에서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서고 있으며, 일본 또한 아베노믹스 효과를 일부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머징 마켓이 그간 세계경제를 견인해 왔다면 이제는 선진국 중심의 견인이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견인력이 과거의 이머징 마켓에 비해 떨어진다. 결국 앞으로 5년여 간은 성장세가 더딜 것으로 본다. 단기 회복 조짐은 있으나 큰 기대를 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출구전략, 이머징마켓의 유동성 문제 등이 2014년 회복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또 하나는 국내 경제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수출의존도에 있어 세계 탑클래스로 2013년 최대의 무역흑자를 올렸다. 2014년에도 이 추세가 지속은 되겠으나 수출기업의 채산성 문제는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본다. 게다가 각국이 어렵다보니 보호주의를 강화하고 있어 이런 측면에서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전망이다.
수요산업별로 봐도 철강 수요산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설산업은 국내시장이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건설업체들은 해외에서 해답을 찾고자 하는데, 해외는 해외대로 과잉경쟁 속에 수익성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로 인해 국내 건설업체들은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조선산업은 최근 어느 정도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긴 하다. 그러나 2013년 수주는 2012년에 비해 2배 증가했으나 건조량은 2013년에도 전년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한 것으로 보인다. 2008년에 비해서는 40%나 감소했다. 2014년 건조량도 2013년 대비 17% 줄어들 것으로 본다. 수주량은 늘겠지만 건조량은 줄어들 전망이다. 철강재 수요산업 입장에서 보면 조선산업도 과거의 수요견인력을 유지하기가 힘들 것으로 본다.
  가전은 생산기지 자체를 해외로 옮기고 있기 때문에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자동차산업도 2014년에 회복을 기대하고는 있으나 수요 회복 측면에서 보면 근본적으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전체적으로 철강 수요산업은 회복이 기대되나 예전과 같은 힘을 발휘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

  사회 : 2014년에 경제가 성장하긴 하겠지만 문제는 철강과 직접적인 수요산업은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본다. 결국 철강 산업의 수요 자체가 크게 늘어나길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이제부터 실제 2013년 철강산업 현황을 어떻게 느꼈고 2014년은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듣고자 한다.

  현대제철 김경식 이사 : 수익성 악화는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업체 어디나 고민하는 문제라고 본다. 일부 강관업체와 특수강은 그나마 낫다고는 하나 안 좋은 트랜드인건 다 마찬가지인 듯하다.
이는 세 가지 이유로 본다. 첫째는 최근 수년간 지속된 문제로 수입철강재에 의한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2012년 기준 WSA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철강의 수입비중은 37.7%에 달한다. 중국은 2.1%, 일본은 9% 에 불과하다. 근본적으로 제도적, 문화적 요인도 있으나 수입철강재가 이렇게 많이 들어와서 국내 수익성 기반을 무너트린 게 가장 큰 문제다.
  두 번째로 수출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났다. 2000년 이후 2013년까지 우리나라의 조강생산량을 보면 필요 이상으로 크게 늘어났다. 결국 이를 해소하기 위해 수출을 할 수밖에 없었고, 수출 비중이 높아지게 됐다. 수출 비중이 높아지다 보니 현재 수출은 한계이익을 넘기지 못하는 수준이 됐다. 결국 비정상적인 과잉 투자로 스스로 발목을 잡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세 번째로 환율이다. 수출은 자꾸 늘어나는데 환율은 절상되니 문제다. 신일철, JFE 등은 2013년 영업이익률이 전년대비 1~2% 늘어났다. 이들 업체도 수출 비중이 50% 인데 엔저 덕에 좋아졌다. 그러나 우리는 수출은 늘어나는데 원화가 절상되니 해외 시장에서 일본과 부딪혔을 때 더 힘들어진다.
높은 수입 비중, 과잉투자에 따른 수출확대, 환율 문제 등 세 가지 요인은 앞으로 개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2014년에도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본다. 

  사회 : 세아제강은 2013년에 많은 이슈가 있었는데 2013년 한 해를 평가한다면?

  세아제강 김동규 이사 : 우리 회사는 1960년에 창립해서 50년이 넘었는데 올해 큰 이슈들이 있었다. 25년만에 유례없는 파업으로 2개월간 혼란스러웠다. 연말에는 AD제소 등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파업 문제는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총으로 갔다가 다시 다 나오는 급격한 변동을 겪었다. 우리는 파이프를 위주로 하니 과거의 패턴을 보면 김경식 이사가 언급한대로 내수는 한계가 왔다. 파이프만 보면 2012년 기준 566만톤 생산을 했다. 구조적인 문제는 나중에 집겠지만 국내 강관 메이커가 200개사 정도에 생산능력이 1,150만톤이다. 이런 상황이면 즉 566만톤은 공급능력의 절반 수준이다. 가동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공급과잉 시장이다. 내수시장은 별로 변동이 없다보니 결국 수출로 돌파구를 찾아야하는 상황인데 2013년까지는 수출이 어느 정도 견인해 왔으나 2014년은 환율이 뒷받침이 안 되니 우려된다.
  또한 2014년에는 엔, 달러 모두가 문제니 순풍은 불지 않고 역풍이 불 것으로 본다. 게다가 AD제소로 인해 2014년에는 더욱 힘든 한해가 될 것으로 본다.

  사회 : 국내 철강시장이 공급과잉인 상황에서 수입재까지 들어오고 내수 시장이 좋지 않으니 수출로 해결해야 하는데 환율로 인해 여의치 않은 점은 전 품목에서 비슷한 상황으로 본다.
이제 두 번째 주제로 넘어가서 수익성 악화에 대해 점검해 보겠다. 이전에는 판매가 아닌 분배라고 할 정도로 편한 장사를 해왔는데 이제는 수급상황의 변화로 인해 공급자 시장에서 수요가 시장으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마케팅 방식과 경영, 조업 시스템이 수요가 중심으로 바뀌었는가에 대해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신현곤 상무 : 우리나라의 경우 철강 수출도 많고 수입도 많은데 수출량과 수입량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에는 순수출 비중이 매우 높다. 중국만 해도 2013년 순수출량이 5,000만톤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세계시장에서의 국가별 철강 교역을 볼 때 중국과 일본이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도 수출을 하고 있기는 하나 우리는 수입량도 그만큼 많다.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에서의 수익률을 비교해볼 수 있을 텐데 해외시장에서는 대부분 공급과잉이다. 중국,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여러 국가들이 동남아 시장 등 이머징 마켓에서 수출 경쟁을 하면서 가격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국내 많은 철강기업들이 극한의 원가절감 등 경쟁력을 갖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는 해외 시장에서의 채산성이 워낙에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철강공급과잉 설비가 5억톤 정도로 추산되는데 과잉설비 자체가 철강시장의 전체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는 우리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도 그렇다. 일본은 최근 수익을 많이 회복하고는 있으나 이 부분에 있어선 모두가 마찬가지다. 저성장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선 오랜 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철강기업들이 저수익 상태를 지탱할 수 있는 기업들의 특단의 원가절감이 필요하고 구조조정을 통해서도 부담을 많이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아르셀로미탈, JFE 등 많은 철강기업이 집중화하고 슬림화하는 등 가장 최적의 기업체질 구축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는 물론 국내 철강산업도 공급과잉하에서 구조적인 노력도 병행되어 할 것으로 생각됨다. 그래야만 저성장 난국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기기 때문이다. 철강산업은 보호무역의 장벽을 피할 수 없는 산업이기 때문에 수출도 녹록치 않다. 국내 철강기업들이 이런 측면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본다.

  사회 : 세계 철강산업 측면에서, 특히 국내 철강업계의 경우 2014년에도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한편 제조업이 성숙기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고 이로 인해 철강산업도 성숙화 단계에 접어든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박병칠 연구원이 우리 철강산업이 처한 상황 및 문제점 등에 대해 진단해주면 좋겠다.


  박병칠 연구원 : 철강 산업의 부흥기는 매우 짧았다. 중국이 드라이브를 걸었으나 길지 않은 기간내에 끝나버렸다. 이머징 시장을 중심으로 한 투자 주도로는 예전만큼의 영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상품 시장 수퍼싸이클의 재현 또한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본다.
  철강업계 실적을 좌우하는 것을 P와 Q, 즉 가격과 판매량으로 볼 때, Q가 늘어나기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그럼 P는 좋을 것이냐? 가격을 결정하는 것을 원재료비와 에너지 가격. 인건비 등으로 볼 때 상품 시장의 슈퍼사이클이 종료되었다고 가정하면 가격도 올라가긴 힘들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철강업계 수익 전망치들을 살펴 보면, 포스코나 보강, NSSMC 등 글로벌 major들의 영업이익률이 04~05년을 peak로 하여 12~13년까지 50도 기울기로 하락했다. 짧은 기간 동안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수익성의 복구가 얼마나 빠를 것인가가 관건인데 현재 시장 예상치를 보면 영업이익률 회복의 기울기는 5도 수준이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주요 철강사 수익성이 12년이나 13년을 최저점으로 하여 개선될 것이라는 점이다.
  국내 철강업계가 당면한 과제들 가운데, 한·중·일 3국의 공급과잉 확대, 그리고 3국의 출하 경쟁이 가장 큰 문제일 것으로 본다. 세계철강협회 통계상 12년 기준 한·중·일 삼국의 조강생산량과 소비 격차 합계치가 8,000만톤을 상회한다. 각국 내수 시장과 수출 시장을 점유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세계 철강 시장에서 잉여 생산분을 흡수할 수 있는 동남아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 지역의 순수입 규모는 5,000만~6,000만톤인데, 3국이 해당 지역 수입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한·중·일 각국 철강 수출의 1/4 이상이 동남아향이다.
  그런 측면에서 포스코가 인도네시아에 고로를 세운 것은 중요한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국내 철강사들이 동남아에서 어떤 포지셔닝을 하느냐가 새로운 향후 지속 성장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당 시장에서 일본 철강사들과의 경쟁을 어떻게 극복해나가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이미 철강 내수 소비가 포화인 상태에서 가전이나 완성자동차업체들은 내수 시장 규모의 한계나 노동 이슈 등으로 인해 해외 직접 투자로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 또한 국내 철강사들의 적절한 해외 투자를 필요로 하는 요인이다.

  사회 : 앞서 언급한대로 내수시장의 한계를 어느 정도는 수출로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2014년 주요 수요산업과 수출시장에 대한 점검 및 국내 철강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정책 등에 대한 진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주원 실장 : 2014년 철강 수요산업 전망을 볼 때 조선, 건설 등은 기대할 바는 별로 없다. 건설은 토목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고 건설 부분에서 조금 좋아질 수 있을까 정도다. 자동차 산업은 2041년에 좋아질 것으로 보이나 수입 침투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국내 철강산업에 좋지 않은 측면이 될 수 있다. 조선산업은 최근에 수주단가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종합적으로 2014년 주요 전방산업들이 바닥은 다지나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정도로 본다.
  수출 시장은 동남아와 중국으로 크게 둘로 볼 수 있는데 동남아 수출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제품을 생산해서 수출할 경우 걸림돌이 많은 것 같다. 현지 진출의 문제는 별개같은데 동남아 지역에서의 보호무역이 상당히 강화되는 추세여서 덤핑 등이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생산 후 동남아 지역으로의 수출은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 지역에는 우리뿐만이 아니라 글로벌 철강사가 많이 진출해 있어서 현지 생산만으로도 공급이 충분히 수요를 충당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생산해서 수출할 경우 비경제적이고 보호무역 등으로 인한 제재가 클 것이다.
  근본적으로 중국의 공급과잉이 2014년에 얼마나 완화가 될 것인가를 중요하게 본다. 중국 쪽에서 2014년에 2,800만톤 정도의 설비 축소안을 내놓고 있다. 이를 중앙정부가 발표한 것인데 중국 조강생산량이 세계 조강생산량의 절반 정도인 7억톤인데 설비수준은 10억톤 가까이 된다. 중국의 과잉설비가 30% 수준이다. 중국 정부는 30%의 과잉설비 중 10%포인트 수준만 낮추자는 것이다. 이를 놓고 볼 때 우선 2015년까지 8,000만톤을 줄이겠다는 것은 너무 적다. 당장 줄이겠다는 것도 아니고 2015년까지 줄이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세계 경제나 철강경기가 회복되면 상황을 봐서 안 줄이겠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중국 중앙정부의 구조조정이 지방정부에는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지방정부는 세수 등의 문제 때문에 철강산업을 잘 내려놓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에서 정책을 내더라도 지방정부에는 반영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 중국의 정치와 경제가 분리가 돼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많이 밀접하다는 평가가 있다. 정치는 시진핑이 맡고 경제는 리커창이 맡고 있다. 리커노믹스라는 게 디레버리징, 즉 유동성을 줄이겠다는 것인데 시진핑이 최근 리커창의 정책에 제동을 건 사례가 있다. 경제 상황이 나쁘면 정치상태가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정치적인 안정을 끌고가려는 시진핑은 리커창과 대립하는 경향이 있다. 시진핑은 정치적 안정을 위해 리커창이 밝힌 7%의 성장보다는 성장률을 더 높게 가져가려할 것으로 본다. 결국 중국의 구조조정은 동북아 공급과잉을 해소하는데 별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분이 2014년에도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본다.

  사회 : 최근에 중국이 공급과잉을 조절하겠다는 의미에서 8,000만톤의 생산 감축 계획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중국의 과잉생산이 2억톤이 넘는 상황에서 향후 5년 동안 8,000만톤 감축 계획은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

  신현곤 상무 : 중국 역시 철강 공급과잉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최근의 보도에 의하면 올해 중국 철강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0.48%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되며 전체 업체 중 40%이상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이렇게 중국 철강업체들의 수익성이 급격하게 저하되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감축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도 환경 문제와 세금을 포함한 재정적인 방법을 통해 감축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규 이사 :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3.8%를 기록할 전망며 앞으로 몇 년 간의 경제장률은 이정도 수준에서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저성장 시대에 철강업계의 주요 이슈는 반덤핑(AD), 환율을 비롯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런 이슈들 대부분이 업체 입장에서는 손쓰기 어려운 문제라는 것이다.
결국 각 메이커들이 어떻게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이를 토대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인지가 중요해지는데, 각 업체들마다 수 십 년 동안 고민한 오래된 주제라고 본다.
물류비 역시 업체들의 수익성 회복에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이런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서 포스코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설비 투자를 단행한 것과 같이 수요처와 가까운 거리에 생산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 업체들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설비를 과감하게 매각하거나 폐기처리하고 외주 생산 확대 등을 통해 보완해 나가는 방식도 한번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외주 생산 확대의 경우 중소기업들과 상생 노력을 위해서라도 대기업들이 적극 검토해야 하는 부분이다.

  김경식 이사 : 2004년이나 2008년 호황에 대한 기억은 이젠 지워야 할 것으로 본다. 이를 기준으로 앞날을 전망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당시 현대제철은 봉형강 제품으로만 1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그런 시기가 다시 올 것 같지는 않다.
  올해 현대제철의 중요 이슈는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과의 유기적이고 문화적인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중복업무를 효율화하고 통합 R&D를 정착시켜 신강종개발을 가속화 할 것이다.
또 다른 이슈는 지난 7년간 국책사업에 버금가는 일관제철 건설과 운영에 주력하다 보니 봉형강 사업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는데 이제 일관제철 운영도 궤도에 진입하였으므로 올해는 이 부분을 확실하게 잡아갈 것이다. 따라서 인천, 포항, 당진에 위치한 생산거점의 지리적 이점을 살려 철스크랩 구매와 영업력을 확대할 것이다. 특히 철스크랩은 각 공장 공히 고급부터 저급까지 사용할 수 있는 제품포트폴리오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올해 역시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데 쉽게 풀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전기요금이 생산원가에서 톤당 7만원까지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커지고 있어 부담이 크지만 계시별 요금체계를 활용한 생산을 극대화하여 한 푼이라도 원가를 절감할 계획이다.

  사회 : 이제는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이슈를 구체적으로 점검해보고자 한다. 국내 철강업체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 무분별한 수입재 유입이라고 본다. 수입재가 가격 제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하는 시점을 점유율 10% 수준이라고 볼 때 고급재인 냉연판재류까지 이미 10%가 넘었다. 이에 수입대응재를 비롯해 다양한 대응 방안이 나오고 있지만 이런 대응책들이 유통업체들과의 신뢰 상실을 비롯해 시장 가격체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궁극적으로 수입 자체를 제한할 경우 통상 문제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 구조 안에서 우리의 대응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신현곤 상무 : 수입도 많지만 국내 철강산업의 수출량은 최근에는 전체 판매량에서 40%를 넘기도 하고 있다. 기업마다 나라마다 그 비중이 다르겠지만 중국은 생산량이 많다보니 수출 비중이 설령 그렇게 높지 않아도 높지 않아도 수출 물량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아 시장에의 파급영향은 아주 크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경제가 전체적으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경제라 그만큼 수입을 막기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결국 기업들이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생산 체제를 구축할 수밖에 없다는 답이 나온다. 중국의 경우 일부 물량을 덤핑 수출하더라도 상대국이 보호조치를 쉽게 동원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를 버텨낼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우리에게는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중국 등에서 수입된 특수한 품목이 국내 시장 질서를 위태롭게 할 경우 정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박병칠 연구원 : 수입재 유입을 막기 위해 국내 업체들이 시행하고 있는 가격 중심의 수입 대응이 실효성이 있는지에 의문이 든다. 무분별한 수입재 유입을 막고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지만 결국 제품 단가만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 아닌가 본다. 수입 대응의 실질적 효과, 대응 전략을 다시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김경식 이사 : 수입대응과 관련해 최근 1~2년간 업계 안팎으로 노력했던 부분이 원산지 표시제도였다. 노력의 결과 수입 적치장 단계의 원산지 표시는 정착이 되었다. 하지만 H형강,후판, 열연 모두 가공공장에서 조립, 용접 단계로 넘어가면 원산지 표기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다는 점에서 이를 해결할 방안이 필요하다.
  결국 사용자가 최종단계에서 건축자재의 원산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이를 위해 주요 건축물에 대한 원자재 실명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또 사회 운동의 일환으로 우수 국산자재 사용 건물을 포상하는 방안을 언론사를 비롯해 권위 있는 NGO 등과 함께 하는 방식을 제안하고자 한다. 또한 일본에서는 ‘건축구조용강재 품질증명가이드라인’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철강사에서 판매된 제품이 유통, 가공과정을 거쳐 건축주에게 인도되기까지 전과정에서 원품을 증명하는 보증서를 구비하도록 하는제도인데 우리도 이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런 제안들이 도입, 실행되기까지는 철강협회의 주도와 정부가 지원이 필요하다. 철강협회는 어떻게 하면 이러한 사업을 업계를 위해 선제적이고 창의적으로 추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고, 회원사는 철강협회가 셀프모티베이션되도록 어떤 도움을 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수입의 주체가 누구냐는 것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1989년~1990년 당시 대기업 제조업체들이 수입에 앞장선 적이 있다. 당시 시대적인 상황을 이해하지만 결국 이런 구조가 쌓이고 싸여서 IMF의 한 단초가 된 면도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국내 제조업체들이 수입에 나서는 것은 안 된다는 생각이다.

  사회 : 과거 2000년대 이전에는 우리의 상공정 자급률이 굉장히 낮아 수입은 일정부분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이후 상공정 자급률이 올라가면서 수입이 줄기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완제품 위주의 수입이 다시 증가했다. 특히 최근 국내 제조업체들이 직접 수입을 하거나 해외 투자 공장 제품을 수입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수입을 하면 돈이 된다는 업체들의 인식과 정부의 안일한 대처도 문제로 꼽을 수 있다.


  김동규 이사 : 우리나라는 수출 국가이기 때문에 너무 강한 수입 규제 조치가 있을 경우 부메랑이 돼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사실 업체들이 수입재를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품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제대로 된 제품을 제대로 수입할 경우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지금의 문제는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제품이 별다른 검사과정 없이 수입되고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데 있다.
제안을 하자면 통관 과정에서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품질에는 이상이 없는지 등을 검증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를 비롯해 협회 등이 나서 수입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

  사회 : 수입재에 대한 여러 법안들이 마련되고 있지만 보복 무역에 대한 부분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1998년 당시 국내에서 러시아산 H형강 AD 조치 이후 그 다음해에 러시아 정부가 한국산 컬러TV에 반덤핑 제소를 걸어 2억달러의 수출길이 막혔던 사례가 있다.
따라서 무차별적인 수입 규제보다는 ‘부적합, 불공정 수입을 규제하자’와 같은 구체적인 범위가 필요하며 이후 부적합 철강재에 대한 범위를 확대하는 것과 같은 세련된 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동규 이사 : 구조용 철강재의 경우 건물의 중심이 되는 건자재라는 점에서 품질 기준을 더욱 엄격히 해야 한다. 따라서 부적합 제품을 사용하거나 수입할 경우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처벌을 강화하고 수입자에게는 수입면허를 취소해 이를 공개하는 등의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박병칠 연구원 : 수입재가 국내 시장에 이미 많이 들어와 있는데, 국내 업체들 또한 출하량을 유지 또는 더욱 늘리려다 보니 시장의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라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시장내 생산 능력의 추가 확장은 제한하면서 설비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세아제강의 외주 생산 확대 전략은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설비의 구조조정이 요구된다.

  사회 : 시장이 공급가 중심에서 수요가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마케팅 측면에서도 단순히 구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수익성 제고를 포함해 우리 철강업계가 올해 어떤 부분에 힘을 모아야 하는지, 생존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주원 실장 : 올해 국내 철강산업을 놓고 볼 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한-중 FTA다. 중국과의 FTA가 체결될 경우 그동안 흑자를 기록했던 무역 부문은 흑자폭이 더욱 커지고 적자를 기록했던 부문은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철강산업 전체로 봤을 때는 무역수지가 흑자이지만 한국과 중국을 떼어놓고 보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이는 우리 철강산업의 경쟁력이 중국보다 떨어진다고 진단할 수 있겠다.
  현 정부가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상 체결 속도를 더욱 빠르게 가져가고 있는 점도 국내 철강산업에 악재다. 결국 품질과 기술이 이런 악재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라고 생각한다. 현재에도 수입재의 무분별한 유입을 막고 있는 유일한 방어막이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품질과 기술이다.
  또 가능하다면 국내 생산거점의 이전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일본의 경우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제조업체들의 해외 이전을 적극 추진한 결과, 일본 내에서 수출하는 물량보다 업체들의 해외 공장에서 판매하거나 수출하는 비중이 더욱 높다.

  김동규 이사 : 그동안 셰일가스 등 신규에너지 이슈로 미국 수출이 늘었던 OCTG강관의 경우 현지 당국의 AD 제소가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내년은 유례없이 힘든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수요 개발, 수출국가의 다변화 및 원가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와 단위중량 대비 부피가 큰 강관의 특성상 물류비의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하여, 수요처와 인접한 거리에 현지 생산거점 확보를 통해 현재 직면하고 있는 난관을 극복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부터 베트남 생산 법인 등의 당사 해외 현지 생산 판매를 더욱 확대하고 셰일가스 등 신규 에너지 수요에 대비해 신제품 개발에 나서는 한편, 산학협업을 더욱 강화하는 등 수주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박병칠 연구원 : 올해 역시 거시/금융 환경이 철강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며 금리와 자금 조달, 환율 리스크도 이슈로 부각될 것 같다. 이에 대응한 위험 관리 전략이 요구된다. 업계에 추가적인 바람이 있다면 봉형강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 결정 체계, 그리고 수요가와 협상 방식을 새롭게 정립했으면 한다. 수요 둔화와 수입 증가로 수급 여건도 불안한데, 가격의 부재와 낮은 수익성이 지속된다면 해당 산업이 공멸할 위험이 있다.

  김경식 이사 : 업계가 정부나 국회에 제조업의 위기의식을 잘 전달해야 할 것으로 본다. 유럽 경제위기 속에서 독일과 같은 제조업 강국들이 꿋꿋이 버텨냈던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또한 미국이 제조업 부흥을 지원하고 그 결과 경제전반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정부를 비롯해 국민들이 제조업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전기요금 인상, 환경관련 각종 규제가 쏟아지지만 지원책은 미미하다는 점에서 정부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고 본다.

  신현곤 상무 : 우리나라 경제가 겪고 있는 전반적인 저성장, 저수익 구조에서 철강업계도 예외일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 결국 이제는 고객가치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와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그동안 사업이 어려워지면 어려워질수록 비용절감 등 축소지향적인 방향을 우선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사업을 재설계하고 경영체질을 강화하는 노력을 통해 지속가능경영체질을 구축하는 한편으로 새로운 미래기회에 대한 준비와 관심도 게을리 해서는 곤란할 것이다.

  사회 : 내년이 큰 변곡점이자 기로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철강업계의 체질변화가 강력하게 요구된다. 오늘 다뤘던 내용들이 변화의 기점에 선 철강업계와 산업 전반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오늘 좌담회를 마무리 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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