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재, 정말 제대로 써야 한다

철강재, 정말 제대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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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1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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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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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도시라 이름 붙여진 세종시 한 아파트에 부실 철근 시공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건설 시장의 고질병이라 할 수 있는 불량, 품질 미달 건설 자재 사용에 이어 아예 자재가 제대로 투입되지 않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야말로 있을 수 없는, 아연실색 할 수밖에 없는 일이 현실이 된 것이다. 철근은 철근-콘크리트 건축물의 하중을 지탱하는 그야말로 안전(安全)을 보장하기 위한 자재인데 설계치보다 최대 60%까지 고의로 덜 투입됐다고 한다.

  철근-콘크리트 공사 하도급업체가 자금난에 따른 가불금, 공사비 증액 요구를 모두 거절당하자, 고의로 철근을 부실하게 넣어 시공했다는 것이다. 또 이를 ‘너 죽고 나 죽자’ 식으로 지역방송국에 제보하여 이 사실이 알려지게 된 모양이다.

  통상 아파트 건설 시 철근은 3.3㎡(평) 당 280㎏이 투입된다. 톤당 철근 가격을 70만원 내외로 본다면 평당 철근 투입금액은 20만원 정도다. 평당 건축비를 400만원이라고 본다면 5% 정도다. 그런데 이를 줄인다고 부실 아파트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현행 건설기술관리법 상 건축 자재는 KS 제품 또는 동등 이상의 품질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하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국내 유수 제강사의 KS 제품을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또한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 아닐 수 없다.

  작금의 이 사건을 보면서 만약에 하도급업체가 이를 폭로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사실이다. 시공사는 차치하고라도 감리업체와 감독관청은 무엇을 했느냐 하는 것이다. 이들이 관리감독이라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그대로 준공이 되고 입주가 됐다면 와우아파트와 같이 어느날 갑자기 무너지고 입주자들이 목숨을 잃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다분했다. 결론적으로 보면 법이 있고 감리업체와 감독관청이 있어도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빈발하는 현재의 제도와 시스템에 문제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본지와 한국철강협회가 ‘정품 규격 철강재를 사용하자’는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는 것도 바로 이와 비슷한 일들이 발본색원(拔本塞源) 되지 않고 계속,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볼트, 너트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값싸고 품질이 낮은 중국산 볼트를 섞어 사용해 공장의 대형 물탱크가 무너져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 바 있다. 패널에 사용되는 컬러강판 역시 얇은 두께의 중국산이 원산지를 속이고 사용되는 일이 빈번한데 패널용 컬러강판 두께 규정이 전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석도강판이나 STS강판의 경우 품질시험성적서(Mill Sheet)의 위변조 사례가 빈번한 모양이다. 냉연판재류의 경우 원산지 둔갑 제품이 버젓이 유통,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불법, 불량 철강재 사용은 곧바로 국민의 재산과 인명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번 세종시 아파트 철근 사태를 당하면서 보다 정확한 사건 조사와 함께 엄격한 법적용과 처벌은 물론 차제에 관련 법 및 제재조치, 관리시스템의 강화를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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