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출발선에 서서

다시 출발선에 서서

  • 철강
  • 승인 2014.03.1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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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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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포항 본사에서 취임식을 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취임사는 포스코 임직원들은 물론 우리 철강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생각된다.

  권 회장의 취임사 요지는 “임직원 모두가 일류라는 자만과 허울을 벗어 던지고 다시 출발선에 서야 한다”라는 대목에 집중돼 있다.
“국민의 자랑, 대한민국의 자존심이었던 포스코가 신용등급은 떨어지고 주가는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성장이 아니라 생존을 위협받는 지경까지 내몰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 원인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슈퍼사이클(Super Cycle)이 끝나가는데도 외형성장을 추구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정확한 진단이다.

  다시 말해 시장 상황에 대한 명철한 분석과 전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과도한 투자와 몸집 불리기를 계속해온 결과가 현재의 포스코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다.
사실 그동안 포스코는 전 세계적인 공급 과잉과 판매경쟁이 예상됨에도 그러한 공급 과잉 상태에서도 경쟁력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지 않았다. 오히려 원료 확보와 생산, 판매망 확충, 그리고 철강 이외의 타 분야 진출이라는 양적 확장에 더 많은 자원과 노력을 투자했다.

  또한 철강업계 리더로서 국내 철강시장을 지속 안정시키는데도 실패했다. 철강시장의 혼란을 막고자 가장 필수적인 부적합, 불량 수입재의 유입 차단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과 실행 방안을 마련하는 데도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 결과 포스코의 추락과 함께 무분별한 수입재 범람 때문에 국내 철강시장은 극도로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포스코를 비롯한 주요 철강사들도 모두 비슷한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철강업계, 그리고 정부 등 관련 분야 모두의 책임이지만 업계 리더 포스코 책임은 더욱 더 크다고 할 수밖에 없다.

  물론 회장이 바뀌었다고 기업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다. 그러나 정확한 현실 인식과 이에 걸맞은 조직과 업무를 재정립하고 적극적으로 매진해 나간다면 포스코 본연의 경쟁력을 충분히, 이른 시일 안에 확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포스코 조직 개편 및 임원 선임에 이어 지난 17일 포스코 계열사들의 주총이 마무리되면서 권 회장 체제의 새로운 포스코가 모습을 갖추었다. 신임 대표들과 임원 선임 내용을 살펴보면 대부분 전문성과 성과 중심으로 인사를 단행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지적되고 있는 방만한 투자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더욱 능력과 경험을 갖춘 리더들이 필요하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인사는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특히 잃었던 것을 다시 회복하는 것은 처음 이루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 이에 포스코 임직원들은 권 회장의 취임사를 다시 한 번 살펴보고 마음속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일류라는 자만과 허 물을 벗어 던지고 다시 출발선에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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