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의 '필라코리아'

철강업계의 '필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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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2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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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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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필라(Fila)라는 스포츠 브랜드를 익히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세계적 브랜드 회사를 우리나라 회사가 인수하면서 일약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이 있다. 지난 2007년의 일이다.

  1991년 필라 브랜드를 라이센스한 후 한국에서 승승장구하던 필라코리아가 실패를 거듭하던 미국의 필라 본사를 인수했다. 인수 후 필라는 미국의 유통정책을 개선하고 특히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신발사업을 안착시키면서 회생하게 된다. 특히 2011년 미국의 유명한 골프 브랜드(타이틀리스트, 풋조이, 피너클 등) 회사인 포춘브랜드의 골프 사업부를 1조원이 넘는 큰 금액으로 인수했다. 필라가 골프용품 회사를 인수한 것은 중국시장의 잠재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 성공 여부를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상당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필라코리아와 같은 회사가 우리 철강업계에도 있다.
바로 지난해 말 룩셈부르크의 AMWI(Arcelor-Mital Wire International)사 지분 100%를 인수한 고려제강이다.
  AMWI사는 세계적 자동차 타이어 보강재(스틸코드, 비드와이어) 제조 판매 회사다. 이 업체의 전신은 트레필알베드(Trefil ARBED Participations S.A.)사로 고려제강과 1978년 50대 50으로 스틸코드 합작사 고려강선을 설립한 바 있다. 고려강선은 합작사로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전수받으며 빠르게 성장해 왔다. 

  그런데 트레필알베드는 세계 최대 철강사인 아세로미탈이 인수해 AMWI가 됐고 고려제강과의 고려강선 합작과 공동경영은 계속됐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AMWI의 실적이 부진하자 아세로미탈은 AMWI를 비핵심 사업으로 분류하고 매각을 진행해 왔다.

  이에 고려제강은 고려강선에 대한 불안정한 경영 지배력을 해소하기 위해 AMWI사 인수를 결정했다. 이로써 고려강선은 고려제강의 100% 자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더불어 이번 인수를 통해 고려제강은 AMWI사의 생산능력과 영업망인 미국, 유럽, 아시아 등지의 14개 공장과 4천여 고객을 확보함으로써 지속 생존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상당히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고 볼 수 있다.

  합작 파트너인 고려제강이 합작 상대방인 AMWI사를 인수했다는 점에서 자회사 격인 필라코리아가 본사를 직접 인수한 것과는 다소 다른 형태다. 그러나 사업 시작 당시 기술을 전수받던 업체가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기술을 이전해주던 업체를 인수했다는 점에서는 같다. 또 이를 통해 세계적 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확실한 발판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일본의 독립계 강관사인 마루이치강관의 경쟁력 원천은 안정적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한 경쟁력 확보, 해외 시장에의 적극적 진출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고려제강 역시 비슷한 경우라고 볼 수 있으며 이번 AMWI 인수가 더욱 그러한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중견 철강기업 고려제강의 미래는 보다 더 밝아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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