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산업과의 동반·상생은 필수다

수요산업과의 동반·상생은 필수다

  • 철강
  • 승인 2014.05.1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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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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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분기 경영실적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우선 대형 조선사들의 형편없는 경영실적이 눈에 들어온다. 세계 1위 현대중공업은 1,889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삼성중공업도 분기 최악인 3,625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그런데 이들과 달리 대우조선해양과 한진중공업은 806억원과 19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두 회사가 이익을 낸 것은 다른 회사보다 영업을 잘 한 것이 아니다.

  현대와 삼성은 저가 수주 물량 등에 대한 손실충당금을 1분기에 반영한 반면 대우조선 해양은 최근 2년에 걸쳐 손실충당금을 미리 반영한 결과다. 한진중공업은 노사분규로 2010년 하반기부터 3년 가까이 수주를 못했다. 다시 말해 저가 수주를 하지 않은 결과라는 해석이다.

  세계 최대라고 자부하는 국내 조선소들이 저가 수주도 마다하지 않는 외형 위주 성장 전략을 펴온 결과가 최근 곪아 터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반면에 국내 조선사들은 그동안 “글로벌 조선 경기 침체 때문에 저가 수주는 불가피했다”고 항변해 왔다.

  하지만 우리 조선사들이 과연 틈새시장 공략이나 경쟁력 제고 같은 불황 타개 노력에 최선을 다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은 충분히 생각해볼만 하다.
조선 제조원가의 약 20%가 철강재다. 따라서 수년전부터 계속되고 있는 조선사들의 철강재, 특히 후판 저가 공급 요구는 상당히 거셌다. 그들은 글로벌 조선경기 침체와 중국 조선사들과의 경쟁 때문에 저가 수주가 불가피했다며 후판의 저가 공급을 계속 강변해 왔다.

  또 실제로도 수입하는 일본과 중국산 후판의 상대적 저가를 이유로 국내산 후판 공급가격을 후려쳐왔던 것이 사실이다. 통상적으로 수출가격은 가동률 확보를 위해 비정상적인 낮은 가격에 정해진다. 하지만 공급 과잉에 빠진 국내 후판 생산업체들 역시 ‘울며 겨자 먹기’로 이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 최근의 현실이다.

  실제로 후판을 생산하는 포스코나 현대제철 모두 후판 부문의 실적은 여타 품목에 비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후판 비중이 큰 동국제강은 후판 설비를 감축하는 고육지책에도 불구하고 경영실적은 크게 악화됐다.

  물론 근본 원인은 앞서 언급했듯이 제대로 영업과 경영을 하지 못한 조선사에 있지만 그 영향은 자재 공급사인 철강사에 그대로 미치고 있다.
실제로 철강사들의 업종별 경영실적을 봐도 수요산업 경기와 직접적으로 연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악 수준인 건설산업과 관계가 깊은 철근 및 형강의 경우 거의 적자 수준이다. 반면 호조인 자동차와 밀접한 특수강봉강의 경우 가장 좋은 경영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철강시장이 과거와 달리 수요가 중심으로 변하면서 이제 수요산업 경기는 관련 철강업종에 그대로 반영되는 상황으로 변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수요산업과의 동반 및 상생은 이제 철강업계로서는 피할 수 없는, 극히 현실적인 화두가 된 셈이다. 이런 의미에서 철강사들이 발 빠르게 수요산업 위주로 마케팅 전략을 바꾸고 있는 것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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