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재와 삼풍백화점에서 세월호까지

철강재와 삼풍백화점에서 세월호까지

  • 철강
  • 승인 2014.05.1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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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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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무겁게 잠겨있다.
서울지하철 2호선 전철 충돌, 마우나리조트 강당 붕괴 등 최근 더욱 잦아진 사고들은 복잡해진 제반 사회 환경을 쫓아가지 못하는 기준과 제도 등 낮은 수준의 시스템 탓이다. 특히 이러한 시스템을 만들고 지켜내야 할 공무원 등 공익적 위치에 있는 이들이 제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소명 의식과 책임감 보다는 돈을 벌기 위한 방편이라는 판단이 앞서고 자신과 가족의 편안함만을 바라는 이기주의와 무사안일이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더욱이 무사안일을 넘어 배금주의(拜金)주의가 사회 곳곳에 독버섯처럼 퍼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에 이르게 된다.
원전사고 당사자들은 법과 제도를 교묘한 방법으로 피해나가기 위해 ‘원전마피아’로 일컬어지는 자기 사람들로 납품회사, 감리회사 등을 채워 모든 법망과 감시를 피해 나가면서 주머니를 채웠다.

  세종시 아파트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의 극단과 파국을 보는 느낌이다. 하도급업체가 자금난으로 원청업체에 가불금,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고 이것이 거절당하자, 고의로 철근을 부실하게 시공했다. “너 죽고 나 죽자” 식 막가파 같은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아파트가 붕괴돼 인명이 다칠지도 모른다는 최소한의 사회적 의식과 책임감은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또 이런 모든 현황을 파악하고 사전에 대처해나가야 할 감리업체와 감독관청은 부실 시공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거나 눈감아 버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시공업체 당사자가 언론사에 제보한 후에야 이런 일들이 알려졌다는 사실을 보면 그렇다. 아파트가 제대로 지어지도록 감시하고 지도해야 할 당사자들은 그럼 또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얼마전부터 스승도 없고 어른, 그리고 리더도 없다는 이야기들을 하곤 한다. 사회 전반의 황금만능주의에 뿌리박은 배금주의가 모든 스승과 예의를 앗아갔다는 지적이다. 또 잘못된 민주주의와 인권주의도 적지 않게 우리들의 스승과 어른을 없애는데 일조한 것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여하튼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개선하는데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우리가 뒤늦게라도 할 일이 분명하다.

  철강재와 관련해서도 법적, 제도적 미비점들이 너무 많다. 품질 미달 제품이 버젓이 사용되는가 하면  시험성적서(Mill Sheet) 위변조까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 예로 패널용 강판의 경우에는 두께 규정도 허술하고 원산지 표시제도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규제할 기준도, 법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고 또 그나마 있더라도 이를 집행하고 관리할 시스템이나 인원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철강재는 구조물, 문명의 근간이다. 이것이 잘못되면 세월호 참사나 삼풍백화점 붕괴와 같은 대형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다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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