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에 왕은 없다”

“생태계에 왕은 없다”

  • 철강
  • 승인 2014.02.1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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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문수호 shmo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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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수호 기자
  우리가 사는 생태계는 엄연히 서열이 존재한다. 생태계 구성 요소로는 생산자, 소비자, 분해자 등이 있고 1차 소비자, 2차 소비자 등 힘의 논리에 따라 서열이 정해진다.

  하지만 이러한 생태계에서 어느 한 구성 요소가 빠지거나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은 경우 생태계는 급격하게 무너지게 된다.

  국내 철강산업을 하나의 생태계로 분류한다면 모든 구성 요소들이 조화롭게 구성돼 잘 움직이고 있을까? 최근에 보자면 철강 산업이라는 생태계가 위협받는 것이 분명하다.

  국내 철강 생태계의 최종 소비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현대제철은 자동차산업에 특화돼 있기 때문에 다양성을 볼 때 포스코를 최종 소비자로 볼 수 있겠다. 만약 이들 업체가 시장 지배력을 넓히려 가격 경쟁에 나선다면 어떨까?

  열연, 냉연, 봉형강, 특수강 등 모두 마찬가지다. 이들 최종 소비자들이 영역을 무한정 넓혀간다면 같은 품목을 취급하고 있는 타 업체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생태계에서 포식자들이 늘어나면 그 생태계는 결국 무너진다. 철강 생태계가 무너지면 철강 수요가(고객)들도 결국 불이익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은 생태계에 외래종이 들어서는 것이다. 국내 생태계를 짓밟고 있는 대표적인 외래종들은 황소개구리, 큰입배스, 파랑볼우럭, 붉은귀 거북 등과 단풍잎 돼지풀, 서양등골나물, 털물 참새피, 물 참새피, 도깨비 가지 등 외래식물이 있다.

  이들은 국내 생태계에서 천적이 없어 생태계를 마구잡이로 무너뜨리고 있다. 철강 생태계를 비교하자면 수입제품이 이에 해당된다. 실제 중국산 수입제품은 국내 철강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 문제는 실제 생태계나 철강 생태계나 외래종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중국산 수입재는 마치 외래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듯 수입량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생태계는 한 번 무너지면 회복이 쉽지 않다. 자정능력이 있다 해도 회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국내 철강 생태계는 자정능력이 있는지 모르겠다. 중소 철강업체들이 무너진다면 과연 마지막에 누가 웃을까?

  철강 수요가(고객)들에게 구매의 다양성과 저가라는 환경이 조성된 것은 분명히 맞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과연 마지막에도 철강 수요가들이 웃을 수 있을까?

  국내 철강 생태계가 무너지면 마지막에 피눈물을 흘리는 것은 결국 철강 수요가들이다.
최종 소비자라 할 수 있는 대형 업체들이 자신들의 입장만 생각하고 철강 수요가들이 외래종만 선호하는 생태계는 결코 오래갈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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